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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붐이 온다
H. 기타쿠스 지음 / 월간싱클레어 / 2009년 2월
평점 :
[서평]기타의 붐이 온다.
어릴적 춤추는 기타맨이라는 만화책을 본적이 있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부터 나는 기타가 좋았다. 기타맨의 주인공은 기타를 배우러 째즈의 본고장 미국에서 갖은 고생을 다하고 결국에는 성공을 하는 그런 내용인것 같다. 특히 기억에서 지울수 없는것은 기타 넥이 두개로 만들어져 있는 일렉기타를 치는 모습. 그리고 그 시절 생소하게 느껴졌던 나인핸즈라는 기타 주법. 그래서 나는 기타를 배웠다 보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동생이랑 미친듯이 기타를 쳤고(실력은 별로였지만) 아마 그때의 열정이 음악을 사랑하는 지금의 나로 만들지 않았을까? 그 시절엔 들을수는 없고 그냥 보기만 했어야 했는데 세월이 많이 좋아 졌나 보다. 이제는 E.P북이라는 것이 나왔으니 말이다.
E.P북 생소하게만 느껴졌는데 H.기타쿠스의 기타의 붐이 온다는 식어져 있던 나의 열정을 다시 한번 깨어나게 해준 촉매제 인것 같다. 처음엔 외국인이 만든 책인줄만 알았다. 두 기타리스트 피터와 킴벌리. 그래서 나는 외국인줄 알았다. 최소한 일본인 정도라고. 하지만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책을 펴보는 순간 알아 버렸다. 피터와 킴벌리는 토종 한국이었다. 그것도 옆집 형님 같은 구수한 외모와 방랑벽이 있는 아저씨가 같은 그런 모습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킴벌리의 일기 가운데 마음을 울컹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내 아이 학교에 가서 아버지 직업 소개란에 '기타리스트'라고 쓰면 좋겠다고. 그리고 부모님의 우리 아들은 어떤 회사에 다닌다고 말하기 보다 내 아들은 기타리스트라고. 와이프가 우리 그이는 기타리스트라고. 얼마나 솔찍 담백한 외침인가? 고교시절 음악선생님이 음악을 전공하고 싶다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음악은 배고픈 직업이라고. 그 시절 나는 음악을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포기 할 수밖에 없었지만 십수년이 지난 지금 그런 배고픔을 여기 기타쿠스가 다시 채워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잊어버리고 있던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기타쿠스의 기타의 붐이 온다는 나에게 작은 도전의 불씨를 넣어준 책이라고 하겠다.
기타로 오토바이 타자의 산울림이 생각이 난다. 깊게 생각하지 말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가자는 데로 그냥 하자는 데로 하자. 그래서 나는 기타쿠스가 좋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 해주니까. 내가 갈수 없는 곳을 대신하여 가주니까.
기타쿠스의 월드 투어가 기대 된다. 어디로 공연을 하러 갈게 될까. 그때는 나의 마음만이라도 꼭 같이 데려 가주길 바란다. 월드 투어 대상지는 H자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으니까.. 한국에서 먼저 하면 되겠다. 한국의 H.
앨범중의 일번 곡 네 안의 소리를 들어봐가 가장 좋은것 같다. 모든 노래가 좋지만 기타쿠스 기타쿠스 라고 말하는 것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네 안의 소리를 들어봐.
가장 필요한 걸
가장 생각이 나는 걸
지금 하고 있는지
O Listen to myself
H.기타쿠스 H.guitarcus
기타의 붐이 온다의 기타쿠스는 아늑하고 몽환적인 기타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리고 딱딱해져버린 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추억하게 만들것이다. 기타쿠스의 기타의 붐이 온다를 읽기보다는 느껴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