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수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왜 항상 여자만을 향할까.
낙태에 따른 고통과 아픔은 오롯이 여성의 몫이며 그에 대한 법적 처벌이나 책임 또한 여성만이 져야 한다는 법칙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남성의 책임은 그럼 어떻게 지도록 할 것인가.
진정한 페미니즘은 없다. 나는 누군가 허락하는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될 생각이 없다. 이것은 나도 모르게 가하는 폭력을 성찰하지 않겠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의 거부다. 나는 나 존재 자체로 자유로워지고 싶고,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자유롭길 바랄 뿐이다. P.111-112
임신은 함께 했지만 동생의 몸만 불법이 되었다. P.115
낙태는 ‘그녀‘의 책임인가? 한 여성의 임신은 섹스만이 아닌, 수많은 사회적 요건(성교육 부재, 섹슈얼리티에 대한이중 잣대, 강간문화 등)과 연결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임신후 여성의 선택도 사회적 여건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열악한 비혼모 지원, 사회적 편견, 여성 노동의 빈곤화와 보육제도, 교육제도의 위기와 같이 복잡다단한 현실이 교차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의 복잡함은 ‘선택‘이라는 한 단어로뭉개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낙태 이슈에서 남성이 드러나는 순간은 하나다. ‘남성‘ 정부 부처와 의사가 함께 여성의 몸에서일어나는 일을 범죄로 만드는 공모의 현장. 2016년 10월 보건복지부와 산부인과 의사들은 여성의 몸을 두고 줄다리기를 했다.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수술을 한 경우‘를 ‘비도덕적 진료 행위‘라며 산부인과 의사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입법을 예고하자, 산부인과 의사들은 그렇다면 어떤 경우의 임신중절수술도 하지 않겠다며 여성의 몸을 볼모로삼았다. 그들의 논쟁 속에 당사자인 여성은 없었다. 이 일은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를 촉발시켰다. "내 자궁은 내 것이다" 검은 시위의 대표적 구호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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