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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견딜 수 없어! - 아지즈 네신의 유쾌한 세상 비틀기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평점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터기 풍자 작가 아지즈 네신의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상당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삶아온 인생이 평온하지 못했듯이 그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 또한 날카롭고 예리하다. 또한 그가 선사하는 희한한 웃음은 더 이상의 웃음이 아니고 가슴 언저리 저기 깊은 곳을 찌르는 바늘같이 느껴진다. 우리는 왜 아지즈 네신의 작품에 이렇게 열광을 하는 것일까?
작금의 한국 정치 풍토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1세기가 다가오면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돋움을 해야 될 판국에, 오히려 민주주의라는 이념이 더욱더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기대와 걱정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정부,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로 온갖 파업과 나라를 들썩 거리게 만드는 사람들. 무엇이 옳고 아닌지에 대한 가치관도 이제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가 나라가 망조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닐는지.
아지즈 네신의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를 읽으면서 왜 그렇게 가슴이 아파왔었는지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먼 타국의 작가, 이제는 고인이 된 아지즈 네신의 풍자스런 이야기가 이 시대에 던져주는 메세지는 너무 강렬하고, 파괴적이다. 아마도 터키의 격동기를 살아온 그가 만났던 그 시대의 환경과 여건이 지금 그런 환경에 처해진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아지즈 네신의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에 있는 11편의 이야기 중 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은 평온의 나라이다. 어느 고고학 박사가 찾아낸 미지의 세계 평온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온의 나라에 어느 날 부터인가 검은 연기가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나라의 통치자는 평온을 위해서 한 사람 한 사람씩 처형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홀로 남은 자신도 먹어치우게 된다. 하지만 그 검은 연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그 나라 통치자의 입에서 나온 것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서 나온 것일까? 그것은 바로 모두의 입에서 조금씩 나온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불평불만을 입으로 내 뱉으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잘 못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잘 못으로 책임을 전가해 나간다. 작금의 우리의 모습들도 보라. 경제가 안 좋으면 대통령 책임. 어떠한 일만 생기면 책임자를 추궁하고 못 살게 군다. 또한 통치자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은 더욱 시커먼 연기를 내어 뿜으면서도 자신들의 잘 못은 결코 인정 하려 들지 않는다.
이처럼 아지즈 네신의 이야기는 짧은 이야기 이지만 많은 것들을 안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깊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아지즈 네신 같은 풍자 작가를 만난 것은 어쩌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말하고 싶은 큰 욕심을 아지즈 네신 그가 대신 하여주기 때문이다.
나 하나가 바뀌면 된다. 한 시대를 풍자 하고자 했던 아지즈 네신 처럼, 우리가 처한 고통에 쓰러지지만 말고, 일어서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갈급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아지즈 네신의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를 꼭 읽어 보라고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