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주경철 지음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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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사실 이러한 책들을 만난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한 권의 책에는 굉장히 많은 의미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의도한 의미의 방향 외에도 역사적 진실성들이 곳곳에 살아 숨 쉬는 것이 바로 문학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작가가 의도를 하였거나 아니면 의도 하지 않았더라도 후대들에 의해서 전혀 다른 해석들의 이야기로 전개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이라는 것을 읽을 때에는 텍스트 그 자체만의 의도를 파악하기 보다는 그것들과 연관된 많은 이야기들을 같이 섭렵 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자칫 단순해지기 쉬운 문학이라는 장르를 굉장히 다변적이면서 흥미로운 살아있는 문화 콘텐츠로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한 역사학자가 만난 문학의 다른 시선들이다. 사실 저자가 소개한 많은 책들은 어린 시절 읽었던 책들이 많다. 신드바드의 모험이나 해저 삼만리, 보물섬, 타잔, 이솝 우화집은 그냥 동화 같은 느낌들의 책들이었는데 그 이야기 속에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이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러한 책을 접하고 읽고 배우는 것은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자칫 놓치기 쉬운 이야기들의 핵심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경철 교수의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총 23편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거의 모든 작품이 많은 이들이 읽고 접한 책들이라는 점이 놀랍다. 사실 이러한 책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기란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책 내용에 대해서 전혀 다른 역사적 시선으로 책을 풀이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많은 이들이 모르는 책들을 소재로 한다면 훨씬 이야기를 꾸며가기에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23편에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마치 세계의 유구한 역사들을 한 눈에 펼쳐 보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아주 오랜 옛날이야기부터 현재와 미래를 암시하는 내용들을 가진 책들까지 포섭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권의 책에서 만날 수 없었던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야기 한편에 만들어 지기까지 그 시대의 풍경과 사상 그리고 환경과 정신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그 시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이솝우화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랐다. 하지만 좋은 우화로만 인식되는 이솝우화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노예로 살아가야 했던 이솝의 피노예층에 대한 깊은 원한이 서려 있는 작품이 바로 이솝우화이다. 그래서 이솝우화는 그렇게 동화적이지 못하다. 노예의 삶 즉 지배를 받고 살아가야 했던 그들의 삶을 단층적으로 우회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문학은 작가가 속한 나라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23편의 이야기 중에는 많은 국가들이 등장한다. 그리스, 일본, 러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중국등 각 나라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심사숙고한 고찰들이 많다. 그래서 한 문학 한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 나라가 가진 아픈 기억과 추억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국가가 가져야 할 반성의 역사이며 후대들이 간직해야 할 기억들이다.




세월이 빠른 속도로 변해 가고 있다. 이제는 역사를 움직이는 기억하는 장치로 비단 문학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의 발전은 영화, 음악, 인터넷등을 내세워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문학이 흔들림 없이 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삶이 곧 문학이기 때문이다. 유구한 세월을 거쳐서 온 문학은 전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아마도 독서토론에서 아주 유용한 참고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한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그것에 말하는 진정한 의미와 또 그것과 연관되어진 많은 사실들이 덧 붙여져지기 때문이다. 생각하여 보라. 온갖 불륜의 온상지로 여겨지는 아가멤논이 제시하는 현시대의 가족관이 무엇인지. 그때와 지금이 무엇이 다르다고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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