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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의 모든 것
김희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평점 :

공지 8635
247번 확진자가 그리니치표준시로 20XX년 4월 8일 오호 1시 20분에 마지막 생체 반응을 보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는 영면에 들어간 것입니다. WCDC는 인류를 대표하여 247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가 끝까지 보여준 인도주의적 결단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고스란히 겪고나니 바이러스에 관한 책들은 그냥 넘겨지지가 않는다. 읽으면서도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전달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당사자의 잘못도 아닌데 사람들은 감염자들을 탓했고 그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발표했다. 감염자가 다녀간 곳은 사람들의 원망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른다.
소설은 변종 니파 바이러스의 마지막 숙주였던 247번 확진자가 사망하고, 그를 우주선으로 격리하여 우주 멀리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확진자 넘버 247은 대한민국 국적의 오십대 중반인 김홍섭으로 축산연구소에서 근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야기는 김홍섭과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으로 이어지는데, 초등학교 시절 있었던 박쥐 사건을 예로 들어 음울했던 그의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김홍섭은 불법으로 조제된 해열제를 먹고, 사람들과 무방비 상태로 접촉하고 다니다가 발견되는데...
247번 확진자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무수한 증언이 기록된다. 실제로 코로나 19에 감염된 마지막 확진자가 떠오른다.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암에 걸렸던 그는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격리되어 눈을 감았는데... 그의 이야기를 뉴스를 보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247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생소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바이러스 감염의 두려움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해낸 소설이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