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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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카모토 아유무

1961년생,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16년 이 작품으로 제3회 가쓰시카문학상 우수상 및 추리소설 작가 시마다 소지가 선정한 제11회 장미의 도시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펫시터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 마카시마 후타. 어느날 그는 3년 전 헤어진 연인, 미사카의 부고를 알리는 '상중 엽서'를 받게 된다. 후타는 친구 유키에와 만나 과거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유키에를 만나기 이전의 여자친구인 란과 에미리까지 사망하거나 행방이 확실치 않음을 알게 된다. 후타는 펫시터 일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전 연인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며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문제는 주변 사람들 중, 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들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 근처에 있던 이웃들 마저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심지어 에미리와 인연을 맺는데 도움을 준 '모리'는 오히려 후타를 미친사람 취급하며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이상하리만큼 절묘한 상황들이 괴로웠던 후타는 자신을 자책하며 의심하기에 이르고, 그러던 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미사키, 에미리, 란이 에이오대학병원에 입원했었고, 후타의 세 연인을 담당했던 간호사가 '모리'였던 것이다.

 

병원에서 보안 대책 담당으로 근무하는 친구 유이치로에게 진료 기록을 보여달라고 부탁하지만 보안 등급이 높아 접근 조차 쉽지가 않다. 그리고 후타의 여자친구들을 담당했던 의사가 생식의학센터장이며 진상을 파헤칠수록 배후에는 거대한 세력이 존재하는데...

 

300페이지 가량의 분량이지만 읽는게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수록 흥미진진해졌고, 소설의 결말엔 놀랄만한 반전이 있다. 책은 미스터리 장르로 분류되는데, 그 이름에 걸맞는 이야기였다.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결말로 끝맺을 때의 쾌감이란. 장르소설을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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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하여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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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희 지음

 

슬픔과 관계를 맺고 있는 고통, 불안, 상실, 좌절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읽고 쓰고 있으며 그 안에 숨겨져 있을 생의 기쁨과 의미들을 찾느라 날마다 고군분투 중이다.

 

 

 

 

 

"

 

생의 슬픔에 침몰되지 않고 살아남고 싶었기에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야기되는 고단함들을 어떻게든 이해해보고 싶었고 잘 버텨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것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의 고통과 슬픔에 자주 주목했다. 또 지난한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말들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킬 수 있었던 태도를 찾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p.9 작가의 말 중에서

 

"

 

 

 

삶에 있어 슬픔과 아픔에 주목하고 있는 저자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이 견뎌온 이야기를 전한다. 문장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작가가 고민했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달까. 또 이 글은 읽는동안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에게서 때때로 느껴지는 박탈감으로 인해 자신이 보잘 것 없고,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몽테뉴의 명언으로 스스로를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우리를 위로한다. "모두 다 꽃이야"라는 말은 내게도 위로로 다가온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저자의 글에서 삶을 배우고, 또 내가 치열하게 했던 고민들을 공유하면서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싶어 위로를 받게 된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44편가량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마다 주제가 달라서 매일 조금씩 읽어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크게 공감하며 봤던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가 인용될 때면 반갑기도 하다.

 

 

 

"

 

소중하고 애틋한 관계들을 변함없이 지켜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살면 살수록 영원한 관계라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가 속한 시간과 상황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때 나눈 고민과 이야기는아득한 과거가 되고, 인생의 많은 사건과 사고들을 감당하고 겪어나가는 중에, 서로를 오해하고 원망하고 체념하는 사이, 누군가는 나를 떠나고 나 또한 누군가를 보낸다. 흩어진 인연 사이로 또 새로운 인연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것이 삶의 한 과정임을 나는 이제 잘 받아들이고 싶다. p.238 중에서

 

"

 

 

 

