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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여성 상인 김만덕
윤수민 지음 / 창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서평] 조선의 여성상인 김만덕
몇 해 전 M본부 제작 이재룡 주연의 상도라는 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고 감명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천한 신분 장돌뱅이에서 3품의 고위 관직에 오른 순조시대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였다. 그 감흥이 참 오랫동안 남아있었던것 같다. 그때 우리 옛적 상인들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의주만상, 경상, 송상등 참 여러가지 상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2009년 나는 제주 탐라의 의로운 상인 김만덕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에서도 간간히 여성상인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 윤수민씨를 통해 잘 알지 못했던 과거속의 한 여인을 만나게 됨은 커다란 행운이 아닐수 없다.
고려시대만 하더라도 여성의 사회진출은 크게 어렵지 않았던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선시대 여성의 운명은 삶이 아닌 삶인것 같아 보인다. 안에만 갇혀서 살아야 했고 현모양처가 가장 큰 입신인것처럼 인식되어져 살아 갔기 때문이다. 간혹 장금이 같은 인물이 있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의 주요 인물로 여성이 별로 없다는 것은 가장 큰 아쉬움이다. 그리고 처음 알게 된 것이지만 제주에서 태어난 여성은 육지로 나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충격이다. 조선시대의 가장 척박하고 변방인 제주에서 이러한 위대한 인물이 나왔다는 것이 의아스러워진다. 아마도 정조임금 시절이었기에 이러한 사회적 진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김만덕. 이름 그대로 만가지의 덕을 가진 조선 최고의 여성 상인. 저자의 말대로 김만덕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정조실록에 몇줄이 남아 있고 그나마 저자가 동분서주하여 얻은 소수의 자료가 전부이지만 윤수민씨 특유의 화법으로 이시대에 새로운 모델로 써의 김만덕을 그려 놓았다. 사실 이 책이 아주 쉬운것은 아니다. 제주의 방언이 대화들에 섞여 나오기에 제주에 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나 또한 그 점이 곤혹스러웠지만 이렇게라도 제주의 문화에 대해서 알게 되니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하겠다.
책의 내용은 대략 세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만덕의 다사다난했던 어린시절, 그리고 관기로써의 삶을 살았던 젊은 시절, 그리고 대미를 장식했던 상인과 자선가로써의 시절. 아버지 어머니와의 헤어짐에서 애절함을, 관기로써의 삶을 살면서 보여주는 조선시대의 여성상과 조선시대의 예악, 그리고 이루어질수 없었던 기(조류매)와의 사랑, 덩쿨처럼 섞여버린 이환로와의 운명, 그리고 꿈만 같던 정조임금과의 면대. 어느것 하나 놓칠수가 없는 부분들이다.
소설 김만덕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현재의 삶에 안주 하지 말고 더욱 원대한 꿈을 향해 도전하는 도전정신?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데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구휼미를 450석 만들어서 베푼 자비와 희생정신? 그 어떤 시련과 좌절에도 흔들리지 않는 당당함을 가졌던 여성상? 모두가 정답일수 있다. 아마도 저자는 조선의 여성 상인이었던 김만덕을 통해 이 시대에 절망과 고통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할려고 했던것은 아닐까?
"그녀는 누렸다기보다 나누어준 사람이다. 그녀가 쌓은 것은 고통과 상처 속에 자라고 익은 열매들이었다. 상처가 있는 열매는 더 향기롭게 익는다. 익은 열매가 상하기 전에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걸 알 만큼 만덕은 상처로 익어간 사람이다"(P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