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
레인보 로웰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그것이 주는 설렘. 

시작은 미적지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천천히 스며든다. 

아주 조금씩 눈이 가고, 아주 조금씩 궁금해진다. 

아주 조금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순간. 

별것도 아닌 일이 그 애와 연관만 있으면 내 몸과 마음 모두를 지배하는 상황이 온다. 

그 아이 하나 때문에 하루 종일 모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들. 

그 어떤 것도 부끄럽지 않고. 

서로만 있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은. 

그런 순간. 


이 책을 한 단어로 나타내라 하면 제일 많이 떠오르는 감정이 간질간질이다. 

어쩜. 

저 나이대 보여주는 순수함과 서로를 향한 열망이 이렇게 잘 표현될 수 있을까? 

읽는 내도록 피식과 간질간질과 부글부글하는 감정이 오고 갔다. 

첫사랑의 느낌. 

딱 그 느낌이었다. 


이야기는 사랑만 보여주고 있지는 않았다. 

극과 극을 달리는 여주인공 엘레노어의 상황. 

아니, 정확히는 엘레노어와 엄마의 상황이 비교가 되는 모습이었다. 

어릴 때 임신을 한 엄마. 

남편과 헤어지고 새로 만난 남자.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를 데리고 한 재혼은 쉬울 수 없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 


사랑을 인한 파국을 걷고 있는 엄마와 이제 막 사랑에 발 디딘 아이. 

사랑으로 인한 두 상황은 씁쓸함이 감돌았다. 


상황이 엘레노어를 그렇게 만들었다. 

마냥 좋아할 수 없고, 마냥 행복해할 수 없었다. 

그런 모습에 더 애달아하는 파크. 

별것 아닌 사랑의 장벽에도 하늘 무너지듯 반응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서 엘레노어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파크. 

사랑하지만 맘껏 표현할 수 없고, 서로를 오롯하게 바라볼 수 없는 현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둘의 사랑은 어떤 결론을 찾아갈까? 



마냥 행복한 결말이 아니어도 좋을 첫사랑이지만 

꽁냥꽁냥 행복해하는 모습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야기.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 -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뜩 정신을 차려보면 머리가 복잡하다 못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다.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내가 양치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무엇에 쫓기듯 이것하고 저것 하고. 

결국 지치고 지쳐서야 누워 잠이 든다. 

매일매일이 쳇바퀴 돌듯 돌아가고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 일을 하려 살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잠시 느긋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 역시 그랬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동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문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도 먹지 못했고, 해야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했고, 할 일은 쌓여만 있다. 

깊은숨을 쉬고 책을 펼쳤다. 

그저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샤워를 아주 오래 하자. 


좋은 방법 같아 보였다. 

머리에 찬물도 끼얹고, 몸도 이완시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씻을 수는 없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처음엔 읽다 말고 웃음이 나왔다. 

하.. 이렇게 여유로워본 적이 언제였지? 

나는 왜 이렇게 살지 못하지?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을 그려놓았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되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 아등바등 살아도 결론은 하나다. 



이제 다음 목표는 

더 철저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와, 정답. 

난 이 쉬운걸 왜 모르고 지금까지 이리 바쁘게 복잡하게 살았을까? 

책을 읽을수록 점점 느려지는 느낌.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 읽고 있지만 모든 것은 하나였다. 

여유. 

그리고 나를 다시 돌아보는 것. 

내 시간을 가지고, 그 시간 동안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 

하루 종일 뾰족한 가시를 품고 살아가던 나를 다시 동글동글 다듬는 시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를 위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삶에 지쳐 가시를 만들고 있는 나를 볼 때면 다시 읽어보고 싶어질 것 같은 책. 

한 장만 읽어도 숨을 쉬며 편안해지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 

침대 옆.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초등 한글 능력 진단 평가
최영환 지음, 민병권 그림 / 해결책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변에서 한글을 가르친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 성향 따라 한글을 배우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어떤 아이는 책을 읽다가 그냥 저절로. 

어떤 아이는 쓰고 읽고 수백 번 반복한 끝에 성공. 

또 다른 아이는 통 글자를 먼저 익힌 후, 자음 모음을 익히기도.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도 다양한 모습을 보이다 보니 한글을 배우는데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한글을 완벽하게 익힌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 


시중에 다양한 한글 문제집이 나와있지만 이렇게 한글을 제대로 배웠는지 평가하는 문제집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갔다. 


이 책에서는 총 3단계로 평가하고 있었다. 

