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천규석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은 다소 수그러 들었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한참 Nomad(노마드:유목민을 뜻하는 라틴어)열풍이 불었었다. 마침 유목국가중 최대로 번성했던 몽골의 칭기즈칸이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세계 인류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로 꼽히기도 하고 지식인들사이에도 유목주의에 대한 많은 글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래서 nomad는 하나의 트랜드이자 지향점같은 단어가 되었다. 국내 유명 가전제품회사인 S전자의 카피라이트도 Digital Nomad일 정도 였다.
으레 그렇듯 그렇게 유목주의의 광풍도 지나가고, 막연히 유목주의는 좋은 것이고 바람직한 것인가보다는 인상만을 가지고 지내고 있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역시 모두 다 Yes를 외치고 있을 때 반대의견들은 소중하고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물론 터무니 없는 논리나 강짜가 아닐경우에 말이다.
이 책은 저자 천규석씨를 본인을 농사꾼 철학자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농사꾼과 철학자 어색한듯 세련되게 참 재미있는 조합이다. 농사를 짓는 분이라서 그런지 저자는 항상 모든 사유는 농촌에서 시작되고 상대방에 대한 가치평가 또한 농촌에 대해 적대적 발언이나 정책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호되게 일갈을 가한다.
책의 구성은 제1부 꼴볼견 세상과 제2부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로 크게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첫번째 소제목부터 ’입 닥쳐라, 브리지트 바르도야’ 이다.
이렇듯 이 책 내내 단호하고 딱 부러지는 어조로 호와 불이 분명하게 나눠서 주장을 전개하기 때문에, 어떤 이들에게는 통쾌함을 또 다른이들에게는 불편함을 선사한다.
또한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서슴없이 메스를 들이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 책에선 한 쪽에서 칭하는 진보정권(나도 예전에 비해서 약간 보수성이 적다이지 진보정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과 제도정치권에 진출한 자칭 진보주의자들을 허울뿐인 진보주의자들이고 학생운동자들도 철부지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복지국가주의는 강제적인 수탈을 일삼는 기만적인 국가주의가 되어버린다.
단 이 책에서 하는 주장은 너무나 급진적인 그리고 농촌에만 치우쳐서 편중된 논지가 많다는 것은 흠이다. 그렇지만 반대쪽 논리들이 너무 강하고 이런 성향의 주장이 드물다는 데서 일독할 만하다.
# 인상깊은 귀절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01년 12월 15일자에서 유럽에서도 오래전에 성의(聖醫) 히포크라테서가 강아지를 균형 잡힌 건강식으로 권했으며, 로마인은 쥐를 먹었고, 스페인 사람들은 고양이고기탕을 즐겼는가 하면 스위스인들은 개고기포를 만들어 먹었다는 보도를 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도 지난 1870년 프러시아 군에 포위됐을 때로부터 한동안은 식용 여부 논란을 거쳐 개고기와 고양이고기의 잡탕까지 만들어 즐겼다고 한다 (페이지 : 20 )
개혁이란 이론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해서 없던 관행을 법률로써 강제로 제도화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필요로 이미 실행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나 잘못이 없이 그들에게 편안하게 관행화되어 있는 것을 불법이 안 되도록 추후에 법제화시켜주는 것이 올바른 제도화고 개혁이다. (페이지 : 85 )
그 톡톡 튀는 신세대의 감성이란 것이 기성세대의 상업주의에 의해 유도되고, 확장되고, 통제되고, 길들여진 감성이 아니던가? (페이지 : 181~182 )
# 관련서적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천개의 고원>
이진경 <노마디즘1>, <노마디즘2>
하워드 리먼 <성난 카우보이>
예릭 슐로서 <패스트푸드의 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