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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2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19분 2부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왕따라는 것이 있다. 물론 일본에서는 이지매라 불리는 것이지만 이것은 심각한 사회 현상이다. 분명한 것은 나도 이러한 것을 보면서 중고등하교 시절을 보내었다. 아무리 철없는 아이들의 행동이라지만 그 행동들은 정도를 지나쳤고 한 아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패자는 커서도 패자이다. 결국 폐쇄적인 스털링이라는 동네의 모습이 그런 것이다. 나도 스털링과 비슷한 환경의 고향에서 아직도 살고 있다. 인구 3만이 조금 넘는 인구인데 어릴 적 친구들이 커서도 여전히 동네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민달팽이 몸에 소금을 뿌리곤 했다. 눈앞에서 민달팽이가 죽어가는 걸 지켜보며 좋아했다. 학대는 누군가 다치고 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일종의 오락이다."(2부P262)
19분의 2부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다. 결국 누가 원인 제공자인가에 대한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진다.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들은 정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정도로 진행이 된다. 그것은 혹시나 하는 마음이 컸던 이유도 있었다. 결국 법정에서는 많은 사실들이 새롭게 밝혀지기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피터를 괴롭혔던 일들이 밝혀지게 되고, 피터가 그러한 일들을 일으키게 된다는 분명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에 이른다.
영문도 모르고 피터의 총기 난사에 죽거나 다친 이들. 분명 피터의 행동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가진 피해 의식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피해망상이 엄청난 비극을 불러 올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슬픔을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 조승희. 그는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외톨이였다. 그는 자신이 쓴 희곡에 사건 모의실험을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피터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통해 실제적인 범행 예행연습을 한다. 아마도 저자가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많이 참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괴롭힘을 하는 입장에서는 절대로 괴롭힘을 받는 이들을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민달팽이의 이야기와도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학대는 누군가 다쳐서 아프다는 것을 깨닫지 못 할 때 까지는 일종의 오락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가해자인 그들은 그것이 삶의 재미이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조디 피콜티의 19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주변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또한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안아줄 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결국 더 큰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자들이다. 강한 것에 약하고 약한 것에 강한 척 하는 것은 숨겨진 나의 모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