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아름다워서 빠져들게 하는 한강 작가의 글을 <희랍어 시간>을 통해 다시 읽을 수 있어 꿈같은 시간이었다. 시공간이 섞여 전개되어 읽으면서도 줄거리 자체가 이해가 안되기도 해서 다 읽고 앞부분을 다시 찾아보고 해설을 찾아보기도 했다. 전체 줄거리는 희미해도 한 단어, 한 문장은 놀라울 정도로 번쩍하게 하는 힘이 있는 글이다.시간이 지나고 다시 재독하고 싶은 책.
좋은 이야기도 분명 있지만 저자의 생각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제목에 끌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역시 기대는 실망을 부르는 것 같네요. 얇은 책이라 짬 날 때 들춰보기는 좋아요.
내 기준으로 나의 부모세대의 이야기라 추억이 소환되기도, 신기하기도 해가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여자의 순결이 중시되던 시절의 한 여자의 일대기를 그 시대상과 함께 진솔하게 풀어 낸 소설이다. 일탈을 꿈꾸는 모범생같은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평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매력이 소설뿐만 아니라 박완서 작가님 자체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기대 이상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스마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뇌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던 1만년전 조상의 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p.266 ‘만일 인류의 전체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한다면 우리는 오후 11시 40분까지 수렵채집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산업 사회는 자정을 불과 20초 남겨둔 오후 11시 59분 40초에 등장했다.인터넷이 등장해 디지털 사회가 된 것은 자정이 되기 1초 전인 11시 59분 59초다.‘보통 운동을 하면 신체 능력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운동과 뇌(편도체, 해마, 전두엽 등)의 상관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다. 그 결과 운동은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을 강화하고 집중력, 기억력, 창의성을 높이고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등, 무한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p.279 뇌를 위해 가장 좋은 활동은 최소한 주 3회, 한 번에 45분씩 달리는 것이다. 심박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마라.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라. 웨이트트레이닝도 뇌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유산소 운동이 더 낫다.요즘 등산을 하면서 운동의 효과를 몸소 체험하고 있어서 책의 내용에 많이 공감했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반복이 많아서 지루한 면도 있었던 거 같다.아무튼 운동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8년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며 이렇게 썼었다.‘나는 한자루의 연필과 더불어,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의 절벽 앞에서 몸을 떨었다.‘ -책머리에. 너무나 공감되서 좋은 책이 있는 반면 공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김훈의 글 기대된다.그렇게 시작해 채 몇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묻어두었었다.이제 그의 글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김훈의 시선과 해석은 매번 놀라웠고 알 수 없는 감동과 슬픔이 뜬금없이 찾아와 신기했다. 한글자 한글자 읽고 또 읽게 되는 문장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김훈의 글만이 주는 감정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어렵지만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풀 한포기, 새 한마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허투루 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면 조금 가능하지 않을 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