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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공식 - 욕하면서 끌리는 마성의 악당 만들기 ㅣ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1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평점 :

절대 내가 잘 써서는 아니고 작법서를 잘 안 읽는 경향이 있는데, 오랜만에 글쓰기를 도와주는 책을 읽었다. 언제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캐릭터와 관련된 작법서를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 명쾌하고 유쾌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어릴 때는 선과 악에 대해 다소 명확하고 편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어쩔 수 없이) 있기 때문에 빌런은 무조건 나빠!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크다 보니 걔네도 어쩔 수 없었더라... 라는 관용이 생겼다. 의외로 빌런들은 열심히 살기도 한다. 아무래도 버프를 받는 히어로를 이기기 위해서 물밑작업을 낮밤으로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며 참... 쟤도 열심히 사네, 혼잣말을 했더랬다.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근무 시간을 보내는 한국인스러운 생각이긴 하다.

언젠가부터 나뿐만 아니라 트렌드가 바뀐 것 같은데, 어릴 때는 으익 나빠 하고 넘겼던 캐릭터들이 재해석되어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흔해졌다. 작년에 극장에서 보고 푹 빠져버렸던 <크루엘라> 같은. 크루엘라는 심지어 크루엘라 드 빌(Cruella De Vil)이라는 다소 성의 없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원작 애니메이션에서의 동물 학대범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로서 그의 천재성과 대범함에 매료되었다.
그렇다 보니, 나 또한 빌런이라는 명칭을 지닌 캐릭터들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빌런을 탄생시켜 글에 생기를 불어넣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주 탁월한, 예를 들자면 예전에 유행하던 고민 해결의 책 같은 매뉴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창작자라면, 나의 작품 속 캐릭터들이 왜 이리 밋밋한지 고민이라면, 특히 선과 악을 넘나드는 '설득력 있는 나쁜 녀석'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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