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세컨드 1
미츠다 타쿠야

몇해 전에 <메이저>라는 만화영화를 보았다. 메이저는 고로가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야구 하는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는 이야기다. 고로가 메이저 리그에 가는 건 한참 뒤다. 고로 아버지도 야구 선수였다. 그래서 고로는 자연스럽게 야구를 좋아했다. 고로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미국에서 온 야구 선수 깁슨과 경기를 하다 깁슨이 던진 공에 머리를 맞는다. 단단한 것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면 아무렇지 않아도 병원에 가 봐야 한다. 머리를 세게 맞은 건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고로 아버지는 야구공에 머리를 맞고도 괜찮아서 병원에 가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에 쓰러지고 죽는다. 고로는 혼자가 됐는데, 그 뒤 고로는 아버지와 결혼하려던 유치원 선생님과 산다. 작가가 그렇게 그렸지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선뜻 아이를 기르겠다고 하다니, 대단하다. 엄마도 아버지도 없는 고로가 안됐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메워주어 다행이다. 고로를 기르던 엄마는 몇해 뒤에 고로 아버지 친구고 야구 선수인 시게노와 결혼한다. 그렇게 해서 고로 성은 혼다에서 시게노가 된다. 이젠 거의 나오지 않는 성 혼다지만. 그래도 고로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메이저 리그에 갔을 때도 고로를 혼다라고 한 친구가 있었다. 그건 고로와 결혼한 시미즈던가.
고로는 초등학생 때 오른쪽 어깨를 다치고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 했다. 그때 새아버지 시게노가 고로한테 왼팔로 공을 던지라고 한다. 고로는 엄청나게 연습하고 왼팔로도 공을 잘 던지게 된다. 고로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힘들어도 즐겁게 야구를 한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가고 마이너부터 시작하고 메이저에도 올라간다. 많은 만화 속 시간은 잘 흐르지 않지만 <메이저>는 흐른다. 이런 만화도 괜찮지 않나 싶다. 아다치 미츠루도 부모와 자식 이야기를 그렸던가. <나루토>도 나이를 먹고 지금은 아들과 다음 세대가 주로 나오는 <보루토>가 한다. 보루토 조금 봤는데 나루토와는 다르게 뭐든 잘했다. 고로 아들 다이고는 어떨까.
부모가 무척 대단하면 자식은 별로 빛을 보지 못하기도 한다. 부모한테 재능을 물려받은 사람은 다르겠지만. 부모와 자식이라고 같지는 않을 거다. 이건 부모와 자식뿐 아니라 그런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이고는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아빠 고로처럼 멋진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야구 팀 돌핀스(엄마 아빠도 들어갔다)에 들어가지만 한해도 안 되고 그만두고 다른 운동도 오래 하지 않았다. 다이고는 자신이 아빠와 다르게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고로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는 재능이 보였다. 친아버지한테 잘 물려받은 건가. 다이고 아빠뿐 아니라 엄마도 야구랑 소프트볼을 했는데. 엄마 아빠가 가진 좋은 유전자는 모두 세살 많은 다이고 누나 이즈미가 물려받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즈미는 운동뿐 아니라 공부도 잘했다.
다이고가 초등학교 1학년 때나 4학년 때 모습이 조금 나오는데, 지금 다이고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운동뿐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게임만 하는. 게임을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 이때 다이고 학교에 사토 토시야 아들 사토 히카루가 전학 온다. 토시야는 고로와 어릴 때 야구를 함께 하고 메이저 리그에서도 같은 팀에서 했다. 히카루도 2세다. 그런 히카루가 다이고를 찾아오고 야구 할 만한 곳을 묻는다. 얼마 뒤 다이고는 오랜만에 야구 경기에 나가게 된다. 히카루도 거기에 있었다. 히카루는 그날 처음으로 야구를 했는데 재능이 있었다. 히카루는 다이고를 보고 다이고가 야구를 아주 잘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나 다이고를 비슷하게 여겼다. 다른 사람보다 다이고 자신이 자신한테 실망한 건 아닐까 싶다. 아빠는 아빠고 다이고는 다이곤데. 고로가 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 같은데. 고로는 아직도 야구 선수다. 일본이 아닌 대만에서 야구를 했다. 벌써 마흔두살이라니, 그 나이 듣고 조금 놀랐다.
고로가 나온 <메이저>는 만화책은 못 보고 만화영화만 봤다. 몇달 전에 두번째가 나왔다는 거 알고 만화책 볼까 말까 하다가 보기로 했다. 다이고도 나중에 메이저 리그에서 야구 할까. 벌써 이런 생각을. 고로는 아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는데, 다이고는 어깨가 약하다. 야구공은 어깨로만 던지지 않고 온몸으로 던진다는 말을 봤는데. 다이고는 그걸 배우지 않아서 더 못하는 건 아닐까. 이제 초등학생이니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이고 아빠 고로가 대단한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면 평범한 자신을 더 빨리 받아들였을까. 난 잘하지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즐겁게 하는 거 좋다고 생각한다. 고로도 야구 좋아하고 그것밖에 모르지만. 다이고는 다이고만의 야구를 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런 모습 볼 수 있겠지. 히카루가 나타나서 잘됐다. 히카루는 다이고가 야구를 잘하거나 못하는 것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