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인 선택을 하고 책임을 잘 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수동적인 사람이 아니라 주체적인 사람으로 삶을 살아내야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관념으로 존재하지 않고 신체로 존재한다. 몸은 개인이 세상과 관계 맺는 최전선의 연결망이고, 그 연결망이 부딪치며 겪는 이야기가 이론의 기반이 된다. 경험은 이론보다 낮은 수준이 아니며, 이론은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수치스러워할수록, 특히 그것이 여성의 몸일 때 여성담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경험을 ‘공론화‘하기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러한 수치심과 연결되어 있다.
나에게 "사적인 거 말고, 공적인 말을 하라"고 요구한 사람 중에는 ‘페미니스트‘도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그는 나보다 여성주의 이론은 많이 공부했을지언정, 페미니즘의 사상을 몸으로 체득하지는 못했다. 페미니즘을 활자 속에 가두고 삶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페미니즘은 앎과 삶의 분리와 간극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시스템을 논하기에 앞서 지금 이곳에 스며든 폭력을 돌아보게 만드는 지침이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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