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술철학자 랭던 위너 Langdon Winner는 "세계지도에 테크노폴리스Technopolis라는 국가가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국가의 시민이고, 좋든 싫든 우리 자신이 인간 역사의 새로운 질서에 속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기술이 지배하는 테크노폴리스의 시민이고, 로봇 역시 그 국가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이주민이 된 상황이다.
사진술과 카메라는 발명 초기만 해도 화가의 지위와 창작활동을심각하게 위협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는 반대였다. 사진술 등장이후 저택에 초상화를 전시하던 귀족 가문만이 아니라 평민들도 거실에 가족사진을 걸게 됐다. 일부 초상화가들은 영향을 받았지만 대부분 화가들의 일자리와 지위는 위협받지 않았다. 예술가와 예술활동은 사진술을 계기로 예술의 본질을 묻는 근본적 질문에 직면하게됐고 덕분에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예술은 모방과 재현을 넘어서서 창작자의 의도와 가치를 표현하는 일이라는 확장되고심화된 정의와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