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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 -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2년 6월
평점 :
문뜩 정신을 차려보면 머리가 복잡하다 못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다.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내가 양치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무엇에 쫓기듯 이것하고 저것 하고.
결국 지치고 지쳐서야 누워 잠이 든다.
매일매일이 쳇바퀴 돌듯 돌아가고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 일을 하려 살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잠시 느긋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 역시 그랬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동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문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도 먹지 못했고, 해야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했고, 할 일은 쌓여만 있다.
깊은숨을 쉬고 책을 펼쳤다.
그저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샤워를 아주 오래 하자.
좋은 방법 같아 보였다.
머리에 찬물도 끼얹고, 몸도 이완시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씻을 수는 없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처음엔 읽다 말고 웃음이 나왔다.
하.. 이렇게 여유로워본 적이 언제였지?
나는 왜 이렇게 살지 못하지?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을 그려놓았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되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 아등바등 살아도 결론은 하나다.
이제 다음 목표는
더 철저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와, 정답.
난 이 쉬운걸 왜 모르고 지금까지 이리 바쁘게 복잡하게 살았을까?
책을 읽을수록 점점 느려지는 느낌.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 읽고 있지만 모든 것은 하나였다.
여유.
그리고 나를 다시 돌아보는 것.
내 시간을 가지고, 그 시간 동안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
하루 종일 뾰족한 가시를 품고 살아가던 나를 다시 동글동글 다듬는 시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를 위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삶에 지쳐 가시를 만들고 있는 나를 볼 때면 다시 읽어보고 싶어질 것 같은 책.
한 장만 읽어도 숨을 쉬며 편안해지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
침대 옆.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