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심리 첩보전

한반도 주변 심리 첩보전 - 전직 첩보요원이 밝히는 심리공작의 실체
노다 히로나리 지음, 홍영의 옮김 / 행복포럼 / 2009년 7월

한반도 주변 심리 첩보전

책 제목만으로도 충분한 이목을 이끄는 책이다. 휴전 상태가 된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냉전의 기류가 감도는 전쟁터이다. 물론 전쟁터라 이야기 하면 눈총을 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불안한 나라로 지목 되는 것은 언제나 북한이다. 그리고 그 북한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 우리 남한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한반도 주변 심리 첩보전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사실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일본인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표명이다. 저자 노다 히로나리는 일본 공안조사청 국가 정보 분석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그가 가진 최대 장점은 바로 첩보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는 것이다. 사실 심리 첩보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물들은 그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현실성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야 되는 용어들이 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용어들은 우리가 잘 접해 본 경험이 없는 말이다. 심리공작, 기만공작, 흑색 프로파간다, 인지조작등 아주 생소한 말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용어를 잘 모르더라도 심리 첩보전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영화, 혹은 소설로 이미 충분히 심리 첩보전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공작이란 일국의 정치, 군사상의 목적을 당성하기 위해 전시, 평시를 불문하고 적성국, 동맹국, 중립국 등에 대해 행사하는 계획적인 심리상의 활동을 말한다. 쉽게 이야기 하면 심리전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이 북한의 대미행동이다. 가끔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하고, 핵을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남한의 입장에서 저들이 행위는 아주 쓸데없는 행동인 것 같지만 실상은 북한의 고도 심리전이다.

심리공작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 기만공작이다. 기만공작은 가짜 정보를 흘려서 벌이는 공작이다. 사실 얼마 전 이라크 전에 있었던 사담 후세인의 생화학 무기 소유는 기만공작과 흑색 프로파간다과 뒤 섞인 형태라 볼 수 있겠다. 미국의 대 이라크 심리전에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을 기만공작하고 흑색선전으로 동맹을 이끌어 내었다 해석하기 때문이다.

90년대 걸프전은 심리 첩보전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하이테크 전쟁을 벌였던 미국. 그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낸 쿠웨이트 왕조. 그리고 전 세계에 전쟁의 합당성을 설파하기 위해 벌였던 흑색선전. 쿠웨이트 왕족은 수많은 허위 정보로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이끌어 내었고, 미국은 대량 하이테크 무기로 대량 공습의 심리전을 일으킴으로 이라크군의 사기저하를 이끌어 내었다.

심리 첩보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를 편견과 아집의 집단으로 만드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현대와 같이 미디어 매체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그 여파가 더욱 신속하고 단시간 내에 많은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몇몇의 영화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인터넷의 보급이 더욱 심각한 여파를 조작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보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급속히 번지게 되는 프로파간다를 누가 억제하고 막아 줄 것인가?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쉽지 않고 어떻게 보면 참 재미있다. 남북한의 정세 혹은 세계의 군사, 경제, 정치의 흐름을 알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어 줄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와 남북한의 관계에 얽혀 있는 정부 관계자들은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 말하고 싶다. 엄청난 허위 첩보 정보와 미세하게 조장하는 흑색선전들을 분별할 수 있는 것은 개개인이 아니라 정부 당국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쟁은 총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다. 정보와 정보의 대결이며 첩보와 첩보와의 전쟁이다. 이러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심리 첩보전의 올바른 이해와 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본인 노다 하로나리의 한반도 주변 심리 첩보전.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과 북한의 정세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대비하는 것이 우리 한국이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