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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왜 검찰은 왜 - 박연차 게이트와 법조 출입기자의 188일
박희준 외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평점 :
노무현은 왜 검찰은 왜
박연차 게이트와 법조 출입기자의 188일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세계 일보에 재직 중인 5명의 기자들이 박연차 게이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객관적인 기자 일지를 정리한 책이다. 사실 급박하게 돌아갔던 당시 상황에서 사건의 개요들을 정리 할 수 없었다. 마치 마법에 이끌리듯 이 책 제목 하나만으로도 꼭 읽어 봐야겠다 생각했던 책이고, 읽고 나서도 정말 잘 읽어 보았다는 생각을 한 책이다.
5월 23일이 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이하게 된다.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를 생생하게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여기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마 그 다음으로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아닐까 한다. 마치 거짓말이라고 여겨질 만큼 그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간의 궁금증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 버린 시간이었다.
청렴결백을 정권이념으로 가졌던 참여정부에 커다란 흠집이 되어버린 박연차 게이트. 수많은 의혹과 증명 되지 않은 진실들이 돌아 다녔던 이 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혹자들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검찰의 잘 못이라 하기도 하고, 정권 교체로 인한 표적 수사를 묵인한 청와대를 말하기도 한다. 또한 노전대통령의 측근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유포한 언론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국민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정치라는 것은 무엇일까? 또한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최고의 권력에 빌붙어서 온갖 아부와 아양을 떨다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배신하는 것이 정치란 말인가? 더럽고 추악하고 역겨워 바라 볼 수 없는 자들이 판을 치는 저 곳에서 우리는 어떤 이데아를 원했던 것일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후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나의 생각에는 바로 박연차 회장과 천신일 회장이 아닐까 한다. 정말 구사일생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엄청난 폭풍우를 피해버렸다. 그것도 자신들이 버린 가장 큰 나무로 인해서 살아났다면 정말 아이러니컬한 이야기다. 그리고 바보처럼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며 떠나 버린 그 사람도 최대의 수혜자이다.
옛말에 떠난 사람보다 남은 사람이 더 고통스럽다고 한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를 잊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아야 한다. 그것은 절대 지울 수 없는 악몽과도 같다. 평생을 죄책감속에서 평생을 그리움 속에서 살아야 하는 그 시간들이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픔이 많은 나라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옛 상처가 아물기 전에 우리는 또 다른 고통들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이 나라의 수장을 그렇게 보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도 세월이 흘러도 왜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아물지 않는 것일까? 다른 욕심은 없는데, 그저 서로 모두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인데. 무엇 그리 욕심이 커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참여정부 말에서 부터 정권이 교체 되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기까지 사건을 정리해 놓은 책. 모든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꼭 읽어 보라 말하고 싶은 책이다. 누군가들은 분명히 불편하겠지만 말이다. 좋아 하지는 않았지만 미워하지도 않았던 그 사람 잠든 그 곳. 이번 5월에는 봉화에 가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