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마르크스,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이들이 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과거의 나는 이들을 알지 못했고,알 필요도 없었다. 이들과 나의 삶은 너무나 동떨어졌다고 여겼다. 맞다. 나는 철학을 사치라 여기며 정작 철학하는 사람들의 낱낱을 몰랐다. 이것이 내가 철학을 사람‘으로 배워가는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이 겪은 고뇌를 온몸으로 체험하면서어제와는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나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자책하던 사람이었다. 그냥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하면 되는 거였는데 말이다. 나에게는 지배계급이 만들어놓은 담론에 속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었던 것처럼 자기 삶 속에서 은폐된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진짜 시작이다.
- P45

프리랜서가 되지 않을 거면 ‘9 to 6‘ 라도 지켜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이 없다. 그저 치열하게 고민중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건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야근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면 이직을 고민하자.생계 때문이라면 소비를 줄여서라도 시간을 벌어야 한다. 다시 자기만의 생산수단을 확보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임금 노동자의 시간은 돈이다. 

그가 잃어버리는 일 분 일 분은 자본가가 훔치는 도둑질과 같다.
폴 라파르그Paul Lafargue - P53

그래도 세상은 허무주의로 우리를 초대할 거다. 지금 차별받는 건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대가라면서 말이다. 이런 말에도 흔들리지 말자. 인생은 자신이 해석한 대로 사는 거다. 시험 결과는 실패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2년, 3년을 살지 않았던가. 내게 그 시간들은 청춘이랍시고 무조건 발산하지 말고 스스로를 다스리고 인내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준, 내가 나에게 준 극기의 과정이었다.
- P79

좌절한 이에게 건네는 위로가 모든 경우에 옳다고 할 수 없다. 사실 위로라는 것은, 쓰러져가는 이에게 그보다 안전하고높은 곳에서 건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존심 강한 누군가가 비통함에 빠져 있다면 "너에게는 지금 어떤 말도위로가 되지 않겠지"라고 말하는 편이 현명하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고차원적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일종의 선민의식을 가지게 된다. 동시에 자신을위로할 자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자기 존재에 대한 명예의상징으로 여기고 다시금 고개를 들어 올릴 힘을 얻는다.  - P94

우리들은 일상생활의 전면적인 조직화, 균질화로서의 소비의 중심에 있다. 모든 것이 쉽게 그리고 반 무의식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 이 물신 숭배적 논리가 바로 소비의 이데올로기다. 40_장 보드리야르 Jean Baudrillard

소비하지 못하는 것을 비참하게 생각하지 말자. 대중매체는 우리를 겁박한다. 소비하지 못하는 삶은 제대로 사는 게 아니라는 물신 숭배적 논리로 우리를 포섭한다. 이 나이에는 이정도 집과 차는 있어야 하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 한잔쯤 마셔야 잘 사는 거라 착각하지 말자고 장 보드리야르는 말한다.  - P105

도서관에서 만난 철학자들은 말한다. 뭔가를 안다는 것보다 존재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게 없다고, 몰랐던 걸 알았을때 ‘세로토닌이 나온다고 한다. 자기의 깊은 내면을 알았을때 행복해진다는 건 현대 의학으로 입증된 지 오래다책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책의 힘을 믿는다. 책은타자가 썼지만 내 앞에 실존하는 건 텍스트다. 더 정확히는 그텍스트가 주는 메시지다. 그러니까 나를 변화시키는 실체는타자가 쓴 책을 읽고 있는 ‘나다. 즉, 타자가 아니다. 책을 쓴타자는 나를 모른다.  - P126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 때인가 긍정의 기운이 솟아나는순간이 있다.활력 넘치는 육체가 이끄는 대로 움직여보는것이 어떨까.분명 어제보다는 조금 더 발전한 나를 만날 것이다.그리고 밤이 되어 노곤함이 밀려오면느긋이 다리를 펴고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장을 넘겨봐도 좋을 것이다. 니체 - P127

최근에 무엇이 나를 사유하도록 강제했는지 생각해보자.
그런 마주침이 있기는 했나 싶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삶의 수레바퀴에 실린 채 먹고 자기 바빴으니 말이다. 들뢰즈의 말처럼 마주침을 통해 자신을 실현하고 살아내자. 우리는 대체 불가한 사람들이니 말이다.
- P129

