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리셋하고 싶을 때 읽는 66가지 Hint
사이토 시게타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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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가 오류메세지를 화면 가득히 출력할 때, 게임기가 오작동을 할 때, 우리는 쉽게 리셋버튼을 누른다. 리셋버튼은 빠르고 손쉽게 오류상태를 정상상태로 재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사도 일이 복잡하고 손도 못댈정도 꼬였을 때, 리셋버튼을 눌러 손쉽게 다시 시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단순한 기계와는 다르기에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끝내고 만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도 어렸을 때부터 나름대로의 리셋을 경험해보고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창시절 공부하다 벽에 부딪힐 때 문방구에서 새노트를 사고 다시 그 과목에 새로움 마음으로 도전하곤 한다. 또, 여성들은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을 싹 바꿔서 기분을 새롭게 하는 기술을 무의식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이것 또한 크게 보면 우리의 마음을 리셋하여 일상을 활기차게 살아가기 위한 테크닉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리셋하고 싶을 때 읽는 66가지 Hint>에는 특별한 비법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비법들로 일상생활에서 다른 방향에서 생각하기,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기, 집착을 버리기등과 같은 아주 간단하고 사소한 충고들로 구성되어 있다.

# 한마디로 요약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 기분전환서
 
# 인상깊은 구절
남이 하는 말을 일일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타인은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여러 가지 말을 하는 법이니 그런 말을 들으면 속으로 ‘알 게 뭐야’ 라고 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바로 리셋의 달인이다.
(104쪽)

후회하지 않는 비결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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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 - 시로 옮기고 싶은 순간을 놓치다
로저 하우스덴 지음, 김미옥.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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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언가를 좋아할 때 처음에는 막연히 좋고 그것으로 만족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그것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고, 말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당신에게 평소 간직하며 외우고 있는 시가 있다면, 당신은 그 시의 어떤 점이 좋은지 콕 집어 말할 수 있는가?"

 <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이란 책은 19명의 시인, 35편의 시를 통해 위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로저 하우스덴은 여러 시를 이미지, 목소리, 분위기, 시선, 의인화, 그림자, 은유, 환경, 개연성, 호흡, 자의식, 틈새, 실마리, 색애, 모순어법의 키워드를 통해 시의 힘을 설명하고 있다. 

 니체는 사람은 자기 체험만큼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은 초보자를 위한 시 소개서라서 그런지 상세하고 친절하게 시의 매력과 시의 위력에 대해서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시보다는 소설 쪽이 더 친근하고 익숙한 나로써는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는 시의 매력에 대해 다 알기에는 좀 부족했다. 하지만 미흡한 부분은 나의 역량이 부족한 탓일터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번역서라 그런지 예시들이 모두 외국시라는 점이다.


# 인상 깊은 구절
 말해주세요. 단 하나밖에 없는 고유하고 소중한 삶을 통해 당신이 계획하는 것이 무엇인지?
메리 올리버(Mary Oliver)의 시 <여름날(The Summer Day)>

 나는 이 세상을 다녀갔다는 것만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메리 올리버(Mary Oliver)의 시 <죽음이 다가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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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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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기억은 안전합니까?" 라는 도발적인 멘트로 시작하는 <오즈의 닥터>는 첫 대면부터 우리를 미궁 속에 밀어넣고 한껏 비웃을 듯한 포스로 시작한다. 책을 들고 표지를 보면 닥터 팽인지 변태 팽인지 모를 고대 설화속에 등장하는 괴물같이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독자를 반긴다. 표지의 거북한 닥터 팽의 자태를 잠시 접고 책을 읽어 나가지만 금새 책 속에서의 닥터 팽의 엽기 행각에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순간 `어 이거 닥터 팽이 주인공인 소설인가?’라고 반문해보지만 계속 읽어나가 보니 막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오즈의 닥터>는 닥터 팽과의 상담, 김종수의 회상, 수연의 상황 세 가지 장면이 번갈아 나타나 포개지고 겹쳐가며 스토리를 완성해 나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이야기가 변경된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전개되어 어느 정도 완성되면,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서 뻥 발로 차서 허물어 버리고, 다시 재구축하고를 반복하는 사이에 독자는 물론 소설 속 주인공들마저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각의 경계선인지 혼란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 도대체 진실이라는 게 뭐죠? 뭐가 현실인가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은 현실인가요? 여기있는 내가 현실이에요? 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 거죠?
- 자네가 믿고 싶어 하는 부분까지가 망상이고 나머지는 전부 현실이지. 자네가 버리고 싶어 하는 부분, 그게 바로 진실일세. (172쪽)

