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교실 문학의 즐거움 39
사나다 고지마 지음, 최진양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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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후 난 초등학생이 되어있었다.

학교에서의 생활이 내 전부였던 그 시절.

내 짝과 반 친구들과의 사이가 사회생활의 전부였던 그 시절.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지금쯤 그 아이들도 누군가의 부인과 남편이 되고,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나처럼 그때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추억에 잠기는 날이 있을까?

그 아이들의 추억 속 에 나는 어떤 친구일까?

새삼스레 친했던 아이들과 싸웠던 아이들, 그리고 그들과 툭탁거리며 지내던 그 시절이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7명의 아이들과 1명의 선생님이 있었다.

각자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자신의 일 밖에 보이지 않는 아직은 어린 아이들.

어른이 된 나의 입장에서는 작디작은 일 같은 그 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들의 입장에서는 세상이 무너질 듯 한 큰일이다.

내가 보기엔 그 시절 한번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이 세상에서 제일 잘 못된 일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왠지 먼지 쌓인 졸업앨범이라도 한번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선생님의 이야기.

어릴 적 고민들이 어른이 된 지금 보기엔 아주 작고 작은 것 같이 보이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겪게 되는 고민은 현재의 나에겐 너무 크게만 느껴진다.

언젠가 이 일도 작고 작게 느껴지는 날이 오겠지만, 지금 당장 느껴지는 상실감은 어릴 적이나 다 큰 어른이 된 지금이나 너무나도 크게 다가온다.

 

아이들에게는 주변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주변이야기로, 어른들에게는 옛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로,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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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밴던 어밴던 시리즈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 에르디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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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ndon. 버리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다.

제목의 사전적 의미다. 처음 제목을 보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는 이별이야기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쩌면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보았던 그녀는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고 햇빛 또한 볼 수 없었으니까. 더욱이 하데스라는 어둡고 무서운 이와 함께 있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 속의 하데스, 존은 표현할 줄 모르는 무뚝뚝한 남자였을 뿐이었다.

 

인생길 한 가운데에서

가야 할 길을 그만 잃어버리고

어두운 숲 속에 홀로 서 있었다.

 

피어스는 예쁘고 누가 봐도 탐나는 소녀였다. , 그도 탐났을 것이다. 아주 작은 소녀에게 베푼 아주 큰 호의만 보아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 때, 그는 아마도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첫눈에 반한 다는 것. 하데스와 닮아있었다.

예쁘고 착한 피어스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존에게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존에게는 호의였겠지만 피어스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악몽이었을 수도 있다.

피어스 주위를 맴도는 존을 보며 한편으로는 안타까웠고, 그의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는 그녀가 조금은 미웠다. 하지만 내가 피어스 입장이라고 해도 존이 달갑지는 않을 것 같다. 어둡고, 덩치 큰 사내를, 더욱이 그를 만난 곳이 내가 사는 세계가 아니지 않는가?

인간이란 죽음을 무서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그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그가 기쁜 낯으로 내 손 위에

제 손을 포개 놓기에 나는 마음이 놓여

비밀스러운 것들 사이로 그를 따라 갔다.

 

하지만 페르세포네가 그랬듯, 그녀도 그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가 보여주는 작은 배려에 마음이 움직이긴 하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이기기는 힘들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그에게 달려오기란 그 어떤 상황이라 해도 힘들 것이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게 될까? 그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그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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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오늘도 고마워 내일도 고마워
플리체 킴 글.그림 / 아트블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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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에는 짜릿한 사랑의 색을 묻히고, 펜에는 유쾌한 즐거움의 감성을 담은 어느 화가의 행복 갤러리

 

세세한 그림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일률적이지 않고 자유분방해 보이는 그림체가 우리아이의 상상력을 더욱 극대화 시켜줄 듯 보였다.

다양한 기법과 여러 가지 색상, 그 무엇도 아이들의 창의력에 걸림돌이 될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영어로 적힌 부분이 아이들에게 다소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같은 문맥이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어서 읽어주면서도 편안하게 읽어줄 수 있었고 아이도 쉽게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영어와 한글이 동시에 적힌 동화책이 많았지만, 영어를 억지스럽게 한글로 해석한 글귀가 아닌, 우리의 정서에 맞는 문맥으로 적어놓아서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며 읽기에도 아주 좋았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기쁜 일인지 잘 표현한 동화책인 것 같아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책인 것 같다.