"나는 저 사람을 모른다"가 오히려 사랑의 시작이라고 한다. 내 아이니까 다 안다고 생각하면 사랑은 거기서 끝닌다.내가 발라드를 좋아하니 우울해하는 내 아이에게 발라드를틀어주는 건 사랑이 아니다. 진짜 사랑한다면 자신이 원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실습을 하면서 만난 선생님 중에 위대한엄마가 있었다. 그분의 둘째 아들은 자폐증을 앓고 있었는데,아들에 대한 말 속에서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 보였다. 아이를 남들에게 쉬쉬하거나 숨기지 않았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니까.
아이를 사랑한다면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같이 사랑할 줄알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건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계속 쉽지 않다면아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 기억하자. 새는 새로 기르자.
- P181

# 약자의 배려

철학에서 배운 것 중에 서늘하게 다가온 것이 있다. 바로 약자의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때 나의 행위가 배려라고 착각했던 적이 있다.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라 월차는 꿈도 못 꿨다. 유급이 되지도 못하고 허공으로 사라져버린 월차들, 그때는 그냥 다 이해한다며넘어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많이 아팠다.
그런 배려는 위인들이나 가능한 거였다. 약자가 강자에게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다. 참을 수밖에 없어서 참고, 나 하나 참으면 된다며 넘기는 건 배려가 아니었다. 철학이 맞았다.배려는 강자만 하는 것이다.
- P217

들뢰즈는 전통적으로 서양철학을 지배해온 모든 중심주의‘를 거부했다. 그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중심주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사랑하기 힘들다. 당신은 여자니까 그럴 거야, 당신은 남자니까 그럴 거야, 당신은 동양 사람이니까, 당신은 서양사람이니까, 이런 식의 중심주의에 사고가 묶여버리면 눈앞에 있는 그 사람을 보지 못하고, 보지 못하면 알 수 없고, 그러면 사랑도 할 수 없다. "거 봐, 지 사람도 별수 없는 거였어"라고 비난만 하다 관계가 끝날 수 있다.사랑받는 존재는 하나의 기호, 하나의 영혼‘으로 나타난다.그 존재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가능세계를 표현한다. 누군가가 ‘영혼‘으로 나타나면 그 존재는 우리에게 또 다른가능세계를 선물한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 문학, 영화, 그가아끼는 친구들 등 그 사람과 관계된 모든 세계가 우리에게도전개되는 것이다.
- P249

되든 안 되는 최선을 다해보는 것, 이것을 철학이 알려줬다.
우리에게 어떤 인과계열이 만들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계속 변하는 중이고 어제의 우리는 오늘의 우리와 다르니 말이다. 우리를 지나쳐간 수많은 인과계열이 어떤 마주침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건 2천 년 전 사람들도 몰랐고 지금사람들도 모른다. 그냥 가는 거다. 우리만의 철학으로 우리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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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미래 - 앞으로 10년, 일과 소득의 질서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원재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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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편중은 한국의 가족 중심 분배 시스템을 위기에 몰아넣는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분배 체계를 짤 필요가 생겼다.
여기서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일자리와 소득편중 상황을 인정하는 보수적인 방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고임금 일자리가 많아지도록 하고, 취업한 이들이 되도록 혼인과출산을 선택한 뒤 4인 가구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그 뒤 주소득자를 중심으로 가족 내 분배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비현실적이다. 이미 1인 가구 확대는 본격화했다.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성평등이 보편화된 지금, 주소득자 1명이 가정 경제를 모두 책임지고 다른 1명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기는 어렵다. 4인 가구와 가족 내 분배 시대의 영광은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국가가 나서는 두 번째 길이 남는다. 국가가 직접 분배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고, 그 위에 다양한 일자리 기회를 만들어 임금소득을 얻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적자 구간에 있는 아동과노인들에게 분배해 적자 구간을 얕고 짧게 만들어주어 이들을 부양하는 부담이 적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흑자 구간 중간중간에간헐적 적자 구간에 빠지는 사람들이 곧 빠져나올 수 있도록 떠받쳐주는 것이다.
- P39

미래로의 전환 과정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문명인의 것일수도,야만인의 것일 수도 있다. 고용된 사람의 노동만 보호하고 그렇지않은 사람의 노동은 내치는 제도는 야만적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극단적으로 차별하는 문화는 야만적이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소득을 포함해 최소한의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제도는 문명인의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 고용 형태나 소속에 관계없이 인정하는 문화는 문명인의 것이다.
지금은 어떤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느냐를 놓고 한판 싸움을 준비할 때인지도 모른다.
- P111

