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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잘가요 언덕
어린시절
동산에 올라 멀리 멀리 다가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는 어린 아이처럼 잘가요 언덕 숨쉬고 있는 훌쩍이는 용이와 순이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시절 향수처럼 차분하게 우리의 마음을 도닥여 주는 잘가요 언덕. 결코 화려한 꾸밈도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아닌 어린시절 순수했던 모습처럼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더욱 마음에 오래오래 남겨지는 어린시절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시던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작가로서의 차인표
외국에 졸리와 피트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차인표와 신애라가 있다. 유명 탤런트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정말 존경하고 본 받고 싶은 인물이 차인표이다. 아마 이 시대의 롤모델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차인표. 그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이야기 잘가요 언덕. 이제는 배우로써 차인표가 아니라 작가로서의 차인표라 부르고 싶다. 잘가요 언덕을 통해 느낀 그 감정에 대해 차인표씨에게 감사하고 싶다.
용이와 순이 그리고 가즈오
열국에 짓밟힌 과거의 산물 순이. 그리고 그를 영원한 간직하고 사랑했던 남자 용이. 그리고 시대와 허물을 넘어 순이를 사랑한 가즈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용이와 순이 그리고 가즈오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를 바라 볼수 있다. 순수함을 잊어버린 우리에게 용이와 기즈오의 사랑은 너무나 애절하게 다가온다.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나는 지켜 낼수 있을까? "꽃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짓밟아서 미안합니다. 순결한 당신의 몸들 찢고, 그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 흘리게 해서 미안합니다"(P202)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가즈오의 고백. 전쟁으로 얼룩진 시대의 갈림길에서 과연 가즈오 처럼 사랑을 선택할수 있을까?
종군 위안부
우리역사의 아픔. 주권을 상실한 힘없던 나라의 서글픔. 그렇게 우리는 그녀들을 보내야 했고 우리의 가슴을 도려낼수 밖에 없었다. 소외된처 버려진 이 이야기를 차인표라는 작가를 만나 재조명 재해석 되었다는 점에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부끄럽게 여길것인가?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용서 할것인가? 잘가요 언덕. 우리는 잘가요 언덕에 서서 옛 과거에게 잘가요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을 기다려야 할것이다.
엄마라는 이름
백호가 잡아가버린 용이 엄마. 멀리 이국땅에서 아들의 편지를 기다리는 가즈오의 어머니. 엄마없이 자란 순이. 그리고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육발이의 새끼. 우리의 엄마. 이 시대의 엄마. 우리는 혹 잊어버리 않았을까? 언제나 포근하게 앉아주시는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다. 전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어요 라는 순이의 고백 처럼. 이 시대의 어머니라면 순이의 마음 꼭 느껴보라 하고 싶다.
타인의 아픔
다른의 깊은 아픔을 진정 이해할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작가 차인표. 그가 느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것인지 궁금하다면 꼭 잘가요 언덕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갈 우리의 이야기를 잘가요 언덕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고 반성하게 된다면 그것보다 고마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나의 마음을 움켜 잡은 차인표 작가의 잘가요 언덕. 모두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