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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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시자와 요

일본의 추리소설가. 2000년대 초반부터 문학상에 응모했다. 근무하던 출판사에서 나온 뒤, 2012년 《죄의 여백》을 발표하여 “풍부한 패를 가지고 있어 독자를 질리게 하지 않는다”는 심사평과 함께 제3회 야성시대 프론티어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최근 들어 미스터리, 호러 등의 책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아시자와 요,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 소개를 본 뒤로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책은 마을에서 각각 고립된 이들이 살인이나 범죄에 연루되는 이야기이다. 읽을수록 이들의 진짜 범죄 이유가 밝혀지는데, 결말에 다다를수록 독자들을 더욱 생각하게 한다. 다섯 편의 단편 모두가 읽는 내내 사람의 은밀하면서도 어두운 속내를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는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손자이므로 마을에서 나누어주는 음식은 받을 수 없었고, 솜사탕과 구운 옥수수 노점은 마을 바깥에서 온 사람이 운영했으므로 누구에게나 팔았던 것이다.

p.28,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중에서.

 

 

#용서는바라지않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농작물은 치매 증상이 심해진 증조할아버지가 멋대로 수문을 열어버리는 바람에 피해를 입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해해주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자 증조할아버지 대신 할머니에게 분노를 쏟아낸다. 료이치의 할머니는 마을사람들에게 장례와 화재에 대처하는 걸 제외하고는 일절 교류를 끊는 행위인 '무라주부'를 당한다. 어느날, 증조할아버지는 또 수문을 열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할머니는 주방에 있던 식칼로 할아버지를 살해한다. 할머니가 살인을 저지른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가독성이 좋아서 책을 단숨에 읽었는데, 아시자와 요의 다른 작품들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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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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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희종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면서, 새로운 꿈을 꾸는 소설가가 되었다. 꿈이 많아서 현실이 차갑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그 차가움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여전히 꿈을 꾸고, 그 꿈을 이야기한다. 너무 평범하지만 너무 평범하지 않은 저자는,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항상 가족의 울타리에서 살아왔던 준호는 독립해서 혼자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부모님께는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핑계로 오피스텔 생활을 시작한다. 5년동안 같은 생활을 이어온 그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층에 딸린 작은 정원과 2층의 테라스가 매력적인 타운하우스를 산다. 이사한 첫날, 이웃집에는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밴드 '트러스트'의 리더인 강하준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를 알게 되면서 준호의 삶도 조금씩 변화를 생기는데...

 

중학교 무렵 내게도 한참 가수 오빠들이 좋던 시기가 있었다. 시골에 살았던 나는, 내가 만약 서울에 살았다면 동경하던 가수 오빠들을 길에서라도 우연히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혹은 우리집이 부자였다면 경비와 보안이 삼엄한 그 가수 오빠들의 이웃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타운하우스>의 주인공 준호에게는 나의 엉뚱한 상상이 실제로 일어나는데, 연예인을 만났을 때 그의 반응이 너무 실감나게 그려져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준호는 강하준의 집에서 샤워 가운을 입고 나온 의문의 여자 '하루'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하준과 친해지면서 그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주인공이 가지는 궁금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풀려가는데, 그 과정이 흥미롭다. 동경하던 이의 이웃이 된다는 설정 자체가 참 매력적인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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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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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부키 유키

고향 미에현 욧카이치시를 배경으로 집필한 최신작 <개가 있는 계절>은 쇼와에서부터 헤이세이, 레이와 시대까지 이어지는 20년 동안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청춘의 반짝임을 묘사해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공감과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1988년, 하치료고등학교에는 새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가 갑작스레 나타난다. 학생들은 고시로라고 부르면 꼬리를 흔드는 하얀 개를 미술부실에서 임시 보호하기로 한다. 유카는 고시로를 맡아줄 사람을 찾는 포스터를 그려보기도하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고, 결국 미술부 아이들은 고시로를 돌모는 모임인 '고돌모'를 결성한다. 고시로는 고돌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학교생활에 금세 적응하고, 학교가 쉬는 날엔 유카의 집에 머무르기도 한다. 고시로가 유독 따랐던 유카는 벚꽃이 필 무렵 졸업하여 학교를 떠나게 되고, 더 이상은 학교에 오지 않는다. 3년을 주기로 '고돌모' 회원은 바뀌게 되고, 고시로는 유카를 그리워하며 그녀를 기다린다.

 

책은 1988년부터 2019년까지 유카와 인간 고시로를 비롯하여 고돌모 회원이었던 학생들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고시로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장면은 꽤 인상깊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들은 말을 요즘 새삼 곱씹고 있어. 처음 하치고에서 고시로를 키우기로 했을 때 당시의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거든. 생명을 돌보는 게 어떤 뜻인지 직접 겪으면서 고민해보라고. 생명을 돌본다. 무거운 말이야.

p. 290 중에서.

