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최강 공부법 - 영어 실력 제로에서 하버드 의대에 합격하고 6개월 만에 보스턴 대학교 MBA에 입학한 저자가 알려주는
이노마타 다케노리 지음, 조소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인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인다. 그래서 1년 독서 목록을 살펴보면 자기계발 분야 중 공부법에 관한 책이 꼭 포함되어 있다. 올 상반기에는 '7번 읽기 공부법'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하버드 최강 공부법'이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두 권 다 일본인이 쓴 책이고, 변호사와 의사라는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이다. 우선 이 책을 쓴 저자는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없이 하버드 의대에 합격하고, 보스턴 대학교  MBA까지 합격했다고 한다. 나는 학창 시절에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터라 도대체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해야 하는 저자의 경력에 이를 수 있는 건지 솔직히 크게 감이 잡히지는 않지만 저자의 타이틀만 봐도 뭔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공부법인지 궁금해졌다.

6파트로 나뉘어진 그의 공부법을 살펴보면 1파트는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 3파트는 직장인이나 육아를 하는 바쁜 성인들을 위한 공부기술을 알려준다. 4, 5파트는 영어를 못하는 저자가 영어를 극복하고, 낯선 미국에서 하버드와 MBA 유학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실질적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6파트는 쉬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던 동기부여에 관한 내용이 이어진다.

2~5파트 공부법에 대한 내용들은 이전에 다른 책에서 읽어보거나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익숙한 내용으로도 어려운 공부를 이겨낸 저자를 보면 독자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도전하고 싶게 만든다. 차이점과 새로웠던 점은 생산성, 수익성,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금융의 시스템을 공부법에 적용시켰다는 점이었다. 책에 소개된 '린 공부법'과 '복리사고법', 'FIFO방법' 등이 그러하다. 

내가 주목해서 읽었던 것은 1파트 목표에 대한 내용과 6파트 동기부여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목표를 세분화시켜서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꾸준히 목표달성을 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을 꾀하는 모습이 본받을만 했다. 저자의 공부법은 전략적, 자기주도적이어서 실질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이었다. 그러나 개개인에 맞는 공부법이 따로 있을 수 있으니 저자가 생산방식이나 금융시스템에서 공부법을 벤치마킹한 것처럼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각자의 공부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9 ‘현재 위치’와 ‘목적지’만 알면 경로가 조금 달라져도 최단 거리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좋은 결과물도 나오기 어렵고 목표에서 역산해 준비할 수도 없게 된다.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는 공부뿐만 아니라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로 향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해 준다.>

<59 시간관리를 할 때도 이 복리 개념을 의식하면 가속도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젊을 때 공부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은 이후에도 복리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젊을 때는 바쁘더라도 ‘기술’을 높일 수 있는 직장에 있어야 한다. 그때 얻은 기술의 은혜를 나중에 장기간에 걸쳐 복리적으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관리하고 유효하게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이렇듯 금융적개념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다. 시간관리를 잘해 업무나 공부 기술과 교양 등을 복리적으로 키우자.>

<106 린 공부법의 핵심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주체성을 갖고 문제를 찾아내고, 계획을 짠 후 이를 정확히 실행하는데 있다. 그 결과 자신의 습관을 개선하여 지혜를 짜내는 능력과 개선하는 힘을 키우고, 시간을 만들어 내고, 생산성을 높여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 개선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생활을 하며 느꼈던 약간의 깨달음이나 착상에서 생겨난다. 린 공붑을 실천하며 개선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몸에 익혀 계속해 나가는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름길이다.> 

<133 공부는 빨리 시작할 수록 효과적이다. 지식도 복리 작용으로 적용돼 시간과 함께 가속도적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교육은 가장 확률적인 투자라고 한다. 공부에 투자한 돈은 장래 몇 배로 돌아온다. 공부에 돈을 아끼지 말고 장래의 자신을 향한 투자라고 생각하자.>

<266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충실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발전을 실감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작은 발전이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발전했음을 느끼면 느낄 수 록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발전이 동기부여를 낳는다’는 법칙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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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1~55쪽까지 읽고.


"오베라는 남자"가 한동안 베스트셀러여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사놓고 책장에 방치하다가

이번에 마음이 잘맞는 친구와 매일 책읽고 기록을 남기기로 하면서 드디어 첫장을 넘겨보았다.

