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기쁨을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요즘 유행하는 그 모든 우울한 것들이나 울적함 같은 것보다 나를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은 없다고, 그러자 그는 그런 신념의 선언은 아무 의미도 없다, 기쁨의 신봉자들이 대개 제일 음울한 사람들이다라고 답했다, 나는 외치고 싶었다, 아!
당신이 정말 옳아요, 그 다음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통보했다.

아니다. 모든 것이 진짜였다. 위선자들처럼 내게 진짜 얼굴 하나와 가짜 얼굴 하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젊었고,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 싶은지 자신도 몰랐기 때문에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얼굴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가 내게 두려움을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중 어느 것에도 꼭 들어맞질 않았고, 그저 그 얼굴들 뒤를맹목적으로 이리저리 헤매 다니고 있었다.)

잘 생각해 보면 나도 실은 마르케타가 주장했던 것 하나하나마다 모두 같은 의견이었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서유럽의 혁명을 믿었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나는 그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데 그녀는 만족스럽고 행복해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엽서를 한 장 사서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충격을 주고, 혼란에 빠지게 하려고) 이렇게 썼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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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를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관심은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며 들었던 책. 쉽고 알차게 정리한 건 물론 생각해 볼 질문들을 던져줘서 더 재밌었다.

1. 무인자동차 : 윤리적 딜레마 상황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할 것인가? (탑승자 희생? 외부 대상 희생?)
2. 자동 번역 : 문학적 표현과 문화가 담긴 표현 번역은 어떻게 할 것인가?
3. 지식 사회 : 지식 반감기(정보의 유효기간)가 단축되는 사회, 대학 졸업장이 성공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회, 지적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의 그늘(교육 격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 일자리 : 일자리 전망은 어떻게 될까?
5. 예술 : 인공지능 시대에도 예술이 사람만의 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기술 때문에 전락하는 것일까 예술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일까?
6. 여가 : 시간 절약 기기가 발전했는데 왜 현대인들은 더 바쁘고 시간 기근 현상에 허덕일까? 여가 (주관적 시간)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7. 감정 : 외로움 있는 관계와 외로움 없는 관계,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8. 인공지능 : 인공지능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가, 최후의 발명품인가?
9. 생각하는 기계 :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0. 판결 : 효율성에서 뛰어난 인공지능에게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가치체계나 완벽하지 않지만 인간다운 유연성을 갖춘 제도(재판, 정치)를 맡긴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11. 기억 : 기계는 못하는 인간만의 살아있는 기억이란?
12. 로봇의 언어 : 블랙박스처럼 가려진 로봇의 알고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 미래 같았던 기술 발달이 눈 앞에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드러내며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 어느 영역도 무풍지대는 없을 것 같다.

제일 와닿는 건 Stay Hungry, Stay Foolish(스티브 잡스).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자. 창의적 의지, 비판적 성찰,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존재에 대한 공감이 바탕이 될 때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이 연속될 거고, 평생학습자로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도 인간답게 살아갈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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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연구해온 하버드 대학의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샥터 교수는 기계와 달리 사람의 기억은 살아 있으면서 진화하는 사고의 구조물이라고 말한다. 샥터는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해서 ‘일곱 가지 오류‘ 성향을 지닌다고 주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약해지는 ‘소멸transience‘, 주의와 기억 간의 접촉이상으로 인한 ‘정신없음absent-mindedness‘, 어떤 정보를 끄집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막힘blocking‘, 잘못된 기억을 사실로 착각하는 ‘귀인오류misatribution", 과거를 상기하려고 할 때 새롭게 생겨나는 기억들인 ‘피암시성suggestibility‘, 현재의 지식과 믿음이 기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편향bias", 마음에서 사라져버리기를 원하는 고통스러운 정보가 반복해서 떠오르는 ‘지속성persistence‘ 등이 기억을 불완전하게 하는 요인들이다. 기계 기억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사람의 기억 현상에서만나타나는 오류들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배리 슈워츠의 연구처럼 지나치게 많은 기회는 선택 과부하를 불러 고민에 빠지게 하고 현명한 선택을 저해한다는 것이 ‘선택의 역설‘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누구나 지난 시절 제왕이 접근하고 누리던 거대한 자원과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그 도구를 제대로 알고 다루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환경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격차와 좌절감을 키우는 토양이 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결핍과 그로 인한 고통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이러한 결핍과 고통에서 느낀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발달시켜온 고유의 생존 시스템이다. 처음 직면하는 위험과 결핍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인류는 놀라운 유연성과 창의력으로 대응체계를 만들어냈다. 결핍과 고통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존의 노하우가 유연성과 창의성이다.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기계에게 가르치기가 거의 불가능한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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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술철학자 랭던 위너 Langdon Winner는 "세계지도에 테크노폴리스Technopolis라는 국가가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국가의 시민이고, 좋든 싫든 우리 자신이 인간 역사의 새로운 질서에 속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기술이 지배하는 테크노폴리스의 시민이고, 로봇 역시 그 국가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이주민이 된 상황이다.

사진술과 카메라는 발명 초기만 해도 화가의 지위와 창작활동을심각하게 위협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는 반대였다. 사진술 등장이후 저택에 초상화를 전시하던 귀족 가문만이 아니라 평민들도 거실에 가족사진을 걸게 됐다. 일부 초상화가들은 영향을 받았지만 대부분 화가들의 일자리와 지위는 위협받지 않았다. 예술가와 예술활동은 사진술을 계기로 예술의 본질을 묻는 근본적 질문에 직면하게됐고 덕분에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예술은 모방과 재현을 넘어서서 창작자의 의도와 가치를 표현하는 일이라는 확장되고심화된 정의와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존 브록만 John Brockman이 설립한 에지 재단 Edge Foundation은 매년 전 세계 석학들에게 그 시점에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2015년의 질문은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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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처리와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통찰력이 중요해진다. 두 개 이상의 두뇌를 굴리려면 제1 두뇌가 더 기민하고 정확하게 작동해야 한다. 슈퍼컴퓨터 수준의 외뇌를 손에 쥐게 됐다.
는 것은 우리가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라는 의미다. 외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과 삶의 질이 달라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런 환경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외뇌와 도구는 항상 제1 두뇌의 명령과 조작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모든 기술은 결국 그동안 해당 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운명을 지닌 채 태어난다. 이제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어떤 직업이 미래에도 안정성이 높고 유망할까가 아니다.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개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직업과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다.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 Arnold Toynbee는
"미래 문명의 발전은 여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사연구를 통해 발견한 통찰을 전했다. 개인과 공동체에 주어진 최고의 기회인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과 문명의 수준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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