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정치와 시민 정부를 언급했기에, 다시 한번 이 부분을다루어보려 한다. 정치 자체가 세속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벗어나 정치 활동을 하면 정치는 세속화된다. 정치가 세속적이며 성스럽지 않은 삶의 영역에 속한다거나, 시민 정치나 인간관계에 관해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 독립적 기준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과 조화를 이루는 정치 활동은 선하지만, 하나님 말씀과 충돌하는 정치는 타락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다루는 기본 전제들은 다음과 같다. 모든 만물은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고, 그 권위 밖에 존재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정치하는 법, 사업하는 법, 가족 관계, 개인의 도덕률, 교회의 직무 모두 하나님께 속해 있다. 간단히 말해 하나님은 만유의 주이시기에, 특정 영역이 다른 영역에 비해 하나님의 주권이 덜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 밖의 활동이 교회 안의 활동보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적다고 볼 수 없다. - P163
이 사실은 오늘날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삶의 어떤 영역에서든지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우리 마음의 선택과 동기에 따라 성과 속으로 구별된다. 그런데 성과 속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이 성경적 이분법은 아니다. 어떤 삶의 영역에서는 선과 악의 관점에서 하나님의계획에 일치하는지 여부가 바로 성경적 이분법의 기준이다. - P164
죄로 인한 타락의 결과로, 하나님의 선한 창조 세계는 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피조물을 남용하거나 악용하고, 변질되게 하며 왜곡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라도 이 땅과땅에 있는 모든 것이 여전히 하나님께 속한다는 진리를 끊임없이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아직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토록 타락한 만물도 원래는 선하게 창조된 것이었다. 타락으로 왜곡되기는 했지만, 결국 하나님의 구속 계획에 따라 회복될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관점으로 인생을 새로운 의미로 다시 바라볼 수있다. 하나님이 지으신 이 세상을 경작하라는 청지기 부르심은,그분의 섭리 아래 지금 바로 여기서 성취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다. 이 세상에 들어온 죄는 하나님과의 분리, 고난과 고통, 사망이라는 결과를 낳았으나 이 세상과 만물이 마지막 심판만을 기다리는 무가치한 것이라고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 청지기 부르심은 침몰하는 배 위에서 놋쇠를 광내는 것처럼 무가치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하나님의 선한 창조물로 인정하고, 하나님의 형상인청지기로서 그 목적을 이 땅 가운데 이루어가는 것이다. - P166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둘 때, 다음 세대 교육이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가정에는 죽기까지 서로 사랑하는 두사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가 잠시 맡겨진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녀가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절제하는 사람이 되도록 훈육한다. 모든 훈련을 마치고 자신감과 기쁨에가득 찬 자녀는 부모를 떠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히브리 교육 모델은 자기 통제가 가능한 자녀를 키워낼 책임을 의식하고 있는 부모가 시작한다. - P197
3모든 교육을 아버지가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헤셸이 언급한 것처럼 모든 교사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유대인들이 교사에게 가장먼저 하는 질문은‘어떠한 학자인가?‘가 아니라 ‘어떠한 사람인가?‘이다. 결국 학생은 교사의 지식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똑같은 사람이된다(눅 6:40). 따라서 히브리 모델에서 학생은 교사를 진정으로 존경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는 자녀가 교사를 도덕적 모델로 삼고 닮아가도록 격려했다. - P201
17세기 영국의 유명한 청교도 지도자 존 밀턴(John Milton)은 교육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배움의 목적은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통해 그분을 본받고 닮아가며, 그분에게까지 자라감에 따라 우리 영혼이 진정한 덕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인류의 첫 부모가 남긴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 밀턴이 한 말은 히브리 모델의 핵심을 보여준다. 그에게 교육은 단지 개인의 잠재력과 재능, 지성을 개발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교육은 학생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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