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생각하는 기술
기야마 히로쓰구 지음, 정지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규정의 유연한 해석은 법률에 한정되지 않는다. 회사 업무에도 적용된다. 가령 보고서나 기획안에서 겉으로 드러난 뜻만을 좇아서는안 된다. 그보다는 문장 속에 숨은 본래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본래의 목적을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이 바로 숙고하는 힘을 길러줄 것이다.
- P65

동조적 태도를 버려라

자신과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의 한마디에 곧바로 동의하며 자신의 의견을 일치시키는 사람이 있다. 이를 가리켜 ‘동조적태도라고 한다. 동조적 태도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생각과 행동에 의해 규정되는 나 자신을 만든다. 이는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용기와 약간의심리적 불편함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 P76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비판적 사고능력이다.비판적 사고능력이란 상대나 자기 스스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자신의 목소리를 내라는 것이다. 또 단순히 냉소적이고 비평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제안한 생각, 해결책, 방법을 새롭게 개선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건설적으로 사고하고 제안하는 생산적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 P77

제대로 생각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나의 의견과 다른사람의 의견을 정리하고 융합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사례를 접하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보다 전문적이라서, 나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서 그들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여기거나 무조건 흡수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만 드러난 영향력에 의지해서 내린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정보 그 자체를 분석하고 판단해야한다.
- P86

이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지만 같은 규칙 아래에서도 어떤 가치판단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법과 같은 규칙의 해석이라도 관점과 가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반드시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르다고는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눈앞의 대상이나 문제를 지금보다 냉철하게 바라보고 어쩌면 다른 관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다르게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 P91

수시로 의사를 표현하는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들의 의견이 절대적이어선 안 된다. 우리의 판단 기준은시끄러운 소수가 아니라 집단적 균형 감각을 지닌 침묵하는 다수여야 한다.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만 들을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균형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생각에 단단함을 더해줄 것이다.
- P104

우리는 보통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은 전혀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의견 대립이 일어난다. 자신이 분명히 알고 있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도 그렇게 여길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충 이야기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건너뛰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을심리학적으로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고 한다.
- P116

우리는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타인에게도 낙인찍기를 즐겨한다.그런데 타인에 대해 낙인을 찍는 순간 진정으로 그를 이해하려는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낙인을 찍은 채 분석하면 실제로는 잘 알지못하면서도 마치 잘 아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과도한 일반화라 할 수 있는 낙인찍기는 낙인이라는 틀 밖의 가치를 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는 곧 인지의 편향과 인지적 왜곡을 가져와 우리에게 선입관을 심어준다. 따라서 사람이나 상품 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무엇보다 낙인찍기를 멀리해야 한다.
- P143

그는 이를 ‘열등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라고 명명했다. 이것은때때로 어떤 개인을 수줍게 만들거나 의기소침하게 하지만 이와 함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욕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은 자기안에 존재하는 열등한 요소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억압되어 일종의 콤플렉스로서 작용한다. 개인은 자신이 지닌 정신적·신체적인 콤플렉스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런노력을 통해 인격이 형성되고 사회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아들러가 꼽은 대표적인 열등 콤플렉스의 소유자는 작은 키에도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프랑스의 군인 출신황제 나폴레옹이다.
- P205

그런데 과연 어떤 비판이 선물이 될까? 상대가 던진 비판이라는공을 받았을 때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를 판단하는기준을 세우자. 도움이 되는 비판은 구체적이며 쓸모가 있다. 또한지금의 상황과 나의 행동에 대해 알려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런 내용이라면 건설적인 비판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해가 되는 비판은 주관적이며 인격을 비난하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원한다. 이는 비판이 아닌비난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귀 기울일 필요 없다. 그저 침묵으로 대응하면 된다.
- P210

설명을 잘하는 기술

앞서 이야기했듯이 핵심만을 전달하는 것은 충분한 의미를 갖지못한다. 이럴 때는 정보의 보완이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이때 설명을 잘해야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설명을 잘하는 첫 번째 조건은 가능한 쉽고 간단하게 하는 것이다.
설명을 쉽게 하려면 먼저 정리의 기술이 필요하다. 말솜씨가 없어서 이야기에 두서가 없다는 말은 사실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정리하는 능력이 모자람을 말한다. 정리를 잘한다는 것은 먼저 순서를분명히 하는 것이다. 잡다한 정보를 비슷한 것끼리 묶어 제각기 알맞은 명칭을 붙인다. 그리고 몇 가지로 분류한 정보 간의 관계를 분명히 하여 순서를 매긴다. 설명할 때 이 순서를 제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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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뇌는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처음으로 편도체에 전해진다. 이때 걸리는 시간이 3초다. 자극은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등의 감각이 대부분이다. 편도체는 동물의 뇌로 불리며 본능과 정서와 행동을 지배한다. 그다음으로 자극은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전해진다. 이때 걸리는 시간 또한 3초다. 대뇌피질은 이성적 뇌로 불리며 사고와 언어 등을 지배한다. 자극이 뇌 안의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데 6초가 걸리는 것이다.
자극이 편도체까지 전달되는 3초 안에 반응한다는 것은 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분노의 글을 쓴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극이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6초가 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곧누구나 6초가 지나면 냉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편도체가자극받았을 때 반응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우리는 6초만 버티면 된다. 그 사이에 물을 마시거나, 심호흡을 하거나, 그냥 머릿속으로 6초를 세거나 어떤 방법이든 좋다. 반응하기 전에 6초의 미학을 반드시 기억하자. - P28

