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휴의 디자인 천연비누

미휴의 디자인 천연비누 - 내 피부에 딱 맞춰 디자인한 핸드메이드 비누
권경미(미휴)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1월

비누.

요즘엔 천연비누가 뜨고 있다.

나 역시 아이의 몸에 물 사마귀가 생기면서 알게 되었다.

율무비누를 판매한다는 것.

개개인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드는 천연비누.

시중의 비누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목적에 맞게 천연재료를 이용한 비누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나 요즘엔 재료를 구하기 쉬워져 개인이 배워서 만드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조리원 특강 수업으로 만들어본 적이 있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모유비누를 만들어 보았었는데 시중의 비누보다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조금 무른 느낌은 있지만 비누를 사용하고 나서도 그리 건조해지지 않아서 좋다는 느낌이었다.

나도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찾아본 비누 만들기 책.

미휴의 디자인 천연 비누책은 초보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비누 만들기를 알려주고 있었다.

천연비누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두어야 할 용어, 도구, 재료에 대한 설명까지.

특히나 들어가는 천연 첨가물에 관한 설명은 초보인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나오는 비누의 디자인.

액화된 비누이기에 굳기 전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었는데 신기한 것이 많았다.

비누라는 기본적인 모습그대로 사용할 수 도 있겠지만 미휴의 디자인 천연비누는 장식품으로 쓰기에도 충분해보였다.

특히나 다양한 그림의 형태로 보이는 비누는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주기에도 좋아보였다.

군데군데 비누를 만들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팁 부분 역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비누 만들기를 처음 접해보면 분명 실력차이가 날 것인데 이런 팁은 숙달 된 뒤에나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비누를 찾기 힘든 사람.

특수한 성분을 넣어 미백이나 여드름 아토피에 좋은 비누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지인들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만들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는 사람.

무엇인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책.

미휴의 디자인 천연비누.

강력 추천한다.

[서평] 절찬리 육아중

절찬리 육아중 - 아들 때문에 울고 웃는 엄마들을 위한 육아그림 에세이
장은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육아란 참 어려운 일이다.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막연히 힘들겠거니 생각만 했었다.

그러던 내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들 둘을 키우다 셋째를 임신해 있는 동안 셋째는 성별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10명중 9명에게 들은 것 같다.

딸이라는 말에 대부분은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변에 아들 넷인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는 할머니들이 보면 열에 다섯은 혀를 차고, 나머지 다섯은 아들 복 많이 좋겠다고 말을 한다고 했다.

성별에 차이 없이 그저 내 아이이기에 예쁜 것인데 참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다둥이 맘들을 바라본다.

특히나 아들을 키우면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아들 둘을 키울 때 많은 사람들에게서 동정의 눈빛을 받아보았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아들 셋 맘‘이라는 표지의 글귀.

작가도 평탄치는 않았겠구나 하는 동료애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무도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막둥이 쭈쭈 먹이고

둘째 녀석 자는 거 확인하고

짬나는 대로 그리는 그 시간이

대단한 그림은 아니지만 참 좋았다.

누구 엄마, 누구 아내가 아니라

그냥 그림 그리는 시간 동안

오롯이 나인 것 같아서.

아이를 키우기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

내 이름 석 자보다 누구 엄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시기.

예쁜 내 자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이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그 시기.

워킹맘은 워킹맘대로, 전업맘은 전업맘대로.

자신을 내려놓고 살아야 하는 시기이기에 더 그런 것 같다.

뭣 모르는 사람들 말마따나 ‘집에서 노는데

왜 이렇게 온몸이 천근만근 아프고 피곤한 걸까?

맘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는데 뭐가 힘드냐는 말.

저 말에 참 많은 아이 엄마들이 섭섭해 하고 화를 냈다.

겪어보니 저 말처럼 다른 이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주부에게는 집이 직장인데, 직장에서 노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아이 놀 때 쉬면되지 않느냐?

집에서 애 키우는 게 제일 쉬운 일이다.

식기세척기에 그릇은 스스로 걸어 들어가나요?