사람 욕심 많던 내게 흘러가는 인연은 스트레스였고, 아팠고 또 부정하고 싶었다.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나 또한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의 삶과 인연을 자연스레 놓아두려 한다. 이 또한 삶의 과정이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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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 디즈니의 악당들 6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정다은 옮김 / 라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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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작법으로 유명한 만화 작가이자 소설가. 기존의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해 공포와 아름다움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는 디즈니가 기획하고 세레나 발렌티노가 쓴 소설이다. 디즈니 명작 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스핀오프를 완성했다. 다크한 캐릭터들이 내뿜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디즈니 세계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악당들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는 악당 크루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크루엘라의 성장과정을 비롯해 그녀가 모피에 집착하게 된 이유와 반반 머리를 하게 된 사연까지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크루엘라의 엄마는 세련된 옷에 애착이 강해서 늘 최신 유행하는 옷을 멋스럽게 빼입고 다녔는데, 약속이 많아 늘 바빴다. 매일 한 시간정도 크루엘라에게 온전히 집중했는데, 사실 그마저도 제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여의치 않다. 하지만 어린 크루엘라에겐 하루 중, 그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그 누구의 관심보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던 크루엘라는 엄마에게 모피 코트를 선물받고 무척 기뻐한다.

 

"똑딱똑딱, 달링! 영원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법이건만. 내 얘기를 해주면서 내가 딱 그러고 있네? 이제부터는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들려줄거야, 달링. 5년 후, 그러니까 내가 열여섯 살이었던 해 여름으로 가보자고. 내 인생이 영원히,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마구 뒤바뀐 때로 말이야. p.67 중에서."

 

책에서는 크루엘라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디즈니의 유명한 이야기들 중, 주인공이 아닌 악역이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니. 독특한 발상과 기발한 설정부터 이미 흥미롭다. 이미 주목받아 온 인물이 아닌 그 인물을 괴롭히던 악역들의 삶을 조명하는데, 크루엘라의 삶은 어쩐지 가련하고, 애처롭게 느껴진다. 그녀가 열여섯 살 되던 해, 아버지의 죽음은 그녀의 삶을 바꿔놓는데...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101마리의 달마시안> 속, 크루엘라는 그저 나쁜 아줌마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나면 그녀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 해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나쁜 행동까지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 느낀 건 날 때부터 악당은 없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봐왔던 악당들에게도 사연은 있다고 생각하니 짠하면서도 재미있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는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에서 여섯번 째 책이라는데, 문득 다른 악당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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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 - 조은아 산문집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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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산문집

 

마음을 다해 디자인하고, 마음을 담아 글도 쓴다. 스마트한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가 좋다.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한 눈빛과 진실한 문장 한 줄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생이 저물 때,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오랜만에 읽게 된 산문집이라 어쩐지 기분이 좋다.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해서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느낌으로 책을 마주한다. 밤이 주는 고요함과 서늘한 공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이런 때에 좋은 글귀들을 만나면 문장 하나하나가 좋은 떨림이 되어 내게 전해진다. <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는 그런 떨림들을 많이 전해준 책 중의 하나이다.

 

 

 

"힘든 얼굴을 하고서도 꽃을 피워 내는 아름답고 숭고한 일을 해내고 있는 산세베리아 앞에서 절로 숙연해졌다. 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엄마의 얼굴도 겹쳤다. 당신의 가슴속에 겨울이 찾아와도 딸들을 위해 영원한 꽃의 노래를 불러주는 엄마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듯 했다. 그래, 엄마들은 그렇다. 식물이, 사람이며 이 세상 어머니들은 당신들을 쥐어짜내서라도 꽃의 얼굴을 하고 만다. p.20 중에서."

 

 

 

책은 저자가 엄마를 잃게 될까봐 두렵고 아프던 날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아픈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삶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 마음 졸이면서도 문득 깨닫게 되는 삶의 빛나는 순간도 담고 있다. 저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 속에서 나는 또 내 삶의 소중함을 찾아본다.

 

 

그리고 늘 통증을 달고 지내지만 아직까진 나의 곁을 지켜주고 계신 엄마가 떠올랐다. 멀어서 일년에 서너번 만날 수 있지만, 종종 안부를 묻고, 짜증도 내고 받아주는 '엄마'가 하늘 아래 계시는 건 분명 감사할 일인데...나는 그런 엄마에게 그다지도 좋은 딸이 못 되어주고 있다. 책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절절한 작가의 마음을 슬쩍 엿보고나니 희안하게 죄책감이 밀려드는 건 무엇때문일까. 아버지를 잃어봐서 소중한 걸 잃는다는게 어떤건지 잘 알면서도 종종 잊는다. 조금 상처받아도 내가 더 사랑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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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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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아내의 증상을 어찌하지 못한 채, 묵묵히 곁을 지키는 남자의 모습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또 그 속에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는게 이 남자만의 사랑 방식이라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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