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고증을 토대로 초대교회의 모습을 그려 낸 소설. 엄청 짧고 읽기 쉬워서 몇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읽으면서 삶과 연결된 예배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 내용과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 삶과 연결된 예배 : 이런저런 종교와 철학이 만연하던 로마 시대, 푸블리우스는 글레멘드의 초대로 아굴라와 브리스가의 저녁 만찬 모임에 참석한다. 집에 도착해 인사를 나누고 난 후 응접실에 들어가며 푸블리우스는 “이제 예배가 시작되는 건가?” 라며 묻는다. 그러자 글레멘드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이렇게 대답한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실제로 예배는 시작되었지.“
집에서 펼쳐진 만남도 지금의 예배와는 사뭇 달랐다. 오히려 정말 이웃들을 초대한 저녁 만찬에 가까웠다. 그러나 곳곳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묻어났다. 처음 식사에 초대받은 외부인을 가장 상석에 앉히고, 노예와 자유인이 함께 앉았으며, 동일한 음식을 나눠받았다. 노예 해방을 주제로 토론하고, 하나님이 지으신 것을 노래하였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어울려 놀았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함께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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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이 예배가 되어야 하듯이 예배 또한 삶과 분리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홀로 와서 나 혼자 예배 드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원들과 소통하고 교제하며 함께 예배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 이후 (어쩌면 이전부터) 사회 분위기에 따라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상당 부분 개인화되었다. 소모임이 줄었고, 먼저 다가가는 걸 서로 조심스러워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공동체성이 옅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여기에는 예전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공동체 분위기에 대한 반발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 새로운 교회 공동체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이 되는 것이 초대교회일 것이다. 형식은 옅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강한 1세기 교회 예배의 모습을 통해 다시 교회가 회복되기를, 먼저 우리 청년부가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