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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과 궁녀 - 역사를 움직인 숨은 권력자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환관과 궁녀
얼마 전 왕과 나라는 사극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성종과 환관 김처선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극화한 작품이었다. 물론 픽션이 어느 정도 가미 된 작품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생각보다 꽤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그전에는 중국의 환관에 대해서만 조금 알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조선 시대 환관이 가져야 했던 삶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깨달았다. 사랑하는 여인을 평생 지켜 볼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모습에서 애절함을 느낄 수 있었고, 왕의 그림자로서 그들이 가졌던 막강한 권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었다.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로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저자가 다소 의외의 주제를 가지고 다시 우리에게 찾아 왔다. 그것은 바로 황실의 숨은 주역들인 환관과 궁녀이다.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 수 있기에 너무 좋았던 책이다. 비단 환관과 궁녀의 문제에 국한 짓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 시대가 가져야 했던 많은 정치적 음모와 권력의 숨결들이 환관과 궁녀들을 주위로 펼쳐짐으로 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박영규의 환관과 궁녀에서는 정말 그들에 대해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모두 알 수 있다. 이러한 주제로 어떻게 이렇게 많은 텍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 두 부분은 바로 환관편과 궁녀편이다. 환관의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대 나라들에 존재했던 환관들의 삶의 조명하고 있다. 환관은 왕의 최측근 즉 바로 곁에서 수발을 드는 남자들을 이야기 한다. 환관이 만들어진 배경과 그들이 걸어갔던 길, 그리고 몰락으로 사라져야 했던 시대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 한다. 환관으로 태어나는 순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과 환관 조직이 구성이 되고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던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도 아주 세밀하게 전달한다. 또한 중국과 조선시대의 환관을 비교 분석함으로 조선시대 환관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또한 조선시대 왕들 마다 환관을 어떻게 대우하고 이용을 하였는지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유명한 환관들이 이야기가 나온다. 삼국지에 나오는 중상시인 십상시에 대한 이야기, 당 나라에 막강한 실권을 구사했던 고력사, 이보국, 어조은, 구사량등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놀라울 뿐이다. 또한 그들이 결탁했던 정치세력과 인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며, 그들이 걸어갔던 융성과 몰락에 곡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왕의 최측근에 존재하는 인물들이었기에 정치권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왕들도 존재 했지만 보통은 그들이 왕이라는 권좌를 이용해 권력을 축적해 나갔다.
그들의 운명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었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결코 남자로 살아 갈 수 없었으며, 궁궐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평생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척살을 당하기도 했으며, 깊은 정치세력과의 거래는 그들을 더욱더 어두움으로 몰아넣는 과정들이 되었다. 결국 굶주림과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마지못해 환관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남자로서 중요한 성정체성은 잃었지만 권력의 최측근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호령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살아 있는 궁궐 귀신 궁녀편에서는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파란만장한 궁녀들의 삶을 재조명 한다. 평생을 왕의 여자들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지녔고 궁궐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야 했지만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존재들로 자리를 잡았다. 때로는 왕의 승은을 입어서 후궁에 오르기도 하였고 때로는 왕의 총애로 국모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평생 처녀로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기에 그들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은 후세에도 좋은 소재로 활용이 되기도 한다.
궁녀편에서는 궁녀가 만들어진 이유와 궁녀들만의 조직구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들이 궁녀로 태어나고 죽기까지 일생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유명한 궁녀들이 가지고 있는 야사들을 통해서 왕실이 가져야 했던 많은 그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궁녀들은 최고의 권력자인 왕에게 받은 권력을 다른 정치세력과 결합 하면서 때로는 엄청난 피바람을 몰고 오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정말 전문의 가진 역사책이라 말하고 싶다. 아마도 많은 작가들이 애용해야 할 책이 아닌가 한다. 왕조시대를 주제로 한 드라마와 책, 영화등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환관과 궁녀들의 모습을 정말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작가들이라면 꼭 필독을 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양지라 일컫는 왕의 그림자가 되어 오랫동안 정사와 야사를 지배해온 그들의 삶을 면면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환관과 궁녀라는 주제만으로도 450Page에 달하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저자의 능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