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놈덜이 아무리 가시밭길 아니라 훨훨 타는 불길얼 맨글어도 조선얼아조 죽이지넌 못하는구만이라. 시방 죽어 있는 조선이야 껍데기 조선이제 알갱이 조선언 펄펄 살아 있덜 않은감요. 조선사람덜이 두 눈 똑바라지게 뜨고 살아 있응게 조선이야 죽은 것이 아니제라. 왜놈덜이 친일배빼놓고 조선사람덜얼 다 죽여야 조선얼 영영 죽이는 것인데, 고것이야참말로 영영 안되는 일 아니겠능가요?」
신세호는 문득 긴장했다. 조선사람이 다 죽어야 조선이 죽는다! 그 말은 무쇠보다 굳은 의지인 동시에 근원이 확고한 투쟁사상이었던 것이다.
「스님 말씸이 백번 옳구만요. 지넌 그리넌 생각지 못하고 있었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