표지에서부터 오베 아저씨의 까칠함이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만나는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오베 아저씨가

처음에는 전형적인 '꼰대'처럼 느껴졌다. 현재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서

20세기 중반 정도를 살아가는 듯한 모습은 살짝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중간중간 아내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문장이 있었지만 설마 했었는데

아내가 6개월 전에 오베를 떠났고,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까칠한 늙은이가 안쓰럽기 시작했다.


 <55쪽>"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다.

아내가 죽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오베는 하루에 두 번,

라디에이터에 손을 얹어 온도를 확인하며 집 전체를 점검했다.

그녀가 온도를 몰래 올렸을까봐. 

2. 56~151쪽까지 읽고. 


151쪽까지 읽고 나니 남들에게 비호감을 사는 오베의 언행이

사실은 그가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사는 마을과 주민들, 평생 몸바쳐 일한 회사에 대한 기억들이

대부분 대립하거나 분쟁하는 안 좋은 기억일지라도 말이다.

앞뒤 꽉 막힌 영감탱이로만 보였던 오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부분이었다.


<57쪽>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오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그의 아버지와 죽은 아내이다.

그의 아버지는 넉넉치 않은 사정에도 성실하고 공정했다. 

그 모습은 오베의 마음속에 멘토로 자리잡고 오베가 갈등의 순간을

맞닥뜨릴 때마다 아버지와 같이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자존심을 지킨다.

평소 오베의 유도리 없는 모습을 보면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아버지처럼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런 그에게 단 하나의 색깔이었던 아내가 사라지자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까.

이것만으로도 그가 왜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절묘한 순간 그의 자살 실행을 훼방하는 이웃들의 등장이 반가운건 왜인지...

오베의 신경을 긁는 것들이 나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오베가 아니면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만 갖고 있는 그의 이웃들이 반갑다.

늙은 고양이, 금발 잡초와 성질 드러운 개, 옆집 멀대와 이란 임산부, 루네와 그녀의 남편까지~

온갖 짜증섞인 얼굴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오베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이웃들이 이후에는 어떤 문제로 오베의 앞길을 막을지 기대된다.

결론은... 오베 아저씨는 승질 좀 내야 매력적이라는 것.


3. 152~끝까지 읽고.


소설의 중반 이후부터 오베 아저씨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계속 된다.


353쪽 _ "다른 집 아내들은자기가 머리를 새로 한 걸 남편들이 못 알아본다는 이유로 짜증을 내잖아요.

제가 머리를 하니까 우리 남편은 내가 달라졌다고 며칠 동안 짜증을 내더라고요." 소냐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게 오베가 무엇보다 그리워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늘 같은 것. 

이 구절을 읽을 땐 내가 평소 과거를 반추하고 그리워하는 일이 잦아서인지 깊이 공감되고 울컥하기도 했다.

소냐가 불의의 사고로 뱃속의 아이를 잃고, 걷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그러한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데 반해, 오베는 모든 것에 대한 분노로 길길이 날뛴다. 까칠하고 욱하는 성미,

원리원칙인 꼬장꼬장함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소설의 전반부부터 계속되던 오베의 비호감적인 모습이 이해되기 시작하자 아저씨가 약해질 때면

마음이 아팠다. 아저씨의 심장이 욱신거릴 때마다 내 심장이 얼마나 쿵쿵 거리고 긴장되던지...


436쪽 _ 사람들은 늘 오베가 '까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빌어먹을 까칠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내내 웃으며 돌아다니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게 누군가 거친 사람으로 취급당해 싸다는 얘긴가?

오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 남자를 이해했던 유일한 사람을 땅에 묻어야 할 때,

그의 내면에 있던 무언가는 산산조각이 난다. 그런 부상은 치료할 수 없었다.

시간은 묘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로 눈앞에 닥친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며칠, 몇 주, 몇 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아마 바라볼 시간보단 돌아볼 시간이 더 많다는

나이에 도달했다는 깨달음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더 이상 앞에 남아있는 시간이 없을 때는

다른 것을 위해 살게 될 수밖에 없다. 아마 그건 추억일 것이다. 

