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투둑투둑투둑

땅으로

나뭇잎으로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마른 세상을 적시고

버석버석 버석버석

마른 마음도 적신다

 

투둑투둑투둑투둑

듣고 있으면 눈이 감기는

비가 부르는 자장가

잠 못 자는 아기도 재울까

 

때로

투둑투둑투둑투둑

내리는 비는 땅을 두드려

씨앗을 깨운다

 

 

 

*어쩐지 봄비같은 느낌, 봄에 썼으니 그럴 수밖에……

 

 

 

 

 

 

 

여름이 오면 생각하는 것

 

 

 

 

 

 저는 비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말을 비가 들으면 슬퍼할까요. 비 오는 건 싫어도 세상에 비가 오지 않으면 큰일이겠지요. 지구에 사는 모든 것은 물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사람 몸에도 물이 가장 많군요.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걱정스러워요. 제가 사는 곳에도 엄청 쏟아질까 봐. 예전에는 여기는 비가 아주 많이 오지 않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2012년 8월 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비는 어디에든 많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비는 장마철에만 많이 오지 않지요. 몇해 전부터는 장마가 끝난 팔월에도 비가 많이 내리게 됐습니다. 가을 장마라는 말도 하지만 팔월은 아직 가을이 아니군요. 구월, 시월에도 비가 많이 내리기도 합니다. 한국은 아니지만, 몇해전 미국에는 겨울에 비가 엄청나게 내려서 홍수가 났지요. 허클베리핀이 생각나는 미시시피강이 넘쳤어요.

 

 시간이 흐르면 걱정하지 않을까 했는데 여전히 걱정합니다.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물난리는 한번만 겪어도 잊지 못하는가 봅니다. 이렇게라도 써서 걱정을 털어버리고 싶은 건지. 그런 것 같네요. 여름뿐 아니라 해가 바뀌면 언제나 ‘여름에는 비 조금 오기를’ 하고 생각해요. 비가 많이 온다는 말을 들을 때면 언제나 생각하는군요. 그렇게 하는 것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는 거겠지요. 기도와 같은 거네요. 신을 떠올리고 하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여름이 오면 생각하는 것’이 아닌 ‘비가 오면 생각하는 것’이 됐군요. 2012년 뒤 한두 해 동안은 여름에만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여름이 아닐 때도 ‘비 조금 오기를’ 합니다. 비가 아주 안 올 때는 비가 한동안 안 왔구나 해요. 그때는 반대로 비가 오기를 바라요. 적당히 오기를.

 

 비가 중요하지만, 엄청 많이 와도 아주 조금 와도 안 되는군요. 언제나 적당히 오면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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