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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어느 순간 귀천이 생겨버렸다.
힘 적게 들이고 돈 많이 버는 직업.
공부를 많이... 아주 많이 해야지만 가능한 직업.
이런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미래의 꿈이 건물주라는 초등학생의 대답이 우리의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좋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당당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좋은 직업이 아니면 남들에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초록초록한 바탕에 아주 해맑은 한 여자.
당당하게 청소일 한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니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찌릿했다.
나는 나를 소개할 때 저렇게 당당한 표정으로 말한 적이 있던가?
나보다 더 잘난 사람에게 기가 죽어 나를 하찮게 여긴 적은 없었나?
그저 제목 하나만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
하지만 그 직업으로는 먹고 살 만큼 돈을 벌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일, 청소
청소를 하며 먹고 살만큼 돈은 벌지만, 세상의 편견과 자신의 편견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면 청소라고 할지 그림그린다고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 똑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먹고 살수는 없지만 명칭만으로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직업.
먹고 살 수 있지만 명칭만으로 남들이 왜 그 직업을 가졌냐고 묻게 되는 직업.
책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그대로 표현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어떨지 미리 예상하고 나를 더 부풀려 표현했다.
왜 나는 나 그대로를 사랑하지 못했을까?
나를 더 부풀려 더 좋게 포장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과연 그렇게 부풀려진 나는 행복한 것일까?
수식어 가득한 성공스토리보다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간결하고 짧지만 그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가슴에 남는 긴 여운.
나도 나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나를 얼마나 더 사랑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보다 앞에 나아가는 사람을 바라보며 그들을 따라잡고 싶어 안달하는 내 모습.
스트레스 가득한 내 모습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현재에 만족하고, 나 스스로를 어제보다 자라게 하는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거짓된 나를 만들기보다 현재의 나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나를 만들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