소설의 엔딩이 슬프면서도 슬프지 않았던 건 그와 마지막까지 우정을 나눈 파르바네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는 정작 오베 아저씨보다 파르바네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리 옆집에 오베 아저씨같은 분이 살았다면 나는 어땠을까?

겉으로 보이는 괴팍한 모습을 이해하고 그속의 진심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까?

요즘 사회 추세라면 불가능할 일이기도 하고, 이제껏 오베에게 그런 사람은 아내뿐이었기 때문에

가족도 아닌 파르바네가 오베를 이해해주는 모습이 많이 되새겨졌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일까? 아무튼....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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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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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무관심한 나라는 여자를 사회에 관심을 갖게 한 대사건이 세월호 때문이다. 그때 이상호 기자님, 주진우 기자님 등등 진실을 보도해주시는 기자님들을 여러 명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사회에 무관심해진 나를 JTBC뉴스룸과 김어준의 뉴스공장, 정치, 사회 기사 앞으로 이끈 대사건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 현 시국이다. 이 책을 구매까지 해서 본 이유는 인스타 어느 분의 피드에서 주 기자님이 신간이 나왔으니 좀 사서 봐달라고 하셨다나.... 아무튼 그분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일단 책을 구매했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정말 하나만 알고 아홉은 모르는 깜깜무식쟁이임을 실감했다. 기자님과 신부님의 대화는 그런 내가 현대사에 관심과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현대사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더더욱 진실을 알기가 힘든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니 이 부분은 반성해야겠다.
나는 왜 그동안 나라일은 내가 신경 안 써도 알아서 잘 굴러간다고만 생각했을까?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왜 당연하게만 생각했을까? 학생들이 공부하기 힘들고, 직장인이 일하기 힘들고, 부모 노릇하기 힘들고, 자식 노릇하기 힘든 이 사회가 나의 무관심으로 비롯된 거라고 생각치 못했을까? 
현대사에 대한 사실이 모든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면 국민들이 지금처럼 귀머거리, 눈 뜬 봉사 취급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그거였겠지만. 
지금껏 보수의 입장은 어쩔 수 없이 세뇌당하다시피 했지만 앞으로 진보 입장도 많이 듣고 싶고, 그럴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미 과거의 일이기에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지 고민해보자는 의미에서 말이다. 


<49 신부님의 생각과 걸어온 궤적을 보면 우리 사회가 독립운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나아가 통일운동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제에 빌붙어 이 땅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살았던 사람들이 해방 뒤에는 민주화를 막고, 민주주의도 막고, 통일도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왜 이러는 건지, 왜 역사를 자꾸 되돌리려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50~53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제가 길잡이로 생각하는 주제는 세 가지예요. 첫째는, 친일 잔재 청산이죠. … 둘째는 민주주의를 욕되게 한 자들을 미화하는 행위는 막아야겠다는 겁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 사람들 다 범죄자 아닌가요? 4·19 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온존해 있는 판에 이승만을 다시 떠받들자고 하다니요? 박정희의 군사반란은 예컨대 역적질을 한 건데, 이걸 미화하다니요? 이건 역사를 뒷걸음치게 하는 일입니다. 이런 건 막아야 합니다. … 셋째는 분단으로 먹고 사는 자들을 가단두면 안 된다는 겁니다. 대결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과 군인부터 시작해 미군 군수물자를 수입하면서 빼먹고 사는 사람들, 그리하여 민족정의를 흐리게 하는 사람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54 문제는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통일을 가로막고 국민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힘과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람들 하는 얘기를 잘 들어보면 국민들, 청년들, 우리를 위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늘 혼이 나간 얘기만 하죠(청중 박장대소). 그런데도 왜 정치가 바뀌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똑똑하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왜 3등으로 살아야 하느냐고요? 지도자라는 사람이 자꾸 땅이나 파고 귀신 타령만 하고 있으니 나라가 앞으로 가겠습니까?>

