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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얼마전에 입양을 이야기 하는 드라마 <아침이 온다>를 말했잖아. 이 책은 그 드라마 원작 소설이야. 드라마를 생각하고 책을 보면서 그것과 다른 것도 있네 했어. 소설과 영상에서 소설을 먼저 보면 소설이 나은 것 같고, 영상을 먼저 보면 영상이 나은 것 같기도 해. 소설과 영상은 다른 거고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면 바뀔 수도 있는데, 그것을 내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봐. 소설과 영상을 본 시간이 차이가 많이 나면 좀 괜찮은데. 드라마 <아침이 온다>는 본 지 한해가 조금 넘었을 거야. 아주 오래 되지 않아서 생각이 났어. 이번에 본 건 소설이니 이 야기를 해야겠어.
사람은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건 결혼하는 두 사람뿐 아니라 둘레 사람도 그렇지.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구리하라 사토코는 결혼하고 언젠가 아이가 생기겠지 했어. 시간이 흘러도 아이는 생기지 않고 친정 엄마가 아이 이야기를 해서 그것을 안 좋게 여기면서도 이제 병원에 가 봐야 하지 않을까 해. 사토코한테는 문제가 없었지만 남편 구리하라 기요카즈는 무정자증이었어. 그래도 현미수정을 하면 아이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그걸 하지만 돈과 힘만 들어. 그런 거 잘 모르지만, 돈도 많이 들고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다고 하더군. 아이 없으면 그냥 살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사토코와 기요카즈도 그러려고 했는데 텔레비전 방송에서 아이를 기를 수 없는 부모 아이와 아이가 없는 부부를 맺어주는 단체 베이비 배턴 이야기를 보고 입양을 생각해. 꼭 아이가 있었으면 해서는 아니야.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이한테 부모가 되어줄 수 있어서였어.
자기 자식 기르기 힘들 거야. 남의 자식은 더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아이를 바라는 사람은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일본도 한국과 다르지 않게 핏줄을 많이 생각해. 그렇게 생각해도 막상 아이를 만나면 부모될 사람뿐 아니라 둘레 사람은 기뻐해. 이건 여기에 나온 것이기도 해. 사토코와 기요카즈도 아사토를 만나고 기뻐했어. 두 사람 집안 어른도. 아이를 데려다 기르면 그걸 남한테 말하지 않기도 하잖아. 여기 나온 베이비 배턴에서는 아이가 양자라는 것을 아이나 둘레에 알리라고 해. 어쩐지 난 그게 더 나은 것 같아. 숨겼다가 나중에 드러나면 안 좋기도 하잖아. 아사토는 아직 어려서 다 알아듣는 건 아닐지 몰라도 자신한테 엄마가 하나 더 있다는 거 알아. 사토코와 기요카즈 그리고 아사토는 아사토를 낳은 엄마를 히로시마 엄마라고 하고 소중하게 생각해. 다른 사람 아이를 자식으로 기르면 언제 친엄마(아빠)가 나타날지 모를 두려움도 있겠지.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지만 사토코와 기요카즈는 아사토를 낳아준 엄마한테 고맙게 여겨. 그 일이 아사토를 낳은 엄마 가타쿠라 히카리 마음을 풀어준 듯해.
친부모와 자식 사이라고 해서 늘 좋지는 않아. 사이가 좋은 부모와 자식도 있겠지만. 가타쿠라 히카리 부모는 교사로 무척 엄해. 히카리는 그것을 답답하게 여기고 중학생 때 반항을 해. 학교에서 남자 친구를 사귀고 성관계도 가져. 히카리는 자신은 부모나 남자를 모르는 언니와는 다르다 생각해. 이런 건 중학생 때 생각할 수 있는 걸까. 히카리가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듣고 부모는 히카리한테 실망하고 히카리가 낳은 아이(아사토)는 다른 데 보내기로 해. 히카리는 자기 생각도 듣지 않고 부모가 마음대로 정한 걸 못마땅하게 여겨. 히카리가 아이를 낳고 학교로 돌아가지만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해. 히카리는 부모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힘들었던 건지도. 히카리 부모는 히카리가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없던 일로 만들려 했거든. 그런 게 답답했던 히카리는 고등학생 때 집을 나가.
중학생 아이가 아이를 낳으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그걸 받아들이고 부모 아이로 호적에 올리는 사람도 있군(실제로도 있을까). 그것도 그렇게 괜찮은 건 아닌 것 같아. 엄마와 아이가 형제가 되는 거잖아. 그렇게 하는 건 남의 눈을 마음 써서겠지. 히카리 부모가 교사여서 아이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한 건 아닐 거야. 교사라는 일과 부모는 아무 상관없고 히카리 부모가 그저 그런 사람이었겠지. 집을 나간 히카리는 나름대로 살아보려 하지만 하지도 않은 빚보증 때문에 쫓겨다녀. 그런 일 있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경찰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지. 한번 안 좋은 일에 빠지면 거기에서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을지도. 아니 믿을 만한 사람한테 도움을 바라면 낫겠지. 히카리한테는 그런 사람이 없었어. 그래도 사토코와 기요카즈가 아사토를 낳은 히카리를 소중하게 여겨서 히카리 마음이 조금 괜찮아졌어.
소설 맨 앞에는 아사토가 유치원에서 친구를 정글짐에서 밀어서 다쳤다는 말이 나와. 아사토는 친구를 밀지 않았다고 해. 유치원 선생님이나 친구 엄마는 아사토 말을 믿지 않았지만 사토코는 믿어. 아사토는 엄마가 자기 말을 믿어서 기뻤을 거야. 핏줄이 아닌 부모와 자식 사이라 해도 믿음이 생길 수 있겠지. 아이 말을 믿거나 거짓말이라는 걸 알려면 아이를 잘 봐야겠어. 히카리 부모가 자신들 생각을 히카리한테 밀어부치기보다 히카리가 어떤지 잘 봤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이를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닐 거야. 부모가 되려고 애쓰면, 그런 부모를 아이도 알 거야. 그건 부모와 자식 사이가 핏줄이든 아니든 다르지 않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