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찬호: 저어…… 그런 일은 없지만, 미국에 우리나라를 위임통치해달라고 청원서를 낸다는 건… 그건, 그건 독립운동이 아니라 나라를또 한번……정한경: 그래요, 바로 그거요. 나라를 또 한번 팔아넘기는 꼴로 우린제2의 이완용이가 되는 것 아닙니까?
이승만: 아하, 이런 답답할 일이 있나. 어찌 그리들 사리분별이 없소.
미국에 위임통치를 바라는 건 나라를 팔아넘기는 게 아니라 가장 용이하고 확실하게 나라를 찾는 첩경이라는 걸 알란 말이오. 자아, 두 눈 똑똑히 뜨고 보시오. 이삼십 명이 만주 한구석에서 독립선언서를 발표한다고해서 나라가 찾아지는 거요? 아니오, 세상은 들은 척도 안하고, 일본도까딱도 하지 않소. 왜 그러겠소? 우리가 실제로 아무 힘이 없기 때문이오 독립군이라고 해보았자 만주땅 여기저기 몇십명씩 흩어져 있을 뿐인데, 그걸 가지고 뭘 어쩌겠다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