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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 잘못된 5대 금융상식과 5대 금융명제
신장섭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금융 전쟁-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한번 굳어진 생각을 바꾸는 데에는 새로운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을 밝히는 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제일 중요한 과제는 기존의 인식틀에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새로운 틀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그래야 현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P09)
한국은 근래에 들어 두 번의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였다. 하나는 IMF사태로 대변 되는 97년 외환 위기이며, 두 번째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08년 금융 위기이다. 외환위기는 우리가 미처 대처할 틈새도 없이 들이 닥쳐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바꾸어 놓았다. 국가적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실시되었고 수많은 실업자와 부도가 난 기업들이 줄을 잇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 정부는 적극적인 IMF식 경제 논리를 받아 들여 글로벌리즘 이라는 경제개방을 지난 10년간 실시 해 왔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고 미국의 유수 기업들이 줄도산을 이루었다. 물론 과도한 금융 파생상품과 극악무도한 레버리지로 말미암아 일어 난 사태이지만 그 쓰나미 같은 여파에 한국은 그대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미국발 금융위기를 기회로 만든 국가들도 많은데 우리는 왜 직격탄을 맞아야 했을까?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외환 보유고도 높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글로벌한 시장 개방을 이루었음에도 말이다.
여기서 먼저 금융 전쟁 -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을 쓴 장본인 신장섭 교수에 대해서 알아보자. 그는 과연 누구인가? 싱가폴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혹 싱가폴국립대학교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말하자면 도쿄대학, 베이징대학과 함께 아시아의 3대 대학으로 불린다. 세계 대학 순위에서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이라 말하는 서울대학교가 50위권 밖이니 사실 싱가폴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는 것도 여간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싱가폴국립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금융 위기 전 출간한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경제학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걸었던 경제 정책의 오류와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적 패러다임의 인식틀에 대한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저자는 잘 못 된 금융상식과 금융 명제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참 많은 부분을 공감하였다. 그 내용들을 대략 요약 해 보면 음모론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어떠한 음모론을 믿느냐에 따라 한국의 생사가 갈리는 것이다. 돈의 흐름은 결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흡수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각종 버블의 붕괴는 또 다른 버블을 만들어서 수습하기가 일수이다. 과연 한국이 지난 10년간 IMF에 복종하며 지내왔는데 그것이 결국 그들에게 종속 되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한국 경제는 IMF라는 투기꾼에게 멋지게 걸려든 경우이다.
한국은 이번 금융위기에서 말하는 세 가지 외국 투자자들의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자본 회수를 하기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이고, 원자재 수입의 비율이 굉장히 높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고, 완전자유변동환율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극심한 환율 변동에 제대로 대응 할 수 없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외국 투기꾼들은 한국주식 시장을 투자의 대상이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일삼았다. 이 모두가 지난 10년간 금융의 글로벌리즘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구조조정의 결정적 실패가 요인인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세계 4대강국에 둘러싸져 있고, 또한 세계의 금융 전쟁의 한가운데 있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금융 엘리트들의 아주 좋은 노리개로 전락하였고, 선진국도 아닌 신흥국도 아닌 중간국의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우리는 선진국을 따르는 경제 정책의 인식틀을 깨 부셔야 한다.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 할 때 한국만의 독자적인 경제 정책이 수립이 시급하다. 또한 금융에 집중된 경제 전략도 금융과 산업이라는 양대 경제 바퀴의 균형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세계 여러 중진국들의 성공적 사례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신장섭 교수의 금융 전쟁.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결국 한 국민과 개인으로 금융 엘리트들의 먹잇감이 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부국의 길로 가는 것은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기존의 인식틀의 변화를 가지는 것이다. 상상하여 본다. 어느 금융 강국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튼튼한 경제를 가진 나라에 살고 있을 우리 후손들을.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것은 어느 누가 되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