 <오즈의 닥터>에서 오즈의 닥터는 아마도 닥터 팽을 지칭하는 것일터이다. 이런 변태같은 닥터에게 오즈라니... 여기서 오즈는 환상의 세계라도 지칭하는 것일까?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도 닥터 팽의 존재는 여전히 미혹 속에 남아있다. 이 스토리가 단순한 마약쟁이 정신병자의 환각이야기인지, 아니면 단순한 현대인 고질적인 문명부적응으로 인한 정신병에 대한 이야기 인지는 독자에 따라 평이 나뉘겠지만 적어도 작가가 이야기를 분할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독특했다. 그러한 참신성이 제1회 자음과 모음 문학상을 수상한 원동력이라 나름 추측해 본다.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우화속의 이발사처럼 "너무나도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고 말하고 싶어 죽을 것 같다"는 작가는 <오즈의 닥터>라는 소설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보인다. 적어도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많은 독자들이 오히려 이야기에 휘둘리는 자신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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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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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 필즈상
 필즈상이란 상이 있다. 국제수학자연맹(International Mathmatical Union)의 주관으로 열리는 ICM(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Maticians)이란 수학자들의 행사에서 주어지는 상이다.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빠를 것이다.  "수학은 과학의 여왕"(가우스)이라고 하는 수학계에서 가장 큰 상이 바로 이 필즈상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노벨상에 필적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록 금전적인 가치는 노벨상에 훨씬 못 미치지만 4년마다 최대 네 명에게만 주어지므로 노벨상보다 더 받기 어렵다는 필즈상은 수학자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이다. 이 필즈상은 흥미롭게도 누가 수상자인지 최후의 순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그리고 한편으론 안타깝게도 재능 있는 젊은이를 고무한다는 원칙에 따라 ICM이 열리는 해 1월 1일에 40세 이하인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나이제한이 있다.

 2006년 8월 22일 마드리드 ICM까지 필즈상 수상자는 총44명이며, 수학계의 최고의 영예인 이 상을 받은 여성은 아직 없었다. 또한 필즈상을 거부한 사람도 전무했다. 이 명예롭고 영광스런 왕관에 흠집을 낸 사람이 없었다. 페렐만이란 사나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그는 이 영광의 상을 거부했다. 이로써 최초로 필즈상을 거부한 사람이 탄생한 것이다.

"그는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에 인생을 다른 눈으로 본다."  
- 2006년 ICM개최자, 국제수학자연맹의 회장 존 볼(John Ball)
1)

파리 > 개미
파리가 개미보다 더 낫다. 혹은 우월하다고 말한다면, 그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만은 파리가 개미보다 더 낫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파리는 알지만 개미는 모르는 것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위성수학자들이다.

농구공이 공 모양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농구공의 표면을 기어가는 파리나 개미에게는 농구공이 완전히 평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파리는 개미보다 낫다. 파리는 3차원으로 날아올라 멀리서 표면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러면 파리는 자기가 붙어 있던 물체가 농구공인지 아니면 타이어 튜브인지 알게 될 것이다. 2)