문제는 고용이다. 이건 사람의 몫이다. 사람은 제도를 통해 소득을 분배한다. 고용과 임금은 그런 제도 중 하나일 뿐이다. 여기서문제가 생겼다면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면,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 쪽은 로봇이다. 그러나 분배에 문제가 생겼다면,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 쪽은 로봇이 아니다. 사람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산업용 로봇만 봐도, 그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특히 아직 비중이 낮은 다관절 로봇 도입은 늘어날 여지가 크다. 그러니 제조업 경기가 좋아지고 다시 규모가 커진다고 해도, 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가능성은 낮다. 2000년대 이후기업들이 보여준 대응 방식을 보면 다음 대응 방식도 예측된다. 자동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고숙련 작업도 대체되며, 부가가치는 더높아지는 제조업의 이후 발전 경로를 그려 볼 수 있다.
- P187

산업사회가지나가버린 21세기에는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자본은 이제 노동자를 생산현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는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소득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노동의 신성함을 존중하며 고용을 보호해 이들의 생계를 유지해주려 한다. 노동을 원하지 않는 자본주의와 노동자의 생계를보호하려는 민주주의는 충돌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월급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영원한 월급은 영원한 고용‘, 즉 노동 없는 고용이라는 우스꽝스러운 형태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부를 모두에게 분배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모두는 코르스바겐 역에 고용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게 될지 모른다.
- P207

정리해 보자. 기업들은 점점 더 전통적인 방식의 고용을 피하고있다. 대신 작은 업무 단위로 프리랜서 형태의 일거리를 늘리려고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시간 선택과 독립성을 중시하는세대가 노동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세대는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며 삶을 자율적으로 구성하고 싶어한다. 전통적 기업에서의 고용 기회를 발견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트렌드에 주목해 더 능력 있는 프리랜서들을 글로벌 플랫폼에 공급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기존의 전통적 고용 보호 장치를 벗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노동자들을 위해 보호 장치의 제도화를 논의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 P312

이 논리를 그대로 따르자면, 생성된 데이터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보상은 무엇일까? 데이터 생산활동 자체를 노동시장화시키는것이다. 성과가 좋은 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처럼,더 좋은 데이터를 생산하는 사용자에게 플랫폼 기업이 더 나은 보상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플랫폼 무료 사용 정도에 그치지 말고, 휠씬 더 과감한 보상 체계가 필요해질 것이다. 데이터 소유권은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생성한 시민 개인에게 있어야 하며, 데이터는누군가 독점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자본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수 있도록 시장에 나와 있는 노동의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P334

미래의 소득은 전체적으로 필요를 채우기 위한 기본소득과 기여를 보상하기 위한 다양한 소득으로 나뉠 것이다. 현재의 소득은 한층만 있지만, 미래의 소득은 2층 구조가 된다. 기본소득이 1층을,근로소득 등 기여에 대해 보상하는 다양한 소득이 2층에 자리잡을것이다. 1층의 기본소득제는 단 하나의 제도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필요를 채우기 위한 생계 수단을 대부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단순하고 투명하며 이해하기 쉬운 시스템이다. 1층을 투명하고 튼튼하게 쌓아야 2층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 P371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일이란 생계를위해서 고역을 치르는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조금씩 거둬들이고, 일 자체에서 기쁨을 얻고 일을 놀이로 만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일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배우는 과정에서 일이 이뤄지도록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개인들이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도록사회가 배울 기회, 놀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며, 개인들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 P377

기술이 현재 존재하는 노동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날을 떠올릴때, 우리는 자꾸 기계가 대체하지 않을 직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진짜 문제는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이다. 우리가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한 일은, 그 자체로 늘 필요하며 보람 있을 것이다. 억지로 하는 ‘노동‘은 고역일 수 있지만, 내뜻을 세계에 실현하는 ‘작업‘이나 더 나아가 ‘행위‘는 기쁨일 수 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은, 여기에적용해야 꼭 맞는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호모 라보란스(노동하는 인간)‘로 살았다. 기술이 노동을 모두 대체한다면, 오히려 우리는 단순히정형화된 일을 지시 받아 수행하기보다는 기획과 구상부터 시작하는 일이나 생존만을 위해서 보다는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일, 이렇게 한 단계 높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 바로 ‘호모 파베르(작업하는 인간)‘다. 기술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걱정을 하기보다는,기술이 우리의 일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다는 기회를 잘 살펴보는 편이 낫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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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생각하는 기술
기야마 히로쓰구 지음, 정지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규정의 유연한 해석은 법률에 한정되지 않는다. 회사 업무에도 적용된다. 가령 보고서나 기획안에서 겉으로 드러난 뜻만을 좇아서는안 된다. 그보다는 문장 속에 숨은 본래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본래의 목적을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이 바로 숙고하는 힘을 길러줄 것이다.
- P65

