어떤 마을에는 하루는 웃고, 하루는 울고, 하루는 화내고, 하루는 뛰고, 하루는 걷는 사람이 살았어요. 신기한 일은 돌아가면서 그걸 한다는 거예요. 하루 내내 웃은 사람은 이튿날에는 종일 울고, 하루 내내 운 사람은 이튿날에는 종일 웃었어요.
하루 내내 웃기도 울기도 화내기도 뛰고 걷기도 힘들겠습니다. 네가지 말고도 더 있지만 그건 상상하기 바랍니다. 두 가지 더 말한다면 잠만 자는 사람, 잠을 안 자는 사람도 있었어요.
마을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건 하루 내내 잠 자는 거였어요. 하루 내내 자고 일어나면 다른 때보다 몸이 가벼웠어요. 그렇다고 다른 때 잠을 안 자는 건 아니예요. 잘 때도 웃고 울고 뛰고 걸었어요. 그러니 몸이 편하지 않겠지요.
어느 날 그 마을에 어렸을 때 마을을 떠난 남자가 돌아왔어요. 남자는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집 아이로 머리가 아주 좋았어요. 마을 사람은 남자가 마을을 떠날 수 있게 힘을 모았어요. 남자는 다른 곳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거예요.
이제 마을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요. 남자가 돌아오고 마을 사람은 괜찮아졌을지. 그럴 수도 있고 남자도 마을 사람처럼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을대로 생각하세요.
하나 더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마을 사람이 모두 그 곳을 떠나는 겁니다. 마을을 떠나면 하루 내내 한가지만 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지도 모를 테니 말이에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