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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영과 젊은 그들 - 아나키스트가 된 조선 명문가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이회영과 젊은 그들
한 가지 물음에 대답하여 보자. 우리는 우리가 일제치하에 당했던 고통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우리는 벌써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리면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많은 순국선열들을 희생을 우리는 왜 기억하지 못하는가? 사실 부끄러운 것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 있고, 편하고 먹고 사는 것 모두가 그들의 엄청난 희생의 대가였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망각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아니키스트가 된 이회영과 젊은 그들. 아나키스트의 원 뜻은 무정부주의자라는 뜻이다. 아나키즘은 모든 정치적 조직과 권력 따위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주의자라는 뜻이다. 지도자가 없는 뜻이라는 고대 그리스어의 아나르코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무정부주의자라는 뜻보다는 자유연합주의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그들인데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왜 아나키스트라 불리게 된 것일까?
우당 이회영은 조선조의 명문가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모든 것과 가족들의 모든 것을 오로지 조선의 독립을 위해 바치고 했다. 지금 현 시대에서는 거의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런 결단력과 희생정신이 서려 있는 것이다. 우당 이회영과 많은 이들이 조국의 독립 운동을 위해서 만주로 떠났다. 많은 양반가들이 일제에 빌붙어 작위를 후사 받고 나라를 팔아먹은데 반해 우당 이회영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사실 이 때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 말기의 흐름을 잘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고종 황제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치정에 나서지만 이미 국세는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자주국방의 실현이 아닌 외세와 외세에 의지한 정치적 판단은 나라의 망조라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결국 일본에 빌어 붙은 많은 양반가들과 자신들만의 독립 주의적 이기로 뭉쳐진 몇몇 세력들에 의해 나라는 결국 일본에 병합되고 만 것이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과연 고종은 왜 순순히 일제의 병합에 무기력하게 대응을 했을까? 고종황제가 전시선포만 했더라도 전국 각처에서 수많은 의병봉기가 일어났을 것인데 말이다.
결국 자신들의 배불리기에 나선 많은 양반가들이 일제와의 병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조선왕조는 무능력하게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국제적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종의 밀지를 받아 헤이그로 밀사들이 떠나지만 세계의 반응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그들은 일본의 손을 들어 주었고, 안으로는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와 밖으로는 자국들의 이익만 생각한 외세 열강의 세력들에 의해 조선의 해는 영영 떠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일제가 가장 걱정한 것은 아나키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여러 단체들의 무장봉기이다. 이것은 한번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기에 일제는 신중과 비중을 둘 수밖에 없었다. 우당 이회영은 좀 더 안전하게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는 만주로의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만들어진 독립군의 요람 신흥무관학교. 이 책에서는 전반적인 조선 말기의 상황과 신흥무관학교가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아픔과 고통 하지만 이어지는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우당 이회영이 아나키스트가 된 연유는 임시정부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결국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양면성에 때문에 자유주의연합의 길을 걷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당 이회영의 아나키스트적 사고방식은 양명학의 배움 속에서 만들어 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우리 민족은 자긍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겪었던 많은 것들은 잊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혹은 아나키즘을 오해한 나머지 무조건 적인 정부에 대한 항변과 폭력적 성향의 정치 활동의 색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회영과 그들이 가졌던 아나키즘은 분명히 차별성을 두는 것이었다. 그들의 엄청난 희생을 저평가 혹은 오해하지 않고 분명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시각이 후손인 우리들에게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수많은 독립운동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고 명확하게 알 이해할 수 있는 이회영과 젊은 그들.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이야기 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이덕일 소장이 쓴 책이라 더욱 제 값어치를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