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 디즈니의 악당들 6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정다은 옮김 / 라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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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작법으로 유명한 만화 작가이자 소설가. 기존의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해 공포와 아름다움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는 디즈니가 기획하고 세레나 발렌티노가 쓴 소설이다. 디즈니 명작 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스핀오프를 완성했다. 다크한 캐릭터들이 내뿜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디즈니 세계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악당들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는 악당 크루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크루엘라의 성장과정을 비롯해 그녀가 모피에 집착하게 된 이유와 반반 머리를 하게 된 사연까지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크루엘라의 엄마는 세련된 옷에 애착이 강해서 늘 최신 유행하는 옷을 멋스럽게 빼입고 다녔는데, 약속이 많아 늘 바빴다. 매일 한 시간정도 크루엘라에게 온전히 집중했는데, 사실 그마저도 제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여의치 않다. 하지만 어린 크루엘라에겐 하루 중, 그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그 누구의 관심보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던 크루엘라는 엄마에게 모피 코트를 선물받고 무척 기뻐한다.

 

"똑딱똑딱, 달링! 영원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법이건만. 내 얘기를 해주면서 내가 딱 그러고 있네? 이제부터는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들려줄거야, 달링. 5년 후, 그러니까 내가 열여섯 살이었던 해 여름으로 가보자고. 내 인생이 영원히,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마구 뒤바뀐 때로 말이야. p.67 중에서."

 

책에서는 크루엘라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디즈니의 유명한 이야기들 중, 주인공이 아닌 악역이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니. 독특한 발상과 기발한 설정부터 이미 흥미롭다. 이미 주목받아 온 인물이 아닌 그 인물을 괴롭히던 악역들의 삶을 조명하는데, 크루엘라의 삶은 어쩐지 가련하고, 애처롭게 느껴진다. 그녀가 열여섯 살 되던 해, 아버지의 죽음은 그녀의 삶을 바꿔놓는데...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101마리의 달마시안> 속, 크루엘라는 그저 나쁜 아줌마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나면 그녀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 해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나쁜 행동까지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 느낀 건 날 때부터 악당은 없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봐왔던 악당들에게도 사연은 있다고 생각하니 짠하면서도 재미있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는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에서 여섯번 째 책이라는데, 문득 다른 악당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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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 - 조은아 산문집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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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산문집

 

마음을 다해 디자인하고, 마음을 담아 글도 쓴다. 스마트한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가 좋다.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한 눈빛과 진실한 문장 한 줄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생이 저물 때,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오랜만에 읽게 된 산문집이라 어쩐지 기분이 좋다.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해서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느낌으로 책을 마주한다. 밤이 주는 고요함과 서늘한 공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이런 때에 좋은 글귀들을 만나면 문장 하나하나가 좋은 떨림이 되어 내게 전해진다. <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는 그런 떨림들을 많이 전해준 책 중의 하나이다.

 

 

 

"힘든 얼굴을 하고서도 꽃을 피워 내는 아름답고 숭고한 일을 해내고 있는 산세베리아 앞에서 절로 숙연해졌다. 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엄마의 얼굴도 겹쳤다. 당신의 가슴속에 겨울이 찾아와도 딸들을 위해 영원한 꽃의 노래를 불러주는 엄마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듯 했다. 그래, 엄마들은 그렇다. 식물이, 사람이며 이 세상 어머니들은 당신들을 쥐어짜내서라도 꽃의 얼굴을 하고 만다. p.20 중에서."

 

 

 

책은 저자가 엄마를 잃게 될까봐 두렵고 아프던 날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아픈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삶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 마음 졸이면서도 문득 깨닫게 되는 삶의 빛나는 순간도 담고 있다. 저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 속에서 나는 또 내 삶의 소중함을 찾아본다.

