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배달부 모몽 씨와 꼬마 쥐의 선물 웅진 세계그림책 261
후쿠자와 유미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쥐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귀여운 그림에 시선이 머무른다. 하늘다람쥐 모몽 씨는 도토리 숲의 배달부인데, 어느 날 배달부 해오라기 씨가 찾아와서 '미이'라는 아이를 찾는다. 주소가 적힌 나뭇잎을 벌레가 먹어버려서 어느 숲인지 알 수 없어서 온 숲을 돌았다는 해오라기 씨에게 소포를 전해받은 모몽씨는 막내 생쥐 미이를 찾아간다.

소포는 전나무 숲 그루터기 집 뾰족 할아버지가 보낸 상자로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장난감과 편지가 들어 있었는데, 다리를 다쳐서 놀러 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미이가 직접 놀러오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미이는 뾰족 할아버지가 기억나지 않았지만 엄마는 쿠키를 구워 할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전하자고 한다. 엄마의 맛있는 쿠키는 완성되어 바구니에 담기고, 이를 빤히 바라보던 미이는 할아버지가 쿠키보다 자신을 더 보고 싶어할 거라고 확신하며 바구니 속으로 들어간다. 하늘 다람쥐 모몽씨는 바구니를 뾰족 할아버지께 배달하고, 미이를 보게된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는데......

해프닝 속에 맺어진 소중한 인연... 동화는 착각으로 인해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대하는 미이와 뾰족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따스한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제 정남매는 제법 커서 동화책을 예전처럼 자주 읽지 않지만 <하늘 배달부 모몽씨와 꼬마 쥐의 선물>처럼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책을 펼쳐들고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47의 모든 것
김희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지 8635

247번 확진자가 그리니치표준시로 20XX년 4월 8일 오호 1시 20분에 마지막 생체 반응을 보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는 영면에 들어간 것입니다. WCDC는 인류를 대표하여 247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가 끝까지 보여준 인도주의적 결단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P.15 중에서.


코로나 19 팬데믹을 고스란히 겪고나니 바이러스에 관한 책들은 그냥 넘겨지지가 않는다. 읽으면서도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전달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당사자의 잘못도 아닌데 사람들은 감염자들을 탓했고 그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발표했다. 감염자가 다녀간 곳은 사람들의 원망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른다.

소설은 변종 니파 바이러스의 마지막 숙주였던 247번 확진자가 사망하고, 그를 우주선으로 격리하여 우주 멀리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확진자 넘버 247은 대한민국 국적의 오십대 중반인 김홍섭으로 축산연구소에서 근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야기는 김홍섭과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으로 이어지는데, 초등학교 시절 있었던 박쥐 사건을 예로 들어 음울했던 그의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김홍섭은 불법으로 조제된 해열제를 먹고, 사람들과 무방비 상태로 접촉하고 다니다가 발견되는데...

247번 확진자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무수한 증언이 기록된다. 실제로 코로나 19에 감염된 마지막 확진자가 떠오른다.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암에 걸렸던 그는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격리되어 눈을 감았는데... 그의 이야기를 뉴스를 보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247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생소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바이러스 감염의 두려움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해낸 소설이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미분식>이라는 책 제목을 보니 학창시절 단골 분식집에서 울고, 웃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얼마 전 대학교 앞에서 식당을 평생 운영하신 어느 사장님께서 그 학교의 명예졸업장을 받으셨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장님께서는 식당을 운영하며 배곪고, 힘든 학생들에게 무료로 밥도 주고 김치도 나눠주며 배고픈 젊은이들의 시간을 조금은 따뜻하게 만들어주셨다고 한다. 감사의 마음으로 대학에서는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고 하는데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기사였다. 지금은 전부 사라졌지만 내게도 그런 분식점이 있었다. 학교 마치고 나면 집에 가는 길에 꼭 들러서 떡볶이 200원, 오뎅 200원어치 사먹으며 온갖 수다를 떨던 분식집. 그 때 그 곳의 떡볶이 맛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유미분식>은 이 곳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여덟 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딸 황유미가 유미분식 운영자인 김경자 사장님의 부고 소식을 그동안 고마웠던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전한다.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10년 만에 분식점과 얽힌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에 품은 채 이 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내게도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외롭고, 힘든 시절에 유미분식 사장님처럼 따뜻한 한 마디로 위로해주고, 손 내밀어주는 존재들이 있었다면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내게도 그런 존재들이 있었는데, 반대로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수거함 생각학교 클클문고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녀는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떠나야 하니까. 그런 다음 눈을 감고 크게 한 발을 내디뎌 전혀 다른 세계로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p.10 중에서.



