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거함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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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떠나야 하니까. 그런 다음 눈을 감고 크게 한 발을 내디뎌 전혀 다른 세계로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p.10 중에서.



표지도 제목도 이뻐서 시선을 끌었던 <마음 수거함>. 사춘기 소녀인 잎새는 마음 한 켠이 늘 무겁고, 불안하다. 아빠와 이혼한 후에 십년 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이직을 하며 더욱 바빠진 엄마, 이전 학교에서 쉽지 않았던 친구들과의 관계, 단짝이지만 자신보다 늘 바쁘고, 성격 좋은 하윤이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으로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잎새는 이모집에 들렀다가 작은 나무 상자를 발견하고, 이를 집으로 들고온다. 상자는 이모가 썼던 책에 나온 '마음 수거함'인데, 괴로웠던 순간을 써 넣으면 그 때의 마음이 수거된다고 한다. 마음 수거함은 나쁜 기억을 하루에 하나씩만 써넣어야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잎새는 복잡한 마음에 나쁜 기억을 한꺼번에 욱여넣는다. 상자는 요동치고, 잎새는 어둠 속으로 순식간에 끌려 들어간다. 마음 수거함 속으로 끌려들어간 잎새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지나고 나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듯 한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의 사춘기도 꽤나 복잡미묘했던 것 같다. 한꺼번에 몰아치는 감정이 버거워서 부모님께 짜증도 많이 냈던 것 같고, 때론 안정적이지 못한 집안 사정에 화를 내기도 했다. 또 서툰 표현으로 인해 생긴 오해와 갈등을 풀지 못해 힘겨워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때, 아니다. 가끔은 감정이 정리되지 않는 지금의 나에게 <마음 수거함>이 있다면 한결 수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비록 가상의 이야기지만 책 속 <마음 수거함>의 존재는 마음이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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