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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정진영 지음 / 징검다리 / 2007년 7월
평점 :
선덕여왕
신라 제 27대 왕. 그리고 최초의 여왕이라는 작호를 칭함 받은 그녀. 요즘은 그녀를 통한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 어디가나 선덕여왕 이야기 이고, 물론 모 방송국 드라마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다. 무엇이든 사회적 이슈가 되고, 매스컴의 탄력을 받게 되면 평소에 관심이 없던 사소한 일이나 과거의 존재들도 엄청나게 부각이 되어지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덕여왕의 신도롬은 한철 지나가는 유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부정적 의미 보다는 긍정적 의미가 더욱 크다. 뛰어난 리더십의 부재와 남존여비 사상이 아직도 잔재해 있는 한국땅에 카리스마 넘치는 여왕의 이미지 투영은 사회적 분위기 반전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서점에 가면 선덕여왕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여러권 만날수 있다. 얼마전엔 모 방송국에서 하고 있는 드라마 원작 소설도 읽어 보았다. 물론 드라마와 소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역사의 정확한 이해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그 부작용으로 비현실을 현실이었던 것처럼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를 우리는 겪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장진영 작가의 선덕여왕은 좀 더 역사에서 벗어나지 않은 소설이다. 마치 한권의 역사서를 읽는 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정진영 작가가 선덕여왕의 삶을 어떻게 재조명하는지 눈여겨 봐야한다. 장진영 작가의 선덕여왕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그 안에서 로맨스한 분위기를 자아 낸다. 흡사 중국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비형랑이 귀신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장면들은 무협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정진영 작가의 선덕여왕은 애틋한 사랑구도를 자아낸다. 덕만공주와 비형랑 그리고 덕만의 남편인 운정. 그리고 비형랑을 사랑하는 여인 벽화. 그들의 구구절절한 사랑의 관계는 영화로 제작이 되어도 될 만큼의 애틋함을 만들어내고 아쉬움을 만들어 낸다. 이루어 질수 없는 덕만과의 사랑을 뒤로 하고 멀리먼 중원으로 떠나느 비형랑. 그리고 생명을 다해 덕만을 사랑한 남편 운정. 그런 비형랑과 운정의 우정. 그 모든 모습을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벽화. 아마도 이 부분들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며 선덕여왕의 인간적인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부분들이다.
" 이 왼편 길은 왕의 길, 가운데 길은 영원으로 가는 길, 오른 편 길은 그대와 함께 갈 사랑의 길." (P104)
신라, 백제, 고구려. 하나의 민족이면서 그렇게 서로를 적시하며 싸워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덕만, 천명, 선화 세명의 공주. 백제의 무왕에게 시집을 간 선화 공주 이야기. 장인의 나라 신라와 끝없는 싸움을 자처 하였던 무왕. 그것을 지켜 보아야 했던 선화 공주. 삼국이 처해진 난세의 어려움이 없었다면 신라의 여왕 선덕은 있을 수 있었을까?
아쉬움이 많은 책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왕의 이야기가 책 한권으로 쓰여지기에는 세밀한 부분이 부족하다. 차라리 6권 정도의 장편으로 쓰여져서 좀더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미를 보여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많은 분량의 역사적 시간이 짧게 압축이 되어지면서 선덕여왕의 업적에 대한 고증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이룰수 없는 사랑과 좀 더 그들이 처해진 운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할 것이다. 선덕여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책들이 출판 되는 가운데 정진영의 선덕여왕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모습의 선덕여왕을 선사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