청소보다 정리가 힘들죠.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데 세탁물 뒤집어진 것, 주머니 내용물 확인, 세탁 후 건조시키기, 건조된 세탁물 개기.

그리고 아이는 혼자 놀지 않아요.

엄마 되고선 화장실을 제때 못가서 변비 왔어요.

애 키우는 게 제일 쉬운 일이면 우리 애 1시간만 봐주세요.

눈으로 보는 see말고, 돌보는 care요.

옆 테이블에서 어떤 젊은 남자들이 구시렁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남편들은 회사에 가서 뼈 빠지게 일하는데 아줌마들은 이렇게 팔자 좋게 외식하고 다닌다는 이야기였다.

어휴, 댁들한테 도와달라고 안 했으니 한심하게는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 아저씨들아! 몇 달 만에 나온 외식이라고!

밥 때려 넣는 거 못 봤니? 모르면 말을 말아.

참 공감가는 상황.

인터넷에 보면 이런 상황을 남편 돈으로 놀고먹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이를 키우면 밖에 나가 밥도 못 먹는 것일까?

내 남편은 힘들게 돈 버느라 고생하지만, 적어도 회사에 있는 동안은 화장실 가는 것이나 밥 먹을 때 누가 방해하지는 않는데.

집에서는 애 챙긴다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밥.

밖에 나와 그나마 남이 차려주니 입이든 코든 넣을 수라도 있는 것인데.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전부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먹고 싸는 것 밖에 하지 못하던 갓난쟁이를 사람 만드는 일이니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공감할 수 있는 육아이야기이기에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책.

육아로 지친 사람이라면 웃으며 울며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서평] 우리와 당신들

우리와 당신들 ㅣ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오베라는 남자로 잘 알려진 프레드릭 배크만.

그의 소설에는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랬다.

처음 책을 보고 그 두께에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책의 주제.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책 제목이 주제라는 느낌이다.

우리와 당신들.

Us Against You.

어떤 상황을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제목.

우리와 당신들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가장 아름다운 나무 아래에 묻을 것이다.

이 글귀를 읽고 다시 한 번 읽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찾아보니 베어타운이라는 그의 전작에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베어타운을 읽지 않고 읽었을 때도 문제는 없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꼭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

전작에서는 그가 또 어떤 이야기를 펼쳐주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에서부터 시작한다.

베어타운에서 일어난 큰 사건.

하키 팀의 스타였던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이 베어타운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탕.

탕탕탕.

탕탕탕탕탕.

같은 글자의 반복.

이 상황에도 저 상황에도.

이 사람에게서도 저 사람에게서도.

같은 글자를 통해 느껴지는 긴장감.

읽으면서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느낌.

이런 느낌은 참 오랜만이었다.

경기는 간단할지 몰라도 사람들은 절대 간단하지가 않다. 탕 탕 탕.

하나의 사건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 나간다.

처음 일어난 일로 인해 누군가가 행동하게 되고, 그 행동으로 인해 또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되고.

꾸준히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는 느낌.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우리라는 테두리와 당신들이라는 테두리가 계속 변화했다.

현재 나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어떤 이익을 더 중시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정을 하게 되고, 그 결정으로 인해 또 테두리가 만들어지게 되고.

우리는 최선의 최선을 다 했다.

그날 밤에 가진 모든 것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승리자는 누구일까?

승리자가 있긴 한 것일까?

내가 한 선택이 과연 맞는 선택일까?

과연 이게 최선의 선택인 것일까?

일 년? 일 년만 더 누릴 수 있다면 뭐든 포기할 수 있지 않을까? 일 년은 영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전체적인 이야기보다 군데군데 적힌 이런 글귀들이 더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의 좋은 글귀만 모아 책을 한권 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을 다 읽은 지금 바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줄거리가 뭐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느낌이라고나 할까?

줄거리를 말하다보면 책 한권을 전부 읽어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책.

책 한권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

역시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서평] 세상의 모든 딸들

세상의 모든 딸들 1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처음 제목만 보고서는 딸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는 느낌만 있었다.

그런데 배경이 2만 년 전 구석기라는 글귀를 보았다.