천재성 ≠ 꼼꼼함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이란 책은 책의 전반부에는 푸앵카레의 일대기와 업적들을 서술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푸앵카레의 일대기를 하나하나 되집어 보면 푸앵카레야말로 천재라는 칭호에 아깝지 않은 뛰어난 수학자이다. 하지만 하늘은 여러 가지 재능을 주지 않는지 푸앵카레는 어려서부터 미술과 체육에는 젬병이었다. 수학에 관한 논문을 쓸 때도 뛰어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발휘한 반면 의외로 자주 간단한 증명이나 사실을 생략해 버리고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버릇은 후에 논문에 오류가 생기게 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꼼꼼함과 세심함의 부재 때문인지, 아니면,천재로서도 쉽사리 풀기 어려운 난제 였는지 푸앵카레는 한 세기를 고민하게 할 한 가지 질문을 던져놓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다루어야 할 질문이 하나 남았다."
"어떤 다양체의 기본군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체가 구면과 위상동형이 아닐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질문은 우리를 너무 멀리 헤매게 할 것이다."
 푸앵카레는 그 질문을 열어놓은 채로 1903년 11월 3일에 팔레르모시 루기에르 세티모 가 30번지에 위치한 수학회 편집부로 논문을 발송했다. 그의 논문은 그로부터 몇 달 뒤인 1904년에 출판되었다.
 자신의 직감을 정리가 아니라 질문으로 제시한 것은 천재다운 솜씨였다. 이제 답을 제시하고 필요한 증명을 하는 것은 푸앵카레의 몫이 아니라 동료 수학자들의 몫이 되었다.
3)

페렐만의 논문 ⊃ 차오와 주시핑의 논문 
 페렐만이 수학계와 관계를 끊은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사는 발견 순서를 둘러싼 숱한 논쟁으로 얼룩져 있으며, 수학사도 예외가 아니다. 페렐만은 자신의 증명을 출판하기를 꺼렸고,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의 성취에 편승하여 명예를 낚아채기가 쉬웠다.
"나는 내가 능욕당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한 일도 당하니까." 
그는 논쟁을 혐오하는 성격을 타고났다.
4)

 2002년과 2003년 페렐만이 패앵카레의 추측에 대한 증명의 마지막 방점을 찍을만한 논문을 올린 이후 자신의 증명을 구체적으로 출판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그 빈자리를 노리고 차지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게 된다. 2005년 중국의 차오와 주시핑이 새로운 논문을 내고, 중국 언론은 미칠 듯이 기뻐하면 대대적인 보도를 한다. 그리고 중산 대학은  [중산대학 교수 주시핑이 100년된 수학 문제를 풀었다.]와 같은 성명을 발표한다. " ......최종적인 '마무리' 작업은 중국인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은 골드바흐 추측(의 증명)보다 훨씬 더 중요한 대단한 업적입니다." 중국 통신사 신화통신은 "........두 명의 중국인 수학자.... 1세기 넘게 괴롭힌 문제의 해결에 마지막 조각들을 맞춰 넣었다...... 페렐만은 그 추측의 증명을 위한 지침을 제시했지만 문제를 푸는 방법을 정확히 지적하지 않았다."

 이 모든 언론의 주목은 수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수학계의 항의와 조롱에 중국의 야우 박사(차오의 과거 스승)는 자신의 홍보를 위한 인터넷 방송과 웹사이트 개설을 했고, 변호사를 통한 명예훼손 소송에까지 이른다. 이 사태는 차오와 주시핑의 논문이 클라이너와 로트가 쓴 논문(페렐만의 증명을 명료화한 논문)의 첫 버전을 그대로 사용한 문장이 발견 됨으로써 비로서 막이 내리게 된다. 


밀레니엄 상 & 100만 달러
 클레이수학연구소에서는 세계 7대 난제에 대해서 각 문제당 100만달러를 걸고 밀레니엄 상을 제정한 적이 있다. 그 중에 이 푸앵카레의 추측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만약 푸앵카레의 추측에 대한 밀레니엄 상이 수여가 된다면 페렐만이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밀레니엄 상은 페렐만에게 수여가 되지 않았다.(적어도 책상에서는 그렇다.) 5) 그런데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란 책과 관련된 일부 리뷰에서는 페렐만이 ’100만달러의 상금을 거부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실제로 그런 사실이 있었는데 책에는 기록이 안 된건지, 아니면 그 리뷰를 쓴 분들의 착오인지 진위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100만 달러를 수여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하여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100만 달러를 받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100만 달러를 걷어차는 것은 더 대단한 일이지만 6) ..........유일하게 남은 질문은 상금 100만 달러가 언제 수여될 것인가 하는 것 뿐이다. 7)

