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의 한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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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의 한국사

 


위대한 인물은 어머니들이 만들어 내고, 위대한 어머니의 이름은 그 자식들이 빛나게 한다.


이은식님의 모정의 한국사. 언제나 그렇지만 그의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불륜의 한국사, 불륜의 왕실사, 그리고 모정의 한국사로 이어지는 그의 거침없는 한국사로의 여행은 나의 귀를 열리게 하고 나의 눈을 뜨게 하여 준다. 그래서 더욱 고맙고 감사하다. 불륜의 왕실사를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전혀 다른 주제로 다시금 우리를 초대한 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하고 싶다. 그리 간단한 내용들도 아니고, 그 생생한 현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까지 집필한 모정의 한국사를 읽을 때마다 그의 노고에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값어치를 느끼게 한다.


'이 땅의 어머니들이 일구어 낸 위대한 역사를 만나다' 라는 모토를 가지고 출발하는 모정의 한국사. 말 그대로 어머니들의 자식사랑이 만들어가는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대한 선비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지극한 어머니들의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그렇다고 무작정의 자식 사랑은 아니다. 엄격하고 지조 있는 모습들의 어머니들이 권력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선비들을 키운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불사하는 충직한 신하가 되는 배경에는 어머니의 훈계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매일 아침저녁의 신성을 한 번도 차질이 없었음을 이웃 사람들은 모두 알았다. 김 공의 지성스런 효도가 이와 같았다." (P11)


서포 김만중의 지극한 효심은 어머니 윤씨의 사랑 가득하면서도 엄격했던 훈육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병자호란 시절 아버지를 읽어버린 서포 김만중의 가족들은 항상 가난이 뒤를 따랐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 윤씨는 가난해도 자식들 공부에는 그 어떤 것도 아끼지 않았다. 유일한 생계 수단이 베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베를 끊어서라도 자식들의 책을 사줄 정도로 그 열의가 대단했다. 헌신적인 교육열의 소유자 윤씨. 그녀로 말미암아 김만중 형제는 후일 이름을 남기는 위대한 선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를 보지는 못했지만 듣자하니 안평은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재주 많은 사람이 경박하기 쉬우며 경박한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P111)


성임, 성간, 성현 3형제의 어머니 순흥 안씨. 지혜롭고 엄한 어머니가 자식들을 위험의 수렁에서 건져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식들을 권력에 기대지 않고 옳고 강직한 선비로 키워낸 안씨.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딱 잘 어울리는 안씨와 성간 삼형제의 이야기는 지금 시대의 모정에 대해서도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출세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현재 부모들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출세에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가진다는 것은 어릴 적부터 지혜로운 어머니의 훈계가 아니면 만들어 지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양사언의 어머니 문화 유씨, 서성의 어머니 고성 이씨, 이준경의 어머니 평산 서씨의 이야기도 있다. 이은식님의 책은 특별함을 지닌다. 굉장한 전문성이 그 첫째요, 그 시대 그 현장에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오는 서술형태가 그 두 번째이다. 폭 넓은 이야기의 흐름과 세밀한 분석이 독자들의 머릿속을 번쩍이게 하여 준다. 선조들의 묘소 혹은 그 현장들을 하나하나 모두 찾아다니는 열의에서 우리는 그 만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어 봐야하는 이유이다.


이 시대의 어머니상. 오로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에 적극적인 헌신을 보이는 부모. 하지만 절제력 없고, 훈계 없는 교육 열의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식 교육을 어떠한 마음 자세와 실천이 필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우리 선조의 모든 모토가 된 모정의 교육 방식.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지금의 부모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롤 모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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