표지도 제목도 이뻐서 시선을 끌었던 <마음 수거함>. 사춘기 소녀인 잎새는 마음 한 켠이 늘 무겁고, 불안하다. 아빠와 이혼한 후에 십년 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이직을 하며 더욱 바빠진 엄마, 이전 학교에서 쉽지 않았던 친구들과의 관계, 단짝이지만 자신보다 늘 바쁘고, 성격 좋은 하윤이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으로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잎새는 이모집에 들렀다가 작은 나무 상자를 발견하고, 이를 집으로 들고온다. 상자는 이모가 썼던 책에 나온 '마음 수거함'인데, 괴로웠던 순간을 써 넣으면 그 때의 마음이 수거된다고 한다. 마음 수거함은 나쁜 기억을 하루에 하나씩만 써넣어야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잎새는 복잡한 마음에 나쁜 기억을 한꺼번에 욱여넣는다. 상자는 요동치고, 잎새는 어둠 속으로 순식간에 끌려 들어간다. 마음 수거함 속으로 끌려들어간 잎새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지나고 나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듯 한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의 사춘기도 꽤나 복잡미묘했던 것 같다. 한꺼번에 몰아치는 감정이 버거워서 부모님께 짜증도 많이 냈던 것 같고, 때론 안정적이지 못한 집안 사정에 화를 내기도 했다. 또 서툰 표현으로 인해 생긴 오해와 갈등을 풀지 못해 힘겨워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때, 아니다. 가끔은 감정이 정리되지 않는 지금의 나에게 <마음 수거함>이 있다면 한결 수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비록 가상의 이야기지만 책 속 <마음 수거함>의 존재는 마음이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거제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듣게 되었다. 교제하다가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앙심을 품은 남자가 여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 자는 사람을 때려 죽게 했다고 한다. 이미 여성을 수차례 폭행한 이력이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야 그 사람과 이별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이에서 살인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가 되다니.

<로마미용실>은 1998년 여름, 무산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서른두 살의 공미조와 그녀보다 열두 살 많은 마흔네 살의 키가 크고 잘 생긴 전탁근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미조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산다. 전탁근이 딸에게도 다정하고, 친절했기에 미조에겐 희망이 생겼고 둘은 깊은 사이가 되지만 머지않아 전탁근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조가 이별을 고하자 전탁근은 다른 사람이 되었고, 찬서가 보는 앞에서 미조를 칼로 찌르고 불 태워 죽인다. 그날 이후로 찬서는 엄마 같은 피해자를 만들기 싫어 순경이 되고, 엄마를 죽인 사람의 출소 예정일 가까워오자 사직서를 제출하고, 무산행 버스를 탄다. 찬서가 술을 먹다가 얼떨결에 눈 뜬 곳은 최초여성경찰서장 출신인 로라미용실 정원장이 운영하는 탐정사무실이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탐정이 되기로 마음 먹는데......

견디지 못한 민아는 나중에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숨었다. 그는 어디든 쫓아왔다. 그녀의 실수라면 그 사람을 한순간이라도 의지했다는 것이다. 속았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게 너무 오래 걸렸다. 그게 다 그녀의 잘못 같았다. 그가 민아를 대하는 방식을 세상에서는 그루밍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p.104 중에서.

매년 이슈가 되는 교제 살인, 뉴스를 보면서 우리 딸은 무서워서 남자친구도 함부로 못 만나겠다며 혀를 찼던 기억이 떠오른다. 탐정으로 활동하면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는 찬서를 보고 있자니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섬뜩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에서는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사건을 하나, 둘씩 해결해가는 찬서가 있어서 속시원한 부분도 있었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