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과 만나는 과학교과서 상상력을 깨우는 초등 과.수.원 4
과학노리 글, 전국초등과학교과연구모임 감수 / 사이언스주니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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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시험이 끝난 뒤 선생님과 같이 시험 문제를 풀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딱 한 친구만 정답을 맞혔다면서 그 친구를 칭찬해주셨다. 알고 보니 반에서 줄곧 1등을 도맡아하던 친구를 비롯한 모두가 오답을 썼던 것이다. 그 문제의 정답이 ‘블랙홀’이었다. 선생님께서 그 친구에게 어떻게 정답을 알았느냐고 묻자 집에 있는 만화로 된 과학책에서 보았다고 했다. 그때 친구의 말을 듣고 나도 블랙홀에 대한 과학책을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서른이 넘어서야 읽게 되었다.

워낙 이런 분야에 무지하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아인슈타인과 상대성이론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게 무엇이고 블랙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 외에도 책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살면서 영화나 소설, 혹은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보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과학에 관련된 단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그렇게 지루하고 어렵고 재미없던 내용들이 이제 와서 읽으니 왜 이리 재미있던지.

우주는 137억 년 전에 생겨난 ‘빅뱅’이라는 큰 폭발로 인해 시간과 공간이 생기고 폭발로 만들어진 에너지가 변해 물질이 태어났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은 이제야 100세 시대에 들어섰고 겨우 30년 조금 넘게 살아온 나로서는 사실 137억 년이라는 시간 개념 자체가 크게 와 닿지도 상상도 안 된다. 책을 통해서 본 우주의 모습은 무척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이는데 사실 별들의 충돌, 폭발, 죽음, 합병, 탄생 등 끊임없는 변화가 계속되는 곳이라니 놀라울 뿐이다. 우주의 기원과 천문학의 발전이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중력이라는 것은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힘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엔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 ㅠㅠ) 블랙홀과 화이트홀, 웜홀의 개념도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었는데 특히 웜홀 이론은 시간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인지 실제 가능한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기대도 되었다.

이 책은 초등 수학, 과학 교육을 위한 교재 개발과 연구를 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임인 과학노리에서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이런 분야를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던 나조차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서문에 ‘단순히 교과서의 지식만을 머릿속에 채워 넣고 우쭐대는 키만 큰 거인이 아닌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진정한 거인으로 성장해야 합니다.’라는 글이 실려 있다. 선생님들의 바람처럼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광활한 우주에 큰 호기심과 의문을 가지고 어린 과학자의 꿈을 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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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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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구글의 업무환경에 대한 글을 읽고 입이 떡 벌어졌던 적이 있다. 인턴 연봉이 7,000만 원이 넘는데다 복지 혜택도 정직원과 차이가 없다. 그래서 IT기업에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데 천국에도 구글에 버금가는 회사가 있었다. 하느님이 최고 경영자인 이름하야 ‘천국 주식 회사’이다.

원래 천국 주식 회사는 하느님이 크세논 개스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재미삼아 인간들을 만들었다가 곧 그들에게 깊이 빠져 나중에 인간을 위한 부서를 따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에 인간이었던 존재들을 천사로 채용해 인간들의 삶을 개선해왔는데 태초에 인간들은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하며 신을 찬양했지만 오늘날의 인간들은 만족시키기도 어려울뿐더러 별거 아닌 일에도 하느님을 거들먹거리며 욕하기까지 한다. 이런 인간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흥미를 잃은 하느님은 급기야 지구를 파괴하고 인간을 모두 죽이겠다고 선포한다. 모든 천사들이 업무에서 해방됨을 기뻐하지만 기적부의 크레이그와 기도 수취부에서 3년간 계약직 천사로 일하다가 이제 막 기적부로 승진한 일라이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결국 하느님을 찾아간 크레이그는 거대한 편지함 중 한 개를 뽑아 한 달 안에 해결하면 지구와 인류 프로젝트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크레이그와 일라이자가 선택한 기도문은 짝사랑 중인 샘과 로라가 서로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한 사랑 기도문이었다. 서로 좋아하고 있으니 한 달 안에 이 커플이 키스하기란 식은 죽 먹기라고 여겼는데 큰 복병이 있었다. 바로 샘과 로라는 소심한 성격으로 각각 남성대표, 여성대표였던 것. 샘과 로라가 키스하느냐 마느냐에 인간들의 생사가 달려있는데 과연 이 둘이 키스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너무 웃겼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번역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정서에 너무 딱 맞았던 것 같다. 미국 소설이 아니라 한국 소설인 듯 느껴질 정도였다. 인간들이 그저 하느님의 재미를 위해 탄생되었고 천사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흥미로운 소재에 재미까지 있으니 가독성 또한 좋다. 세상에 종말이 올지도 모를 위급한 상황에서 두 명의 왕소심찐따 남녀대표인 샘과 로라가 제발 키스에 성공하길 바라는 모순된 감정은 해피엔딩인 걸 짐작했기 때문일까? 알면서도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유쾌하고 싶은 날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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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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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과 관련해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책도 그런 것 같다. 2014년 연말 즈음해서 최재천 교수님의 책을 읽은 뒤 자연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관련 분야의 신간들을 접했다. 제인 구달의 새로운 책 ‘희망의 씨앗’도 그중 한 권이다. 제인 구달이라 하면 침팬지 학자로 유명한데 이번 신간은 동물이 아닌 식물에 관한 이야기라 해서 책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동시에 느꼈다.