<64 역사관과 민족의식이 없는 자들이 정권을 쥔 채 권력을 남용하고 있기에 문제가 있는 거죠.>

<103 “노예가 노예로 사는 사람이 너무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

<117 바른 가치관, 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기 위해 저는 첫째, 친일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친일) 잔재를 제대로 쳐내지 못했기에 우리가 지금까지 수난을 겪고 있으니까요. 둘째로는 독재 잔재, 유신 잔재를 청산해야죠. 이승만 정권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졸개들이 여전히 날뛰고 있으니까요. 셋째로는 분단 세력을 타파해서 남북의 일치와 화해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넷째로 신자유주의를 타파해야죠. 요즘 우리 청년들이 취직도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700조 원이 넘는다잖아요. 이걸 풀어 청년들 일자리를 만들면 되는데 정부가 이건 안 하고 기업 편만 들고 있어요. 이런 걸 타파하자는 거예요. 제가 이런 얘길 하고 다녔더니 정치학자들이 또 그래요. “신부님, 그것만으로는 안 되고요. 선거를 바꿔야 합니다.” 승자독식, 그러니까 단 한 표만 많이 얻어도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그런 선거 제도 말고 낙선한 사람을 지지한 유전자들의 뜻도 정치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거죠. 그게 합의체 민주주의입니다.>

<152 우린 박근혜를 상대할 필요가 없어요.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를 상대할 필요가 없어요. 그걸 넘어 역사를 이끌어주신 순국선열들, 항일투사들, 민족의 애국자들, 이분들의 얼을 되새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선배 세대나 부모 세대를 부끄럽게 할 때 희망의 새싹도 올라올 수 있다고 저는 역설하고 싶습니다. 주 기자님은 현실을 보지만 저는 하늘을 우러러보라, 미래를 보라, 역사의 미래를 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153 현재 정권이나 역대 정권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이걸 넘어설 수 있는 인간적인 가치, 역사관 또는 조국관을 갖고 나아가야겠다,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진실된 과거를 알리고, 올바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가슴 뭉클해지며 무한응원을 보낸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닙니다. 어디선가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시며 더 힘내시길 바랍니다. 요즘처럼 시국이 어지럽지 않았다면 못 만났을 뻔한...올 하반기를 장식하는 나의 인생책, 주변에 무한추천해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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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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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는 올해 맨부커상을 받았다고 해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블로그에 감상문을 올리기 시작하던 2년 전부터 이미 책 좀 읽는다는 블로거들한테 '한강' 작가님은 유명했었다. 그때 난해하다느니 그로테스크 하다느니 하는 서평들을 보고 쉽사리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맨부커상을 타서 화제가 되었고, 마침 사무실 언니가 소장하고 계셔서 읽어보았다. 올해 두 번씩 읽은 책이 지금 기억나는 거로는 <미움받을 용기>가 있고 또 하나가 <채식주의자>이다. 내용은 정말 일반인이 이해하기엔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면이 있지만 짧기 때문에 잠깐의 시간만 내면 휘리릭 읽어볼 수 있을 정도이다. 

<채식주의자>를 처음 읽었을 때는 무엇을 느꼈더라. 영혜는 갑자기 '꿈을 꿨다'며 돌연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돌아이, 영혜의 형부는 처제의 몽고반점에 집착하는 변태, 영혜의 언니는 제일 정상, 뭐 이정도였던 것 같다.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 사이 읽었던 <소년이 온다>의 영향이 컸다. 왠지 모르게 <소년이 온다>를 다 읽고 나니 <채식주의자>를 제대로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부 채식주의자는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된 영혜의 이야기이다. 영혜 남편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별히 잘나거나 내세울 게 없던 보통 남자였던 남편한테 영혜의 존재란 자기가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적합한 배우자였다. 그런데 영혜가 갑자기 '꿈을 꿨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채식을 한다. 아내의 변화에 큰 혼란을 느끼지만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처가의 도움을 얻으려다 결국 사이가 더 틀어지고 만다. 

<43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 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영혜는 아무도 찌르지 못한다. 가슴으로 무엇을 찌를 수 있단 말인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고 가슴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유약한 모습 속에 강인함이 드러나보인다고 할까.

2부 몽고반점은 영혜 형부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아내로부터 처제 영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예술적 영감에 사로잡혀 결국 처제와 넘어서는 안 될 선까지 넘게 되는 내용이다. 처제를 병원에 데려주고 오는 택시 안에서 처제의 피비린내를 맡으며 그동안의 작업에 대해 매너리즘에 빠지고, 우연히 들은 처제의 몽고반점에 집착하는 모습은 이해가 잘 안 됐다. 예술가로서 자신의 창작 마지노선을 뛰어 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었으나 단 하나의 욕망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모습은 너무 이기적이었다. 이기적인 건 형부뿐 아니라 영혜도 마찬가지였다. 