가령 이제 막 숫자를 배운 아이에게 10엔짜리 동전 5개를 건네주고 100엔짜리 동전 1개를 빼앗는 일은 단순하다. 10엔짜리가 5개나되니까 100엔짜리 한 개보다 더 많은 것이라고 말하면 금방 납득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겐 아직 10엔짜리 동전 5개보다 100엔짜리 동전 하나가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러니 눈에보이는 개수만으로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생각하지 않고 즉각 행동해버리는 편협한 판단을 자주한다. 특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 현혹되기 쉬워서 눈으로 본 것은 틀림없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SNS에 올라온 글을 읽고 아무 생각 없이 댓글을 달거나 리트윗하는 것처럼 말이다.
- P32

이 함정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예측을 뒷받침해줄 증거만을 찾아나서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증거는 무시한다. 가령 ‘누구누구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라며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심리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한뒤에 그것을 하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내려는 것과 같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끌리는 인간의 성향과도 관계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합리적으로 결정을내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논리를 가져다 맞췄을 뿐이다.
- P54

증거 찾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모든 증거를 같은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선택한 증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도록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증거를확보하기 위한 조언이나 의견 등을 부탁할 때는 결정을 유도할 만한질문을 하지 않는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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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이건 영화 〈기생충〉(2019)에서 부잣집 사모님으로 나오는 연교(조여정 분)가 한 대사다. 검증된 사람끼리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서로연결되자는 의미다. 사실 태도도 갑자기 나온 게 아니지만 점점 심화되었다. 고급 아파트가 이웃사촌을 부활시킨 건 양극화된 사회의 단면이다. 아파트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다 보니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에는 서민이라 불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돈이 진입 장벽이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다. 한국 사회에서 돈보다 더강력한 계급 기준은 없으니까.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느슨한 연대 Weak Ties라는 말은 소셜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처음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에 국한시켜서 봤다. 실제현실에서의 연결이나 진짜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에서 클릭 한 번으로 친구가 되고 누구나 서로에게 말 걸 수 있게 되면서 관계에서의 수평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쉽게 친구가 되었듯 쉽게 단절도 된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소통과 관계 맺기의 방식이다 보니, 진짜 현실과 달리 일방적이어도 무리가 없었고, 일시적이거나 일회적이어도 무방했다. 그렇게 소셜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느슨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준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만 통하던 코드가 이제 진짜 현실로 넘어왔다.
느슨한 연대를 라이프 트렌드에서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이런 끈끈함이 불편하게 여겨진 사람들이 증가하게 된 건 시대적 변화때문이다. 집단주의적 문화가 퇴조하고 개인주의적 문화가 부상했다. 이런 시대 우리가 느슨한 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변화된 욕망 때문이다. 혼자 사는 시대라서 오히려 새로운 연대가 필요해진 것이다. 고립되고 외롭고 싶은 게 아니라, 혼자 사는 것을 기본으로 두고 필요시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고 싶은 것이다. 혼자와 함께의 중간지점, 즉 혼자지만 가끔 함께가 되는, 서로 연결되긴 했지만 끈끈하진 않은 느슨한 연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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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에서 언컨택트

앞선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요즘 기업들이 가진 기본적 지향점에 가깝다. 대학 졸업장으로 평생 써먹는 시대는 끝났고, 계속 교육받고 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결국 대학이 가진 위상, 기업이 대학학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지는 게 당연하다. 이제 대학 졸업장은 겨우 입사를 위한 평가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해지게 되는데, 여기에4년의 시간과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이 과연 앞으로도 유효할까? 산업 구조의 변화, 언컨택트 사회로의 전환은 대학의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비즈니스에서 언컨택트

IT는 이제 더이상 특정한 산업 분야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자동차도IT의 영역이 되며 모빌리티, 카셰어링, 자율주행 자동차 등으로 진화했고, 건설도 IT의 영역이 되며 스마트 시티, 홈네트워크 등으로 진화했고,
금융도 IT의 영역이 되면서 핀테크 fintech, 블록체인, 캐시리스 cashless, 로보 어드바이저 Roba-Advisor 등으로 진화했고, 유통도 IT의 영역이 되면서020 Online to Offline, 옴니채널 Omni-Channel , 모바일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VR 쇼핑 등으로 진화했다. IT 기술의 역할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IT가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이유다. 아직 산업적 전환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멀었다. 그만큼 비즈니스 기회도, 성장할 여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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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언컨택트

악수보다 포옹이, 포옹보다 비주가 더 친밀한 인사다. 인사 방식이지만연인이 할 때는 스킨십이자 애정 표현이 된다. 손잡고 포옹하고 키스하는 건 연인의 전형적인 스킨십 유형이다. 그동안 우리의 인사법은 신체적접촉을 관대하게 허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친밀함을 드러내고 신뢰를 보여주는 데 접촉만큼 강력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접촉에 대한 감염의 불안, 공포는 코로나 19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는 한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접촉 중심의 인사법에 대한 변화를 간절히 욕망하게될 가능성이 충분히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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