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어디선가 구글의 업무환경에 대한 글을 읽고 입이 떡 벌어졌던 적이 있다. 인턴 연봉이 7,000만 원이 넘는데다 복지 혜택도 정직원과 차이가 없다. 그래서 IT기업에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데 천국에도 구글에 버금가는 회사가 있었다. 하느님이 최고 경영자인 이름하야 ‘천국 주식 회사’이다.

원래 천국 주식 회사는 하느님이 크세논 개스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재미삼아 인간들을 만들었다가 곧 그들에게 깊이 빠져 나중에 인간을 위한 부서를 따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에 인간이었던 존재들을 천사로 채용해 인간들의 삶을 개선해왔는데 태초에 인간들은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하며 신을 찬양했지만 오늘날의 인간들은 만족시키기도 어려울뿐더러 별거 아닌 일에도 하느님을 거들먹거리며 욕하기까지 한다. 이런 인간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흥미를 잃은 하느님은 급기야 지구를 파괴하고 인간을 모두 죽이겠다고 선포한다. 모든 천사들이 업무에서 해방됨을 기뻐하지만 기적부의 크레이그와 기도 수취부에서 3년간 계약직 천사로 일하다가 이제 막 기적부로 승진한 일라이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결국 하느님을 찾아간 크레이그는 거대한 편지함 중 한 개를 뽑아 한 달 안에 해결하면 지구와 인류 프로젝트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크레이그와 일라이자가 선택한 기도문은 짝사랑 중인 샘과 로라가 서로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한 사랑 기도문이었다. 서로 좋아하고 있으니 한 달 안에 이 커플이 키스하기란 식은 죽 먹기라고 여겼는데 큰 복병이 있었다. 바로 샘과 로라는 소심한 성격으로 각각 남성대표, 여성대표였던 것. 샘과 로라가 키스하느냐 마느냐에 인간들의 생사가 달려있는데 과연 이 둘이 키스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너무 웃겼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번역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정서에 너무 딱 맞았던 것 같다. 미국 소설이 아니라 한국 소설인 듯 느껴질 정도였다. 인간들이 그저 하느님의 재미를 위해 탄생되었고 천사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흥미로운 소재에 재미까지 있으니 가독성 또한 좋다. 세상에 종말이 올지도 모를 위급한 상황에서 두 명의 왕소심찐따 남녀대표인 샘과 로라가 제발 키스에 성공하길 바라는 모순된 감정은 해피엔딩인 걸 짐작했기 때문일까? 알면서도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유쾌하고 싶은 날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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