동조적 태도를 버려라

자신과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의 한마디에 곧바로 동의하며 자신의 의견을 일치시키는 사람이 있다. 이를 가리켜 ‘동조적태도라고 한다. 동조적 태도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생각과 행동에 의해 규정되는 나 자신을 만든다. 이는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용기와 약간의심리적 불편함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 P76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비판적 사고능력이다.비판적 사고능력이란 상대나 자기 스스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자신의 목소리를 내라는 것이다. 또 단순히 냉소적이고 비평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제안한 생각, 해결책, 방법을 새롭게 개선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건설적으로 사고하고 제안하는 생산적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 P77

제대로 생각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나의 의견과 다른사람의 의견을 정리하고 융합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사례를 접하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보다 전문적이라서, 나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서 그들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여기거나 무조건 흡수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만 드러난 영향력에 의지해서 내린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정보 그 자체를 분석하고 판단해야한다.
- P86

이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지만 같은 규칙 아래에서도 어떤 가치판단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법과 같은 규칙의 해석이라도 관점과 가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반드시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르다고는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눈앞의 대상이나 문제를 지금보다 냉철하게 바라보고 어쩌면 다른 관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다르게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 P91

수시로 의사를 표현하는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들의 의견이 절대적이어선 안 된다. 우리의 판단 기준은시끄러운 소수가 아니라 집단적 균형 감각을 지닌 침묵하는 다수여야 한다.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만 들을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균형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생각에 단단함을 더해줄 것이다.
- P104

우리는 보통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은 전혀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의견 대립이 일어난다. 자신이 분명히 알고 있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도 그렇게 여길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충 이야기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건너뛰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을심리학적으로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고 한다.
- P116

우리는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타인에게도 낙인찍기를 즐겨한다.그런데 타인에 대해 낙인을 찍는 순간 진정으로 그를 이해하려는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낙인을 찍은 채 분석하면 실제로는 잘 알지못하면서도 마치 잘 아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과도한 일반화라 할 수 있는 낙인찍기는 낙인이라는 틀 밖의 가치를 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는 곧 인지의 편향과 인지적 왜곡을 가져와 우리에게 선입관을 심어준다. 따라서 사람이나 상품 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무엇보다 낙인찍기를 멀리해야 한다.
- P143

그는 이를 ‘열등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라고 명명했다. 이것은때때로 어떤 개인을 수줍게 만들거나 의기소침하게 하지만 이와 함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욕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은 자기안에 존재하는 열등한 요소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억압되어 일종의 콤플렉스로서 작용한다. 개인은 자신이 지닌 정신적·신체적인 콤플렉스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런노력을 통해 인격이 형성되고 사회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아들러가 꼽은 대표적인 열등 콤플렉스의 소유자는 작은 키에도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프랑스의 군인 출신황제 나폴레옹이다.
- P205

그런데 과연 어떤 비판이 선물이 될까? 상대가 던진 비판이라는공을 받았을 때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를 판단하는기준을 세우자. 도움이 되는 비판은 구체적이며 쓸모가 있다. 또한지금의 상황과 나의 행동에 대해 알려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런 내용이라면 건설적인 비판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해가 되는 비판은 주관적이며 인격을 비난하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원한다. 이는 비판이 아닌비난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귀 기울일 필요 없다. 그저 침묵으로 대응하면 된다.
- P210

