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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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기원>과 <소년이 온다>를 연달이 읽고 나니 기분전환이 필요해서 읽게 된 이기호 작가님의 책이다. 단편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전에 읽은 책들의 음울한 기운을 떨쳐내고 싶어서 이기호 작가님의 여러 책 중에서 제일 가벼워보이는 책으로 골라보았다. 짧은 이야기들이라서 아이를 보며 틈틈이 읽기 좋았다. 최근 들어 책을 통해 이렇게 개성있는 인물들을 많이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되게 많은 사람을 알게 된 기분이다. 제목이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라서 그냥 스윽 읽고 넘길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읭? 또는 웃기 또는 잠시 생각에 빠지게도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1.

남편의 sns를 훔쳐보는 아내의 속마음을 보며... 만약 우리 남편이 내 블로그나 인스타를 본다면 속으로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서 많이 웃었다. '이런 걸 그 흔한 말로 지랄도 풍년이라고 하나요.', '이게 무슨 산성비를 소방 호스로 잘못 맞았나 그런 생각이 들...'ㅎㅎ

2.

이건 죽어서 천국에 간 남자의 이야기이다. 하루종일, 며칠씩 어두운 방 속에 갇혀 있고 가끔 잠깐씩만 불을 켜주는데 그 이유가 '마음 편히 잘 모시기 위해서' 였다니. 이 이야기를 읽은 후로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요양병원이 집주변 건물 층층마다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란다. 

3.

마지막 이야기였다. 진동 벨을 귓가에 척 ㅎㅎㅎㅎㅎㅎ 마지막장을 덮으며 내가 이기호 작가님에게 빠져버렸음을 알았다. 조만간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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