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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공식 - 첫눈에 독자를 홀리는 역대급 주인공 만들기 ㅣ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2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평점 :
히어로, 하면 자연스럽게 마블 영화가 떠오른다. 대세 중의 대세 세계관이지만 사실 나는 마블 영화를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일단 세계관이 너무 복잡해서 이제 와 호흡을 따라가기가 상당히 벅차고, 절대적인 능력자가 모든 불편과 부정을 (본인은 버겁겠으나) 쉽게 해결해 버리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 오히려 어릴 때는 액션 영화를 별 생각 없이 보았던 것 같은데, 이젠 액션 영화를 보다가 현실이 비교될 때 입맛이 쓰디 쓴 어른이 됐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영화도 즐기지 않게 됐는데 <캡틴 마블>, <블랙 위도우>를 보다가(마블을 안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머쓱하긴 하다) '나는 여성 히어로물은 좋아하네'를 깨달았다. 입이 마르고 닳도록 추천하고 칭찬했던 안전가옥 경장편 중 <잘 먹고 잘 싸운다, 캡틴 허니 번>을 읽고도 '아, 뭐야 나 히어로물 좋아하잖아'라고 생각했다. 그냥 근육 빵빵한 쫄쫄이 남자 히어로물을 선호하지 않았던 걸지도...
그렇다보니 일전에 '히어로'라는 소재/주제로 공모전이 있었는데 도통 떠오르는 것이 없어 어영부영 기간을 놓친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며 그것이 떠올라서 새로운 유형의 히어로를 한 번 구상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됐다.
빌런도 그렇지만, 히어로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절대적으로 선하지 않게 됐다. <데드풀>을 보라. 그는 유머(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성희롱/선 넘는 발언 천지)가 뛰어난 히어로다. 불편하지만, 그래서 개그로 소비되는 히어로다. 나는 <데드풀>을 재밌게 보면서도 그의 발언들이 불편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되바라지고 어느 정도 예의를 지키는 여성 히어로도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둔 건 없어서 언젠가 내가 만든 히어로가 고공을 날아다니며 종횡무진하게 될 지 나부터도 기대가 된다. 언제부턴가 마이너로 여겨지던 장르문학이 메이저로 급부상함에 따라, 우리 모두 마음 한 켠에 묻어 둔 히어로를 꺼내볼 때가 됐다. 그 히어로를 매력적이면서 인간적으로 잘 다듬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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