1단계는 한글 읽기 능력만 보는 유치부와 예비초등생용. 

유의미한 글자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어린아이들이 제대로 한글을 알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부분. 

2단계는 예비 초등과 초등 저학년용. 

무의미한 글자가 섞여 1단계보다 어려운 느낌이 들었고, 쓰기 부분이 추가되어 있었다. 

3단계는 한글을 마친 초등생용. 

2단계 문제를 비중 조절하여 심화과정의 한글 수준을 진단하는 부분. 

1,2단계에 비해 문제의 양도 많았고 쓰기의 양이 월등히 많아져 있었다. 


평가지의 디자인도 깔끔했고, 문제의 구성도 깨끗한 느낌. 

진단평가라는 무게감이 느껴지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아이들의 수준에 딱 맞춰 만들어진 것 같았다. 


특히나 이 진단평가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학부모용 채점 평가서. 

아이가 문제를 풀 때 하는 행동 중 어떤 것을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지, 채점할 때는 어떤 부분을 보아야 하는지.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채점기준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어서 아이의 성취도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우리 아이가 한글을 어느 정도 익혔는지 정확한 기준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한글을 배우는데 어느 부분에서 힘들어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사들 그래픽 노블 : 스커지의 탄생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잘 읽어지는 이야기. 

그래픽 노블로 보다 보니 내용적인 면이 조금 아쉬울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편하게 읽기 좋은 책. 

이번 이야기는 스커지의 탄생이었다. 


삼 남매의 막내, 꼬마. 

서열상 막내이기도 하지만 덩치도 작고 약하다. 

형과 누나에게 매번 무시당하는 막내. 

기를 펴고 살 수가 없는 존재였다. 


덩치만 작은 것이 아니었다. 

눈치도 없어 주인과 놀 줄도 모르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지도 못한다. 

그렇게 막내는 사고를 치고 만다. 


누나와 형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장소. 

집 바로 앞, 숲. 

아주 짧게 정복해 본 그곳은 생각보다 쉬운 곳이었다. 

짧은 모험을 끝내고 다시 돌아간 아늑한 집, 그리고 엄마의 품. 

하지만 그곳에서는 다시 작고 하찮은 막내로 돌아간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다시 숲으로 돌아간다. 

이번 모험은 저번과 같지 않았다. 

하찮게 무시받아도 안정적인 상황만 경험해본 꼬마는 세상의 무서움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이제 이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의외로 일은 잘 풀렸다. 

운이 좋다고나 할까? 

그렇게 차곡차곡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는 꼬마. 

스스로를 스커지라 칭하며 자신의 종족을 만들어간다. 

자신을 비웃는 고양이들을 하나씩 물리치며 더욱 강해져 가는 스커지. 

작지만 큰 사람, 아니 고양이라는 느낌. 

악마 고양이라는 스커지의 과거 이야기는 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만들었다. 


하나씩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더욱 궁금해지는 고양이 세계의 전사들.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런 책이 있다.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싶은데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콕콕 박히는...

이번 책이 그랬다.

마술사라니...

이 사람은 진짜 마술사인걸까? 마술사인척 하는 걸까?

이 사람은 왜 이런 말을 묻고 다니는 것일까?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구멍난 스타킹을 신고다녀야 할만큼 가난한 윤아이.

어렸을 적 마술사가 꿈이었다.

아이가 가진 행복한 기억은 부모님과 마술을 본 그 날이다.

그 기억을 쫒아 간 그 곳에서 그를 만난다.


이름도 없는 사람.

그저 마술사다.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소문만 무성할 뿐.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그는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갈까?


그리고 아이의 인생을 바꿔줄 금동앗줄같은 존재, 나일등.

부유한 부모님.

공부도 잘하는 일등이.

그리고 아이의 짝.

묘한 분위기의 아이에게 남모를 감정을 가지게 된 일등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갈까?



아주아주 핫한 핑크색 표지.

그 가운데 화려한 꽃같은 그림.

제목마저도 홀로그램같이 화려하다.

그런데 책을 한장만 넘기면 그 느낌이 사라진다.

검은 빛 가득한 이야기.

점점 더 어두워졌다가, 조금 밝아졌다가.

한도 끝도 없이 어두워졌다가, 새하얗게 밝아졌다가.

아이의 기분따라, 아이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책의 분위기.

읽는 동안 벗어나려해도 벗어날 수 없을만큼 아이의 감정에 빠져들었다.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생기는 이야기.

아이와 마술사, 일등이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