 

 

서점에서 미리 보아 알고는 있었지만 책을 받아 손에 쥐자 그 두툼함에 놀랐다. 후주를 제외하고도 약 500쪽에 달해서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다. 1부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 하나 되어 자란 제인 구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잎, 뿌리, 씨앗과 열매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고 그들이 자신의 의도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식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2부와 3부에서는 식물이 세계 역사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식물에 열정적인 관심을 가졌고 ‘식물사냥꾼’들에 의해 씨앗들이 어렵게 대륙을 이동했다는 부분을 읽을 땐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이 생각났다. 그리고 신성한 역할을 담당했던 식물이 인간에 의해 원래의 용도와 다르게 사용되어 많은 이들에게 피해준 것을 보고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산업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땐 나보다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4부는 대기업의 영리나 법인화된 국가의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고 지켜나가는 방법을 짚어본다.

우주선을 띄워 달과 화성을 탐사하고, 100년 전에 침몰한 타이타닉 호를 탐사하는 시대인데 유독 땅 속 세계에는 관심이 덜했던 것 같다. 식물들의 방어전략, 의사소통, 장엄하고 공경할만한 생명력, 특히 미송 숲 속의 모든 나무들이 땅 밑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 크고 오래 된 나무들이 ‘어머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자연에 대한, 특히 식물에 관한 연구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도 연구해야 할 게 무궁무진함을 느꼈다. 그런데 인간보다 더 오랜 시간 끊임없이 진화해온 식물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대부분 훼손되고 파괴되었다니 내 마음까지 피폐해진 느낌이었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유기농 식품을 먹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사막이 늘어나고 빙하가 녹는 걸 알고 있었다. 사계절이 있어 아름답다던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로 이미 봄과 가을이 너무나 짧아졌다. GMO 농산물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편리함에 익숙해진 행동을 변화시킬 만한 동기를 못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인간과 식물의 상호 의존적인 모습을 보고 나니 나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후손들에게 지구의 자연을 온전히 물려줄 수 있을까? 그 방법은 간단하다. 종자 보호와 환경과 식물보호에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관심을 갖는데서만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직접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GMO 작물의 폐해와 위험성을 알았으니 우리집 식탁에 GMO 농산물을 올리지 않는 것부터 실천하려 한다. 이 책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도 나오면 좋겠다. 책의 내용이 유익한 만큼 생태계를 지켜야 되겠다는 강한 동기를 심어줄 것 같다.

평소에 도로 경계석 틈에서 자라는 잡초를 보며 단순히 독하다고만 생각했지 싹을 틔우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생명력에 감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식물에게 그와 그녀라고 불러주는 제인 구달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작은 씨앗이 자연을 되살리는 희망이듯 그녀의 모습 또한 나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249 - "우리는 우리 식물을 상실한 자격이 없어요. 식물의 상실에 동의하는 것은 죽음에 동의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종을 다시 심고 숲을 보존한다면 우리 식물은 존속될 것이고 우리도 그럴 거예요."

392 - 간디는 "자연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지만, 인간의 탐욕을 채워 주지는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425 - 더 나은 생활 방식을 위한 기업의 탐욕 및 공공 수요가 환경의 건강 그리고 사람들의 건강과 우열을 겨룰 때, 이익을 내는 쪽이 이긴다는 것이 진실이다. 우리는 향후 수년간 마을 주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던 토착민들의 슬기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일까? 얼마나 더 많은 슈퍼마켓과 호화스러운 아파트 건물이 필요한가?

