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 - 조은아 산문집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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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산문집

 

마음을 다해 디자인하고, 마음을 담아 글도 쓴다. 스마트한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가 좋다.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한 눈빛과 진실한 문장 한 줄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생이 저물 때,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오랜만에 읽게 된 산문집이라 어쩐지 기분이 좋다.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해서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느낌으로 책을 마주한다. 밤이 주는 고요함과 서늘한 공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이런 때에 좋은 글귀들을 만나면 문장 하나하나가 좋은 떨림이 되어 내게 전해진다. <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는 그런 떨림들을 많이 전해준 책 중의 하나이다.

 

 

 

"힘든 얼굴을 하고서도 꽃을 피워 내는 아름답고 숭고한 일을 해내고 있는 산세베리아 앞에서 절로 숙연해졌다. 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엄마의 얼굴도 겹쳤다. 당신의 가슴속에 겨울이 찾아와도 딸들을 위해 영원한 꽃의 노래를 불러주는 엄마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듯 했다. 그래, 엄마들은 그렇다. 식물이, 사람이며 이 세상 어머니들은 당신들을 쥐어짜내서라도 꽃의 얼굴을 하고 만다. p.20 중에서."

 

 

 

책은 저자가 엄마를 잃게 될까봐 두렵고 아프던 날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아픈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삶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 마음 졸이면서도 문득 깨닫게 되는 삶의 빛나는 순간도 담고 있다. 저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 속에서 나는 또 내 삶의 소중함을 찾아본다.

 

 

그리고 늘 통증을 달고 지내지만 아직까진 나의 곁을 지켜주고 계신 엄마가 떠올랐다. 멀어서 일년에 서너번 만날 수 있지만, 종종 안부를 묻고, 짜증도 내고 받아주는 '엄마'가 하늘 아래 계시는 건 분명 감사할 일인데...나는 그런 엄마에게 그다지도 좋은 딸이 못 되어주고 있다. 책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절절한 작가의 마음을 슬쩍 엿보고나니 희안하게 죄책감이 밀려드는 건 무엇때문일까. 아버지를 잃어봐서 소중한 걸 잃는다는게 어떤건지 잘 알면서도 종종 잊는다. 조금 상처받아도 내가 더 사랑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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