 

 

그리고 늘 통증을 달고 지내지만 아직까진 나의 곁을 지켜주고 계신 엄마가 떠올랐다. 멀어서 일년에 서너번 만날 수 있지만, 종종 안부를 묻고, 짜증도 내고 받아주는 '엄마'가 하늘 아래 계시는 건 분명 감사할 일인데...나는 그런 엄마에게 그다지도 좋은 딸이 못 되어주고 있다. 책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절절한 작가의 마음을 슬쩍 엿보고나니 희안하게 죄책감이 밀려드는 건 무엇때문일까. 아버지를 잃어봐서 소중한 걸 잃는다는게 어떤건지 잘 알면서도 종종 잊는다. 조금 상처받아도 내가 더 사랑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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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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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아내의 증상을 어찌하지 못한 채, 묵묵히 곁을 지키는 남자의 모습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또 그 속에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는게 이 남자만의 사랑 방식이라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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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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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 (1874~1942)

<빨간 머리 앤>의 작가로 가장 유명하다.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른 몽고메리의 첫 번째 소설 <초록 지붕 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은 아직도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 차트에 머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봄을 사랑했던 남자는 봄에 조세핀을 만나 처음 사랑에 빠진다. 함께 새로운 봄을 맞이할 때마다 이들의 사랑은 한 단계씩 깊어졌고. 이듬해 봄 이들은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세번 째로 찾아온 봄에 남자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아이는 20개월을 살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남자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지만 현실은 불타는 각인처럼 서서히 남자의 영혼에 파고들었다. 조세핀은 집안에서 언제나 불안감에 시달렸고, 날이 갈수록 생기를 잃어간다. 또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밤마다 바다를 헤매기 시작한다. 의사는 아내가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가 전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니 최대한 돌봐주고 도와주고 웃게 해주라는 조언을 한다. 그렇게 이들 부부는 꿈의 아이를 찾아 밤바다를 헤매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 부부에게는 기적이 일어나는데...

 

 

"한 번이라도 좋으니 만날 수 있다면......한 번이라도 좋으니 입을 맞출 수 있다면......꽈악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이 끔찍하게 찢어지는 내 심장에 닿도록 꽈악 안을 수만 있다면-그러면, 이 아픈 고통이 나를 떠날 것 같아요. 어여쁜 아이야. 엄마를 기다려 주렴. 엄마가 가고 있단다. 들어봐요! 데이비드! 울고 있잖아요. 저렇게 슬프게 울고 있잖아요. 당신은 이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P.59 중에서.

 

 

<꿈의 아이>는 아이를 잃은 한 부부의 이야기를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그녀 특유의 따스함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전에 이 글을 읽었더라면 이 부부의 감정을 공감하기 어려웠을텐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금은 부부의 상황들이 고스란히 이해가 된다. 아이를 잃으면서 엄마가 느끼게 되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이 내게도 전해져서 가슴이 저릿했던 것 같다. 또 그런 아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남자. 나아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아내의 증상을 어찌하지 못한 채, 묵묵히 곁을 지키는 남자의 모습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또 그 속에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는게 이 남자만의 사랑 방식이라 생각하니. 이야기가 마무리 될 즈음엔 남자의 사랑이 더욱 돋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따스한 결말은 언제 들어도 다행이고,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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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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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레오 페루츠

<심판의 날의 거장>(1923)은 페루츠의 전겅기 대표작으로, 당시 대중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저택에서 갑자기 불가사의하게 목숨을 끊은 유명 궁정 배우의 죽음의 진상을 추적하며, 그와 관련된 연쇄 자살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환상 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작가 레오 페루츠의 작품. 책 소개를 읽으면서 이미 매료되는 기분이랄까.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궁금해서 참기가 어려웠다.

 

 

책은 1909년 가을에 연달아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저택에서는 두 발의 총성이 울리고, 이후 유명 궁정 배우인 오이겐 비쇼프가 갑작스레 목숨을 끊는다. 여러 정황과 단서들은 손님으로 저택을 방문했던 요슈 남작을 범인이라 지목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비쇼프의 아내와 연인 사이로 그녀에게 여지껏 미련을 가지고 있었고, 비쇼프에 관한 비밀스러운 정보도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슈 남작과 그의 일행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생각치도 못한 일들이 수면으로 떠오른다. 비쇼프와 유사한 죽음의 형태를 한 사건들이 주변에서 여럿 일어났던 것. 사건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이야기는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

 

 

책장을 덮으면서 <심판의 날의 거장> 이 무려 100여년 전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당시 이토록 기발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서술해 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웠다.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구성과 반전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불편함없이 읽을 수 있었고, 또 그 속에서도 그가 주는 메세지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레오 페루츠'의 작품들은 당대에 큰 인기를 누리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그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20세기 말에 재평가되면서 그의 작품 다수는 재출간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번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책을 읽은 감이 있다. 여유있는 어느날 <심판의 날의 거장>을 비롯해 '레오 페루츠'의 다른 작품들도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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