예전에 교생실습을 나갔던 학교에도 버려진 강아지가 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는데, 교사와 학생이 한마음으로 집을 지어주고, 보살피던 기억이 난다. 이름이 '매탄이'었는데, 학생들의 등하교 길엔 항상 학교 입구 어귀에 서서 아이들을 맞이했던 강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소설 속 '고시로'도 비슷한 모습일 것 같아서 읽는내내 마음이 쓰였다. 나는 90년대에 초, 중학교를 다녔는데, 고시로가 살았던 때와 같은 시기여서그런지 공감가는 대목이 많았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 한참 즐겨 신던 루즈삭스,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라는 노래까지...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라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한다. 또 열여덟 청춘에게는 빠질 수 없는 우정과 사랑, 성인이 된 유카가 짊어져야하는 책임감... 나의 '그것'과 닮은 것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또 따뜻했던 순간이 떠올라서 기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서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소설이다.   

                            

그 때 일은 이미 기억나지 않지만 그 그림 속에서 강아지 고시로의 모습은 영원해... 사진을 좀 더 많이 남겨뒀더라면 좋았을걸. 영원하게 만드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러워.

p. 325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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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야! - 과학력이 샘솟는 우리 주변 놀라운 이야기 과학하는 10대
신방실.목정민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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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방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의 날씨와 기후 변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꿈을 이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저자 목정민

<경향신문>, <과학동아> 기자를 거쳐 과학 잡지 <에피> 편집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과학 이슈의 맥을 짚어 주는 일에 관심을 갖고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책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과학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문과생인 나는 어린시절에도 '과학'이나 '수학'과 관련된 단어를 들으면 그 때부터 머리가 띵해지면서 아프기 시작했던 것 같다. (참 희안하기도 하지.) 심리적으로 거부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때, 그 시절에 읽었어도 <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야>라는 책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놀이 기구 속에 자석이 있다?"라는 주제로 자기력과 전기력을 설명하고 "거울에 숨겨진 빛의 반사원리"로 반사, 굴절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 "연필심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든다면"과 같은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질문과 함께 다이아몬드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생활 속에서 궁금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질문도 던져보고 답도 찾아 보았다.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적 개념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다.

 

 

 

5억년 전 과거를 보여 주는 블랙박스

 

척추 동물의 경우 과거의 화석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입니다. 최초의 척추동물 화석은 5억 3,000년만 년 전 물에서 헤엄치던 작은 물고릴로, 중국 윈난성에서 발견됐습니다. 지금과 달리 턱뼈가 없는 구조를 작고 있었는데, 초기 척추 동물 연구에서 한 줄기 섬광같은 발견이었죠. 지금으로부터 4억 5,000만 년 전에야 비로소 턱 있는 물고기 화석이 처음으로 출현했답니다. 턱이 있으면 호흡과 먹이 사냥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한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다른 무수한 척추동물 진화의 역사도 뼈에 고스란히 남아, 뼈는 과거를 보여 주는 블랙박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p. 164 중에서.

 

편안하게 다가오는 구어체 문장, 또 일상의 이야기에 잘 녹여낸 과학적 원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책이다. 소재가 다양해서 시리즈로 발간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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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너이지만 안아주고 싶어
피지구팔 지음 / 이노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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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피지구팔

그림이 좋아 펜을 들었고 말하는 게 좋아 글을 썼어요. 그리고 이제는 지친 이들에게 글로 말을 건네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너이지만 안아주고 싶어>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쉬어갈 때 읽기 좋은 책이다. 1.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할 너에게 2. 너도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3. 너는 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어 4. 내가 모르는 너이지만 안아주고 싶어 등 총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요즘은 일이 많아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기에 활자가 작고, 글이 많은 책은 보기에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따뜻한 그림과 함께 간결하면서도 다정한 말들이 담긴 책은 휴식이 되기도 한다. 잠깐이지만 커피 한잔 마시며 책을 펼쳐본다.

"

툭툭

여태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돌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가볍게 툭툭 털어내면 끝인 가벼운 모래일 뿐이었다.

p.26 중에서

"

"

길게 마시고 길게 뱉은 네 숨에 그간 네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어떤 수고를 겪었는지 알 수 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네 한숨은 이렇게나 값지다는 걸 네가 가장 먼저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p. 60 중에서.

"

저자는 스스로를 아끼며 타인을 돌아보고 또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의 파트 안에서도 비슷한 화제의 글이 반복되고, 여러 개 있는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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