<94 그때 그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인지도 모른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욕망을 실현하는 것뿐이지도 모른다.> 

3부 나무 불꽃은 영혜 언니의 이야기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제일 정상인으로 보이던 언니가 두 번째 읽을 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혜 언니도 어느 날 갑자기 영혜나 자신의 남편처럼 그간 억누루고 있던 감정들을 표출해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계속 살 수 있었던 건 책임감때문이었다. 살기 위해서 스스로 책임이라는 굴레를 뒤집어 쓴 모습이 애처로웠다. 앞에서 영혜와 형부는 끝내 자신들의 욕망을 분출했지만 언니는 그러지 못한다. 어릴 때는 폭력적인 아버지한테서 자신과 영혜를 지켜야 했고, 남편을 지켜야 했고, 남편이 떠난 이후에는 하나뿐인 아이도 지켜야했다. 
동생과 남편의 일을 겪으며 언니의 인생도 크나큰 터닝포인트에 맞닥뜨리지만 언니는 어떻게도 변하지 않는다. 그저 꿈에서 깨어나 아무것도 아님을 알고 안도하길 바라는, 결국 다시 아무것도 벗어던지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언니의 모습이 제일 안타까웠다. 

<221 … 이건 말이야. … 어쩌면 꿈인지 몰라.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 
조용히, 그녀는 숨을 들이마신다. 활활 타오르는 도로변의 나무들을, 무수한 짐승들처럼 몸을 일으켜 일렁이는 초록빛의 불꽃들을 쏘아본다. 대답을 기다리듯, 아니, 무엇인가에 항의하듯 그녀의 눈길은 어둡고 끈질기다.> 

책을 읽는 동안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꼈다. 영혜와 형부의 이야기가 자극적이고 불가해하긴 하지만 나를 억압하는 것들에 저항하고 그것을 이겨내고 나답게 살아가는 게 비정상인지.  영혜 언니처럼 겉은 멀쩡해도 몸과 마음을 자기 것이 아닌 채로 살아가는 게 정상인지. 
그리고 '이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나는 나자신에 대해,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참 어렵다. 
영혜, 영혜의 언니, 형부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경계를 허물고 진정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어쩌려나. 이제까지의 익숙한 나와 작별하고 낯선 나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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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테 2017-03-1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식주의자를 며칠전에 읽었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나 궁금해서 리뷰를 읽고 있는 중이었어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낯선 나와 손잡는 게 정말 쉬운일이 아닐 것 같아요. 어쩌면 진정한 나일 수 있는데 말이죠.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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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기원>과 <소년이 온다>를 연달이 읽고 나니 기분전환이 필요해서 읽게 된 이기호 작가님의 책이다. 단편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전에 읽은 책들의 음울한 기운을 떨쳐내고 싶어서 이기호 작가님의 여러 책 중에서 제일 가벼워보이는 책으로 골라보았다. 짧은 이야기들이라서 아이를 보며 틈틈이 읽기 좋았다. 최근 들어 책을 통해 이렇게 개성있는 인물들을 많이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되게 많은 사람을 알게 된 기분이다. 제목이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라서 그냥 스윽 읽고 넘길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읭? 또는 웃기 또는 잠시 생각에 빠지게도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1.

남편의 sns를 훔쳐보는 아내의 속마음을 보며... 만약 우리 남편이 내 블로그나 인스타를 본다면 속으로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서 많이 웃었다. '이런 걸 그 흔한 말로 지랄도 풍년이라고 하나요.', '이게 무슨 산성비를 소방 호스로 잘못 맞았나 그런 생각이 들...'ㅎㅎ

2.

이건 죽어서 천국에 간 남자의 이야기이다. 하루종일, 며칠씩 어두운 방 속에 갇혀 있고 가끔 잠깐씩만 불을 켜주는데 그 이유가 '마음 편히 잘 모시기 위해서' 였다니. 이 이야기를 읽은 후로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요양병원이 집주변 건물 층층마다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란다. 

3.

마지막 이야기였다. 진동 벨을 귓가에 척 ㅎㅎㅎㅎㅎㅎ 마지막장을 덮으며 내가 이기호 작가님에게 빠져버렸음을 알았다. 조만간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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