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말에 관심을 가진 건 오래전이지만 그때는 아주 잠깐만 하고 말았다. 그 뒤 컴퓨터 인터넷을 쓰고 일본말을 쉽게 듣게 되었다. 그때 인터넷이 있어서 좋구나 했다. 지금은 일본말뿐 아니라 여러 나라 말을 쉽게 들을 수 있겠다.
처음에는 책으로 조금 공부하다가 이렇게 하면 늘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으로 공부한 건 얼마 안 되고 거의 들었다. 엄청 들었다. 그렇게 듣고 알아듣고 읽을 수 있게 되고 그때부터 만화책을 보았다. 몇해 지나고 겁도 없이 소설을 읽었다. 내가 일본말로 쓰인 소설에서 가장 처음 본 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이다. 그래도 이건 괜찮았다. 꽤 오래 본 건 이누이 도쿠로 소설 《난반사 乱反射》다. 그건 다 읽는 데 거의 아흐레 걸렸다. 하루에 몇 시간 안 볼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조금 읽기는 했지만 거기 나온 말 다 아는 건 아니다. 모르는 건 넘어가기도 하고 짐작하기도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모르는 한자는 찾아봤다. 한자 찾아본 건 옥편이다. 옥편에는 일본말과 영어도 쓰여 있다. 오래전에 옥편 샀을 때는 그거 잘 몰랐다. 그게 바로 까막눈이구나. 조선시대에도 일본말이 적혀 있었다(고려시대는 잘 모른다). 얼마전에 조선시대에 나온 영어 공부 하는 책소개에 실린 사진을 보니 거기에 일본말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이 한글로 글을 잘 쓰지 않았지만 공부하는 책은 한글로 표기해서 한글 공부도 했다. 한글이 사라지지 않는 데 그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잠깐 다른 말로 흘렀다. 일본말 읽기는 해도 쓰기는 잘 못한다. 일본말을 읽을 수 있게 되고 잠깐 일기에 일본말을 섞어서 쓰기도 했는데. 요새 내가 일본말로 쓰기를 익히려고 하는 건 소설 베껴쓰기다. 그걸 자꾸 쓰다보면 외우지 않을까 하고 하는데 잘 외우지 못한다. 안 보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써 봐야 조금 쓸 수 있겠지.

얼마전에 일본말 문법책을 쓴 사람 블로그를 알게 되고 거기 있는 걸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적당히 일본말을 공부했는지 알았다. 거기 보고 낱말 정리도 하고 그걸 외워야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조금 쓸 수 있을까. 난 책을 읽을 수 있기만 해도 괜찮다. 그래도 조금 쓸 수 있으면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기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본말로 어떻게 쓰는지 알면 그 말에 딱 맞는 한국말이 생각날 거다. 일본말로는 무슨 말인지 알아도 한국말로 옮기기 힘든 것도 많다.
올해 다른 때처럼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보려 했는데 낱말(한자도) 외우기도 해야겠다.
*더하는 말
이걸 쓰고 낱말 정리를 하고 외우려 했는데 별로 못했다. 그래도 소설 베껴쓰기는 여전히 한다. 그건 한해쯤 됐다. 그걸 했다고 한자를 많이 외웠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더 써 보고 어떻게 되는지 봐야겠다. 여전히 설렁설렁 한다. 난 열심히 하는 건 잘 안 맞는다. 그냥 게으르게 하는 게 맞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