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이니까요. 서로 돕고 기다리며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도 사라져버렸어요."(P314)




좌파니 우파니, 진보냐 보수냐는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 보수진영에서는 좌파 10년 척결을 외치고 나섰고, 진보진영에서는 마치 자기네들이 자유투사라도 된 것처럼 보수진영을 비판하고 나선다. 물론 좌, 우로 나뉘는 이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아니 그 어떤 사상체계에서도 좌와 우로 나뉘어져 있다. 그렇다면 무엇인 문제인가? 그것은 바로 소통이다.




지금 우리 한국의 어떠한가? 과연 이념과 가치관에 있어서 좌와 우로 나뉘어서 대립하고 있는 것일까?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러한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김규항은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삼켜져 버린 신자유시대 말이다.




자본과 마몬에 사로잡힌 요즘 시대에는 잘 사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아니 내가 의식하지 못하거나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자유를 표방하는 그들조차 자신의 이권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진보라 외치며 진정한 좌파를 논하는 그들조차 잘 살고 잘 먹는 것이 일이다. 어느 누구도 쉽게 마몬에서 벗어나기란 싶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자본에 먹혀버린 자유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자동적으로 인식유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생각을 해 보라.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교육환경에 대한 개혁을 이야기 하면서도 내 아이는 서울대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문제의 인식과 근본적인 해결이 없다면 우리는 매일 이러한 문제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그는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으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는 돈이면 무조건 된다는 우익성향의 사람들과 좌익의 표방하지만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슈가 되었던 수많은 논쟁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전혀 이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을 들려준다. 그는 때로는 좌익편향의 사람들에게도 욕을 먹는 이상한 B급 좌파이다.




대한민국은 정말 뒤죽박죽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고 나 또한 잘 못된 성향의 생각과 기준의 잣대로 모든 것을 평가 해 왔음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B급 좌파 김규항이 누구인지 몰랐다. 촛불 시국에 가장 떠오른 진중권씨만 좀 알았지 좌익진영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으로 진정한 진보는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가난해 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진정한 진보와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기독교인으로써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종교적 이권 즉 종교인 자신들의 이권으로 가득한 현 한국 교회를 뒤돌아 볼 때 한국 교회의 쇠락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살게 해달라는 기도로 가득한 현 시대에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는 만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잘못된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 왔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진정한 진보는 좌로도 우로도 기울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래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그러한 우리는 때로는 종교재판도 서슴지 않으며 때로는 개혁이라는 명목 아래 결집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왜 그렇게 슬픈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가치관이 오로지 잘 살기 위해서 존재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또한 메말라가는 사회 즉 소통이 없고 사랑이 없는 사회가 되어져 감에 더 슬픈 것인지 모른다. 또한 알면서도 그것을 향해 가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




자,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오늘도 좌와 우로 나뉘어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고 살아 가시렵니까? 진정한 자유를 돈에 박탈당하면서 그래도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가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말입니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림이 있을 때, 어떤 경우에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어떤 어려움에 빠져도 그 사람만 생각하면 든든할 때, 그럴 때 사람은 행복하죠."(P308)




김규항. 이 책 한권으로 그를 다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알지 못하거나 잊고 살았던 많은 것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이라 생각한다. 또한 인터뷰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어느 누가 읽어도 가슴에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설령 좌파와 우파라 부르는 이들조차도. 그가 쓴 다른 책들도 꼭 읽어 봐야겠다.




"‘잘 사는 게 뭐냐’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지배계급이나 부자들의 가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가련한 인생이 되는 겁니다."(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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