설명을 잘하는 기술

앞서 이야기했듯이 핵심만을 전달하는 것은 충분한 의미를 갖지못한다. 이럴 때는 정보의 보완이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이때 설명을 잘해야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설명을 잘하는 첫 번째 조건은 가능한 쉽고 간단하게 하는 것이다.
설명을 쉽게 하려면 먼저 정리의 기술이 필요하다. 말솜씨가 없어서 이야기에 두서가 없다는 말은 사실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정리하는 능력이 모자람을 말한다. 정리를 잘한다는 것은 먼저 순서를분명히 하는 것이다. 잡다한 정보를 비슷한 것끼리 묶어 제각기 알맞은 명칭을 붙인다. 그리고 몇 가지로 분류한 정보 간의 관계를 분명히 하여 순서를 매긴다. 설명할 때 이 순서를 제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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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뇌는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처음으로 편도체에 전해진다. 이때 걸리는 시간이 3초다. 자극은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등의 감각이 대부분이다. 편도체는 동물의 뇌로 불리며 본능과 정서와 행동을 지배한다. 그다음으로 자극은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전해진다. 이때 걸리는 시간 또한 3초다. 대뇌피질은 이성적 뇌로 불리며 사고와 언어 등을 지배한다. 자극이 뇌 안의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데 6초가 걸리는 것이다.
자극이 편도체까지 전달되는 3초 안에 반응한다는 것은 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분노의 글을 쓴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극이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6초가 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곧누구나 6초가 지나면 냉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편도체가자극받았을 때 반응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우리는 6초만 버티면 된다. 그 사이에 물을 마시거나, 심호흡을 하거나, 그냥 머릿속으로 6초를 세거나 어떤 방법이든 좋다. 반응하기 전에 6초의 미학을 반드시 기억하자. - P28

가령 이제 막 숫자를 배운 아이에게 10엔짜리 동전 5개를 건네주고 100엔짜리 동전 1개를 빼앗는 일은 단순하다. 10엔짜리가 5개나되니까 100엔짜리 한 개보다 더 많은 것이라고 말하면 금방 납득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겐 아직 10엔짜리 동전 5개보다 100엔짜리 동전 하나가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러니 눈에보이는 개수만으로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생각하지 않고 즉각 행동해버리는 편협한 판단을 자주한다. 특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 현혹되기 쉬워서 눈으로 본 것은 틀림없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SNS에 올라온 글을 읽고 아무 생각 없이 댓글을 달거나 리트윗하는 것처럼 말이다.
- P32

이 함정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예측을 뒷받침해줄 증거만을 찾아나서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증거는 무시한다. 가령 ‘누구누구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라며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심리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한뒤에 그것을 하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내려는 것과 같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끌리는 인간의 성향과도 관계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합리적으로 결정을내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논리를 가져다 맞췄을 뿐이다.
- P54

증거 찾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모든 증거를 같은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선택한 증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도록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증거를확보하기 위한 조언이나 의견 등을 부탁할 때는 결정을 유도할 만한질문을 하지 않는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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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이건 영화 〈기생충〉(2019)에서 부잣집 사모님으로 나오는 연교(조여정 분)가 한 대사다. 검증된 사람끼리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서로연결되자는 의미다. 사실 태도도 갑자기 나온 게 아니지만 점점 심화되었다. 고급 아파트가 이웃사촌을 부활시킨 건 양극화된 사회의 단면이다. 아파트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다 보니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에는 서민이라 불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돈이 진입 장벽이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다. 한국 사회에서 돈보다 더강력한 계급 기준은 없으니까.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느슨한 연대 Weak Ties라는 말은 소셜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처음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에 국한시켜서 봤다. 실제현실에서의 연결이나 진짜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에서 클릭 한 번으로 친구가 되고 누구나 서로에게 말 걸 수 있게 되면서 관계에서의 수평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쉽게 친구가 되었듯 쉽게 단절도 된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소통과 관계 맺기의 방식이다 보니, 진짜 현실과 달리 일방적이어도 무리가 없었고, 일시적이거나 일회적이어도 무방했다. 그렇게 소셜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느슨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준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만 통하던 코드가 이제 진짜 현실로 넘어왔다.
느슨한 연대를 라이프 트렌드에서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이런 끈끈함이 불편하게 여겨진 사람들이 증가하게 된 건 시대적 변화때문이다. 집단주의적 문화가 퇴조하고 개인주의적 문화가 부상했다. 이런 시대 우리가 느슨한 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변화된 욕망 때문이다. 혼자 사는 시대라서 오히려 새로운 연대가 필요해진 것이다. 고립되고 외롭고 싶은 게 아니라, 혼자 사는 것을 기본으로 두고 필요시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고 싶은 것이다. 혼자와 함께의 중간지점, 즉 혼자지만 가끔 함께가 되는, 서로 연결되긴 했지만 끈끈하진 않은 느슨한 연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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