 

책을 모두 읽고 그림만 보아도 아이와 할 이야기가 많았다. 어미가 새끼를 사랑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그림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아이와 함께 한권의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이 드는 따뜻하고 즐거운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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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데이비드 디살보 지음, 이은진 옮김 / 모멘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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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이 되면 늘 결심을 한다. 올해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일을 다시 해내기,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공부하기, 등등을 결심하곤 하지만 늘 한 해의 마지막엔 성취하지 못한 일들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왜 그때 그 일을 제대로 못했는지 후회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 작게나마 나의 뇌와 나의 마음과 몸이 한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뇌는 아주 단순하게 움직인 다는 사실에 놀랐다. 한 인간을 조절하는 최고 중추이면서 크고 작은 몸의 기능을 지시하는 기관이기에 처음 책을 읽는 동안엔 의심이 더 컸다. 하지만 책속에서 예를 들어주는 이야기들은 과거의 내가 자주 하던 행동들이었다. 객관적으로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왜 그렇지???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고 생각하던 것들이 내 일이 되면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에 자다 말고 이불을 차던 날들도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뇌 때문이라는 사실이 황당했다. 내 몸에서 가장 머리 좋은 기관인 줄 알았는데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뇌를 똑똑한 뇌로 바꾸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었다. 안주하는 뇌를 이기는 방법, 대책 없는 뇌를 이기는 방법, 비교하는 뇌를 이기는 방법, 깜빡하는 뇌를 이기는 방법 등, 각 상황에 맞게 구분하여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멍청한 확신, 게으른 선택, 비겁한 포기....

알고도 반복하는 이유는, 뇌가 당신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뒷면에 쓰여 있는 이 말이 뇌리에 박힌다. 어쩌면 지금껏 내가 결심한 것들을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가 나의 뇌에 있다는 것이 내 기분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뇌는 이길 수 있는 게임만 한다.

딴생각을 하는 동안 뇌는 지름길을 발견한다.

뇌는 느낌으로 판단한다.

뇌는 내일을 모른다.

뇌는 그 핑계를 대고 게으름을 피운다.

 

책을 덮고 책 뒷면을 읽었을 때 읽게 된 이 책의 핵심. 이 말들을 기억하고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느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어쩌면 이 책은 내년 나의 결심을 모두 이루어 질 수 있게 도와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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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가노그래피 - 숨겨진 메시지 김주원의 사이버 보안 시리즈 1
김주원 지음 / 글과생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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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메시지. 얼마 전 유령이라는 드라마에서 알려진 용어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사이버상의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게 되었고, 이 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지만,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 스테가노그래피. 바로 이 이야기다.

얼마 전 발생한 여러 컴퓨터 관련 범죄들이 모두 들어있는 이야기이기에 더더욱 현실감이 있었다. 가끔은 뒷통수가 저릿할 만큼의 반전과 어쩌면 실제로 일어날 이야기란 생각에 더욱더 빠져들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책의 내용을 읽고 잠시 숨을 쉰 뒤 읽게 된 저자의 글이다. 책 속에선 아주 쉽게 해킹을 할 수 있었다. 해킹이 안 될 땐 사용자 아이디와 비번을 이용해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읽을 땐 별 생각 없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개인정보가 모이게 되면 그 정보가 단순 개인정보가 아닌 중요한 국가정보가 됩니다. 하나의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를 소홀히 하게 된다면 국가안보에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이버세상에서 개인정보를 철저히 관리해야만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갈 수 있으며,서로 간에 더 친밀해지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책을 넘겨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해커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것이 그동안 우리의 정보가 마구잡이로 나갔다는 말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그저 한낱 개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인데, 이게 무슨 국가안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사이버범죄와 개인정보관리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었다. 또한 지금도 어디선가 마구잡이로 날아오고 있는 스팸메일에 대한 경각심도 생겼다.

어쩌면 아주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과거사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여러 반전으로 재미를 더하고, 경각심을 일깨워준 것 같다.

영화로 나왔으면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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