# 인상 깊은 소절
푸앵카레의 추측은 100년 후에 그리고리 페렐만에 의해 해결되었고, 4색 문제는 200년 만에 풀렸으며,페르마의 추측은 300년, 케플러 추측은 400년 만에 해결되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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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리더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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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POINCARE’S PRIZE)> 조지 G.슈피로 저, 전대호 역, 김인강 감수, 도솔(2009), p.15
2) 같은 책, p.21~22
3) 같은 책, p.141
4) 같은 책, p.18
5)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 초판 1쇄는 2009년 11월에 발간되었다.
6) 같은 책, p.326~327 이 소절 때문에 페렐만이 100만 달러를 거부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7) 같은 책, p.327 하지만, 이 책에선 밀레니엄 상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는 것이다. 
8) 같은 책,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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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천규석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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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다소 수그러 들었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한참 Nomad(노마드:유목민을 뜻하는 라틴어)열풍이 불었었다. 마침 유목국가중 최대로 번성했던 몽골의 칭기즈칸이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세계 인류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로 꼽히기도 하고 지식인들사이에도 유목주의에 대한 많은 글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래서 nomad는 하나의 트랜드이자 지향점같은 단어가 되었다. 국내 유명 가전제품회사인 S전자의 카피라이트도 Digital Nomad일 정도 였다.

으레 그렇듯 그렇게 유목주의의 광풍도 지나가고,  막연히 유목주의는 좋은 것이고 바람직한 것인가보다는 인상만을 가지고 지내고 있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역시 모두 다 Yes를 외치고 있을 때  반대의견들은 소중하고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물론 터무니 없는 논리나 강짜가 아닐경우에 말이다.

이 책은 저자 천규석씨를 본인을 농사꾼 철학자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농사꾼과 철학자 어색한듯 세련되게 참 재미있는 조합이다. 농사를 짓는 분이라서 그런지 저자는 항상 모든 사유는 농촌에서 시작되고 상대방에 대한 가치평가 또한 농촌에 대해 적대적 발언이나 정책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호되게 일갈을 가한다.
 
책의 구성은 제1부 꼴볼견 세상과 제2부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로  크게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첫번째 소제목부터 ’입 닥쳐라, 브리지트 바르도야’ 이다.
이렇듯 이 책 내내 단호하고 딱 부러지는 어조로 호와 불이 분명하게 나눠서 주장을 전개하기 때문에, 어떤 이들에게는 통쾌함을 또 다른이들에게는 불편함을 선사한다.

또한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서슴없이 메스를 들이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 책에선 한 쪽에서 칭하는 진보정권(나도 예전에 비해서 약간 보수성이 적다이지 진보정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과 제도정치권에 진출한 자칭 진보주의자들을 허울뿐인 진보주의자들이고 학생운동자들도 철부지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복지국가주의는 강제적인 수탈을 일삼는 기만적인 국가주의가 되어버린다.

단 이 책에서 하는 주장은 너무나 급진적인 그리고 농촌에만 치우쳐서 편중된 논지가 많다는 것은 흠이다. 그렇지만 반대쪽 논리들이 너무 강하고 이런 성향의 주장이 드물다는 데서 일독할 만하다.


# 인상깊은 귀절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01년 12월 15일자에서 유럽에서도 오래전에 성의(聖醫) 히포크라테서가 강아지를 균형 잡힌 건강식으로 권했으며, 로마인은 쥐를 먹었고, 스페인 사람들은 고양이고기탕을 즐겼는가 하면 스위스인들은 개고기포를 만들어 먹었다는 보도를 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도 지난 1870년 프러시아 군에 포위됐을 때로부터 한동안은 식용 여부 논란을 거쳐 개고기와 고양이고기의 잡탕까지 만들어 즐겼다고 한다  (페이지 : 20   )

 개혁이란 이론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해서 없던 관행을 법률로써 강제로 제도화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필요로 이미 실행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나 잘못이 없이 그들에게 편안하게 관행화되어 있는 것을 불법이 안 되도록 추후에 법제화시켜주는 것이 올바른 제도화고 개혁이다. (페이지 : 85   )

 그 톡톡 튀는 신세대의 감성이란 것이 기성세대의 상업주의에 의해 유도되고, 확장되고, 통제되고, 길들여진 감성이 아니던가?    (페이지 : 181~182   )
 
# 관련서적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천개의 고원>
이진경 <노마디즘1>,  <노마디즘2>
하워드 리먼 <성난 카우보이>
예릭 슐로서 <패스트푸드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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