그리고 보였다.

표지에 적힌 글귀.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세상의 모든 딸들이 눈물로 맹세하지만, 왜 끝내 엄마처럼 살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아주 예전부터 여자, 딸이라는 존재는 서글픈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같은 여자로써, 딸에게 하고픈 이야기.

구석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했다.

주인공 야난.

그녀는 엄마와 아빠의 그늘에서 동생과 편하게 살고 있었다.

시대적 배경상 지금의 편안함과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잘 곳과 먹을 것을 함께 해결해 가는 가족이 함께였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야생이었기에 그들의 삶은 힘들었다.

짐승들을 피해야했고, 먹을 것을 구해야했다.

추운 날씨에 어는 몸을 녹이기 위해 땔감도 부지런히 모아야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사냥이었을 것이다.

하루하루 배부르게 먹고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것.

그 일은 대부분 힘이 센 남자들의 몫이었다.

그렇기에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중요한 시대였다.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하는 일이 잦은 시절.

이동하는 사이, 야난의 엄마는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만삭의 임산부에게도 가차 없는 현실.

난산을 겪은 그녀는 죽고 만다.

그 이후 가족들과는 흩어지게 되고, 결국 야난의 아빠마저 사냥 중에 상처를 입고 죽고 만다.

그렇게 동생과 홀로 남겨진 야난.

하지만 그녀는 동생을 잘 지켜낸다.

야생에서 스스로 몸을 지키며 사냥을 하고, 동생을 지킨다.

서로 필요에 의해 늑대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남는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그녀의 보금자리.

하지만 그곳은 예전 같은 상황이 아니다.

같이 살던 사촌들은 남아있지만, 이미 많은 것이 달라진 상황

그녀의 가족이 가진 전통이 아닌 다른 이들의 전통을 강요받고, 성인식을 치른다.

그녀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여자이기에 느껴야하는 많은 설움이 기다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자이기에 겪어야하는 아픔과 슬픔.

굳건해 보이던 그녀의 엄마조차 여자이기에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여자의 존재 이유를 묻는 책.

1권을 모두 읽고 나니 2권이 더욱더 궁금해진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서 빛나는 여자의 인생이 펼쳐질 것 같다.

[서평] 저 청소일 하는데요?

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어느 순간 귀천이 생겨버렸다.

힘 적게 들이고 돈 많이 버는 직업.

공부를 많이... 아주 많이 해야지만 가능한 직업.

이런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미래의 꿈이 건물주라는 초등학생의 대답이 우리의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좋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당당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좋은 직업이 아니면 남들에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초록초록한 바탕에 아주 해맑은 한 여자.

당당하게 청소일 한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니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찌릿했다.

나는 나를 소개할 때 저렇게 당당한 표정으로 말한 적이 있던가?

나보다 더 잘난 사람에게 기가 죽어 나를 하찮게 여긴 적은 없었나?

그저 제목 하나만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

하지만 그 직업으로는 먹고 살 만큼 돈을 벌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일, 청소

청소를 하며 먹고 살만큼 돈은 벌지만, 세상의 편견과 자신의 편견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면 청소라고 할지 그림그린다고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 똑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먹고 살수는 없지만 명칭만으로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직업.

먹고 살 수 있지만 명칭만으로 남들이 왜 그 직업을 가졌냐고 묻게 되는 직업.

책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그대로 표현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어떨지 미리 예상하고 나를 더 부풀려 표현했다.

왜 나는 나 그대로를 사랑하지 못했을까?

나를 더 부풀려 더 좋게 포장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과연 그렇게 부풀려진 나는 행복한 것일까?

수식어 가득한 성공스토리보다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간결하고 짧지만 그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가슴에 남는 긴 여운.

나도 나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나를 얼마나 더 사랑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보다 앞에 나아가는 사람을 바라보며 그들을 따라잡고 싶어 안달하는 내 모습.

스트레스 가득한 내 모습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현재에 만족하고, 나 스스로를 어제보다 자라게 하는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거짓된 나를 만들기보다 현재의 나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나를 만들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