이것은 탐욕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충격적인 무지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환경 파괴적인 행위의 결과에 대해 단지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이해할 하지도 않는다. 또 다른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무력감과 절망감에 어찌할 줄 모른다.

448 - 확실히 자연은 회복력이 있다. 우리의 희망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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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간단한
최예지 지음 / 프로젝트A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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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artye11라는 분을 알게 되었다. 진심이 담긴 그림과 글을 보며 팬으로서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이 담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읽게 되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일상예술가라는 그녀는 열 살 때 이후로 그림을 그리지 않다가 15년이 지나서야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순수한 매력이 느껴지는 그림을 보면 15년이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책은 1부에서 3부로 나뉘는데 1부는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2부는 순례를 마친 뒤 시작된 제주도 생활, 3부는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책이 시작되기 전에 실린 저자의 말을 읽는 순간부터 책에 푹 빠져버렸는데 그건 아마도 그녀만이 주는 진정성 때문인 것 같다.

과거와 현재, 미래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현재인데 그것을 알면서도 현재를 즐기기가 너무 어렵다. 회사 다닐 땐 업무 일정에 쫓기며 살더니 지금은 내일 아가랑 뭐하고 놀지, 아가 반찬 뭐 만들지 하는 고민의 연속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더미와 더불어 현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나의 또 다른 문제점은 과거에 대한 후회들이다. 어떤 선택을 하던 이유 없는 것은 없는데 내 몸과 마음이 왜 그렇게 선택하고 행동했는지 근원적인 문제점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작년부터 시작한 독서가 나를 돌아보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터닝포인트가 독서라면 그녀의 터닝포인트는 산티아고 행이다.

그녀가 인턴으로서 첫 출근을 앞두고 있을 때 갑자기 주어진 산티아고행 비행기 티켓. 산티아고 행을 택했지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자신의 모든 선택이 불안하고 자신이 없다. 그러나 곧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라는 것과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금껏 모르고 있던, 혹은 외면했던 진짜 자신을 발견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라는 책을 읽은 뒤라, 만약 이 책에 산티아고를 다녀온 뒤 갑자기 인생의 이치와 영적 깨달음을 얻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면 이렇게 깊게 마음을 두고 읽지 못았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딱 그 나이 때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마치 친동생이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 고민과 고백을 듣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산티아고 여정 이후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 솔직히 더 인간적이었다.

인생이라는 길에는 선택이라는 무수한 갈림길이 존재한다.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면서 그 선택에 대한 책임감은 오롯이 자신의 몫인데 그것을 솔직히 털어놓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 멀리서나마 일상예술가의 길을 걷는 그녀를 응원하며 앞길에 항상 축복이 함께 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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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반드시 다시 온다 - 헤어질까 말까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미라 커센바움 지음, 장은재 옮김 / 라의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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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미라 커센바움은 보스턴의 체스넛힐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임상 심리치료사이다. 그녀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딸로 태어나 불우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러한 개인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쓰는데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서 분명한 것을 찾아내고, 그 분명한 결론에 따라 행동하려면 자신의 진실을 발견하고 마주 보길 권유한다.

사랑이라는 관계에 옭아 매이게 되면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을지, 여기에서 끝내야 할지 결정 장애에 빠지기 쉽다. 책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헤어질까 말까 머뭇거리고 있는 남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책의 중심에는 언제나 ‘양가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양가감정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 또는 상황 같은 하나의 대상물에 대해 서로 대립하는 감정과 태도, 경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의미의 심리학 용어이다.

책은 저자가 관계 진단을 위한 질문을 던지면 독자가 스스로 답변 해보고 실제 상담자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누구나 한번은 사랑과 이별이라는 양날의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며 현재 자신의 문제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과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다.

내 주위에 오래된 연인을 사랑하는 감정이 사라졌고 둘 사이의 미래에 어떠한 기대도 없다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왜 만나냐고 물어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서로 맞춰가는 적응 기간이 귀찮고 두려워서라고 했다. 책 속에서 만나는 상담자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애증이 반복되어 사랑의 감정이 사라졌지만 ‘사랑’이라 믿고 싶은 탑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배반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감정에 확고하게 긍정의 대답을 하는 것도 어렵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더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대부분의 상담자가 자신이 양가감정에 빠져있었음을 깨달으면 충격에 휩싸이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뒤에는 행복해졌다.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양가감정으로 인해 정서적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하니 자신과 상대방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헤어짐을 결심했다면 그 관계는 이미 사랑이라는 알맹이가 쏙 빠진 껍데기였을 것이다. 그래도 망설여진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랑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오니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과감히 껍데기를 벗어 던져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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